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인 선거구 분할’ 반발 확산

평화뉴스
  • 입력 2005.12.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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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기초의회 독식하려는 의도”...
조홍석 획정위원장,“도대체 획정위 왜 만들었나"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기초의원 4인 선거구 11곳을 2인 선거구로 분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경실련,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21일 성명을 내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어느 정당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중선거구제 입법 취지를 살려 획정안을 마련한 뒤 대구시의회에 넘겼다”며 “4인 선거구를 분할하려는 처사는 특정정치 세력이 기초의회를 독점하려는 의도”라고 못박았다. 대구시 선거구획정 위원회도 거세게 반발했다.

위원장을 맡았던 조홍석 경북대 법대 학장 겸 행정대학원장은 “다양한 정치세력이 진출할 수 있는 중선거구 취지를 살리려면 4인 선거구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대구시의회가 당리당략에 빠져 선거구를 바꾸려한다”고 말했다.

획정위원으로 활동했던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획정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한 획정안을 시의회에서 헌신짝처럼 바꿀 수 있느냐”며 “4인 선거구를 유지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이 기초의회를 독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는 지난 20일 오후 기초의원 4인 선거구 11곳을 모두 2인 선거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시의회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행정자치위가 결정한 선거구안을 원안대로 확정할 방침이다.

이 선거구안이 확정되면 내년 지방선거때 대구에서 116명(지역 102명, 비례대표 14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선거구는 43곳이며 이 가운데 3인 선거구는 16곳, 2인 선거구는 27곳이 된다. 4인 선거구는 사라졌다. 지역정가에서는 시의회가 마련한 선거구대로 내년에 지방선거를 치르면 한나라당 후보가 기초의원 116명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회 행정자치위 결정에 반발하는 열린우리당 대구시당과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당직자 10여명은 지난 20일 부터 대구시의회에서 “한나라당이 기초의회을 독식하기위해 선거구를 바꾸려 한다”며 “시의회가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다시 심의해달라”고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조홍석 선거구 획정위원장, “도대체 획정위 왜 만들었나"

대구시 선거구 획정위원장을 맡았던 조홍석(47.사진) 경북대 행정대학원장은 21일 대구시의회가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분할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시의회가 너무 당리당략에 빠져있다”고 흥분했다.

그는 “대구시의회가 그렇게 선거구를 바꾸려면 무엇 때문에 획정위를 구성해 심의를 했느냐”며 “우리나라 정치 현실을 보는 듯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다양한 정치 세력이 기초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선거구제가 도입됐으며 중선거구 입법 취지에 맞추려면 4인 선거구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2인 선거구는 중선거구 취지에 맞춰보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대구시의회가 대구 시민을 생각하지 않고 이해관계에만 얽혀 너무 심한 결정을 내렸다”며 “(지역에서) 다수당이면 사회 정의를 생각해야 하지 않는냐”고 말했다.

한겨레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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