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정부의 'Mouth Tank'로 전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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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KDI, 균형발전 폐기" 보도...분권단체.야당 "정부 거수기 역할 중단" 촉구

"균형발전 폐기, 엄청난 불균형 부추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가균형발전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보고서를 내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경향신문 2.9)와 관련해, 분권운동단체들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더욱 부추기는 정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와 <수도권규제완화 철회와 분권.균형발전실현 전국연석회의>는 10일 공동논평을 내고, "수도권과밀로 지역 뿐 아니라 수도권 주민들까지 교통.환경피해 등 많은 폐해를 떠안고 살아가는 현실에 눈감으려 하는 KDI의 입장변화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KDI의 '균형발전 폐기론'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엄청난 불균형을 더욱 더 부추기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KDI 돌변, 'Think'에서 'Mouth'로?

특히, "과거 여러 보고서를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해 온 KDI가 '균형발전 정책 폐기'로 입장을 바꾼 것은, 일방적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한 현 정부를 뒷받침해주기 위한 논리개발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KDI가 '정부의 두뇌(Think Tank)'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입(Mouth Tank)'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인운하 경제성에 대한 KDI의 입장변화와도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은 2월 9일자 2면에 <KDI 돌변 "균형발전론 폐기"> 제목의 기사를 싣고, "KDI가 수도권규제완화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포기를 요구하는 보고서를 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인위적인 국가균형발전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참여정부와 등질 이유가 없어 지난 5년간 말을 아껴왔다"는 KDI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KDI, 정부와 '등지지 않기' 위한 변화?

<경향신문> 2월 9일자 2면(종합)
<경향신문> 2월 9일자 2면(종합)

분권운동 단체들은 '참여정부와 등질 이유가 없어 지난 5년간 말을 아껴왔다'는 KDI 관계자의 말(경향신문 2.9)과 관련해서도, "KDI의 이번 입장변화 역시 단지 '등지지 않기 위한' 변화냐"면서, "KDI의 정책판단 기준이 정부의 입장을 거스르지 않기 위함임을 스스로 인정한 꼴로, 앞으로 과연 KDI가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으로 그 명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KDI가 내놓은 균형발전 폐기론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KDI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인운하, 수도권규제완화 문제에서 보여 준 정부 정책의 거수기 역할을 중단하고 책임있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했다.

민주.선진당 "KDI 부화뇌동.야누스적 연구" 비판

KDI의 이같은 '균형발전 폐기론' 보도와 관련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도 9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KDI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부화뇌동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KDI는 자신들의 학자적 양심을 지켜 '균형발전 폐기한다'는 낮 뜨거운 보고서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자유선진당도 10일 '정책성명'을 내고 "KDI가 입장을 180도 선회해 사실을 왜곡한 채 균형발전 폐기를 주장한데 대해 경악한다"면서 "정권의 입에 맞는 연구를 위해 야뉴스적인 연구 자세를 보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야누스 : 로마신화에 나오는 문(門)의 수호신. 고대 로마인들은 문에 앞뒤가 없다고 생각해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겼으며, 두 얼굴을 지닌 모습에 빗대어 이중적인 사람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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