[TV]29년간 풀지못한 억울한 죽음

평화뉴스
  • 입력 2004.04.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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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일) 인혁당사건 관련 ‘4.9열사 추모제’
...재심으로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 숨진 남편의 묘소 앞에 헌화하는 고 도예종씨의 부인 신동숙씨.

국제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 불리는 1975년 4월 9일. 박정희 유신정권 아래 존재하지도 않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죄없는 8명의 영혼이 사라졌다. 이들은 사형이 선고된지 20시간만에 죽음을 맞았고, ‘인혁당’이 존재했는지 조차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오늘(9일) 오전, ‘4.9통일열사 29주기 추모제’가 이들 중 4명(도예종, 하재완, 여정남, 송상진) 열사가 잠들어있는 경북 칠곡군의 현대공원묘지에서 거행됐다.
오늘 추모제에는 유가족인 신동숙(고 도예종씨 부인), 이영교(고 하재완씨 부인), 김진생(고 송상진씨 부인)씨를 비롯해, 오규섭 목사(대구경북통일연대 집행위원장), 한기명 의장(범민련남측본부)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와 민주화 열사, 장기수 할아버지, 대학생 등 70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간단한 제를 지낸 뒤, 한기명 의장, 함칠호 의장 등이 추도사를 낭독하자 유가족과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추모제에 참석한 사람들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대구경북민중연대 함철호 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열사들을 이렇게 만든 박정희가 지금 다시 돌아온 것은 새로운 사고를 하지 못하는 수구세력의 최후 수단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하며 “4.9열사들의 죽음이 규명된 후에야 우리나라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세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가족인 김진생(고 송상진씨 부인), 이영교(고 하재완씨 부인), 신동숙(고 도예종씨 부인)씨.


하재완 열사의 배우자인 이영교(70) 여사는 “열사들의 억울한 죽음은 군사정권 앞에서 사법부의 정의가 사라진 결과”라며 “오직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면서, 30년 동안 정치적 냉대와 언론의 무관심을 버텨왔다”고 말했다. 또 “하루빨리 재심이 이루어져 무고함이 증명되고 앞으로의 세대들이 민주주의를 지켜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대통령 직속기관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를 근거로 해 2002년 12월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재판부에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안주리 사무국장은 “2002년 재심을 신청했지만 재심 허용 조건이 제한적이고 까다로와서, 아직 재판을 할지 안할지의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지만, 올 상반기 안으로 결과가 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 추모제에는 소설가 김원일씨도 참석했는데,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씨는 8명 4.9통일열사들의 죽음을 소설로 쓸 계획이다.

글.사진 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pnsun@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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