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은 '세계 플라스틱 안쓰는 날'이다. 2008년 스페인 환경단체 가이아가 제안해 만들어진 '세계 비닐봉투 안쓰는 날(International Plastic Bag Free day)' 또는 '플라스틱 없는 날'이라고도 불린다. 한 번 쓰고 버리기 편해 각종 일회용품 원료로 쓰이는 플라스틱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환경오염, 생태파괴 문제가 심각해지자 플라스틱 없는 날까지 만들어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엄청난 규모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일 버려져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8월 2일부터 특정 장소에서 특정 일회용품을 규제하는 첫 정책을 시행했다. 카페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 금지다.
그렇다면 단속 대상에서 빠진 지역의 대형 카페들과 동네에 있는 소규모 카페들은 어떨까? 대부분이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없애고 그대신 머그잔과 텀블러 등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컵으로 전환해 일회용 컵 규제 1년째 해당 제도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지역 커피 전문점 매장 일회용 컵 사용 실태조사를 벌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앞서 5월 3일~13일까지 다빈치커피, 핸즈커피, 커피명가 등 대구지역 내 180개 커피 전문점(매장 테이블 10개 이하 45%, 11~20개 이하 32.8%, 21개 이상 22.2%)을 직접 방문해 조사 당시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던 고객 1,685명을 대상으로 일회용 컵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1,658명 가운데 89.5%인 1,508명이 일회용 컵이 아닌 다회용 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1명(5.4%)은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했고, 86명(5.1%)은 일회용 종이컵을 이용하고 있었다. 10명 중 1명 꼴로 여전히 카페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일회용 컵을 제공하는 이유로는 '다회용 컵이 없어서'가 43.3%로 가장 많았다. '손님이 테이크 아웃 할 거라고 말하고서는 나가지 않고 매장 내에서 마셔서'도 33.3%로 뒤를 이었다. 기타 응답으로는 '인력 부족', '어린이에게 제공하는 음료 잔의 경우 깨지는 것을 우려해서'라는 답도 있었다.
반면 플라스틱 빨대는 모든 카페가 여전히 사용했다. 180곳 중 176곳(97%)이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했다. 항상 고객이 보이는 곳에 두고 자율적으로 가져가게 하거나, 비치하지 않아도 고객이 원하면 무조건 제공했다. 반면 종이빨대 옥수수전분빨대 등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는 카페는 2곳에 불과했다.
대구시는 뚜렷한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매년 '지구의 날'을 맞아 '대구시민생명축제', '차 없는 거리', '대구야 걷자 춤추자' 행사를 열고, 대구시청사 출입구에 우산 비닐 커버 대신 빗물 제거기를 두고, 회의에서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으로 대체하고, 구청장들이 텀블러를 들고 플라스틱 프리챌린지에 동참하는 사진 한 컷을 찍은 게 지금까지의 모습이다. 정책 보다 행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숙자 대구환경운동연합 '플라스틱 제로 시민감시활동' 담당자는 "단속 강화로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사용은 감소하고 다회용 컵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단속 매장과 품목을 확대해 더 많은 환경오염 물질들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뿐 아니라 대구시도 책임감을 갖고 타 지역에 뒤처지지 않도록 플라스틱 제로 대구를 만들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