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시장이 '물길 살리기' 명칭 제안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단체, "운하가 '물길'로 둔갑한 증거" / 김 시장 "순수하게 강 살리자는 뜻"


정부가 추진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시민.환경단체들이 '가면 쓴 운하'라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범일 대구시장이 '낙동강 물길 살리기' 명칭 사용을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김범일 시장, '낙동강 물길살리기' 제안

전국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2008년 7월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낙동강운하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장석효 회장이 '운하'란 용어가 국민정서상 적절치 않다며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김범일 대구시장이 '낙동강 운하'를 영남권에서는 '낙동강 물길살리기'라는 명칭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이 회의 결과, 낙동강운하 명칭은 정부의 사업명칭 결정 전까지 '낙동강 물길 살리기'로 사용하고  한반도대운하연구회가 제작한 물길살리기 동영상물을 홍보자료로 활용하기로 결정됐다"면서 "이는 낙동강운하가 물길살리기 사업으로 둔갑해 게속 진행돼 왔음이 여실히 드러난 증거"고 주장했다. 

<낙동강 운하 용역 중간보고회 및 자문회의의(2008.7.23.대구시청)> 결과 (자료 /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손석형 경남도의원)
<낙동강 운하 용역 중간보고회 및 자문회의의(2008.7.23.대구시청)> 결과 (자료 /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손석형 경남도의원)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당시 이 회의에 참석한 경상남도 공무원이 제출한 <낙동강운하 용역 중간보고회 및 자문회의 참석 결과 출장 복명서>를 공개했다. 이 복명서는 민주노동당 손석형 경남도의원이 입수했으며, 당시 이 회의에는 김범일 시장과 장석효 회장을 비롯해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김철수 계명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고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밝혔다.

'낙동강 운하 조기..' → '낙동강 물길 조기..'

특히, 이 회의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이 '낙동강 물길 살리기'라는 말을 제안한 뒤,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을 포함한 영남권 광역자치단체장 5명이 2008년 11월 12일 <낙동강 물길 살리기 조기 시행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냈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이들 단체장은 이에 앞서 2008년 5월 23일에는 <낙동강 운하 조기 건설 공동건의문>을 내기도 했다. 즉, '낙동강운하'를 '낙동강 물길'로 바꿨다는 주장이다.


2008년 5월 23일,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시.도지사 <낙동강 운하 조기 건설 공동건의문> 발표
2008년 6월 19일, 이명박 대통령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운하는 하지 않겠다" (대국민 사과문 중에서)
2008년 7월 10일, '낙동강운하 용역 중간보고회 및 자문회의'(대구시청)
2008년 11월 12일,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시.도지사 <낙동강 물길 살리기 조기 시행을 위한 공동건의문> 발표



김범일 시장, "억지 주장..운하와 관계없이 강 살리자는 뜻"

그러나, 김범일 대구시장측은 "순수하게 낙동강을 살리자는 취지였다"며 반박했다.

대구시 장세준 비서실장은 "당시 회의 한달 쯤 전에 정부가 '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였기 때문에 지자체가 '운하'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면서 "홍수 피해를 막고 강을 정비하자는 뜻으로 '낙동강 물길 살리기' 명칭을 제안한 것이지, '운하'를 포장하거나 숨기기 위해 '물길'을 제안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정부가 하지 않겠다는데 지자체가 '운하'라는 말을 쓸 이유도 없고, 김 시장은 운하와 관계없이 순수하게 낙동강을 살리자는 게 취지로 '물길 살리기'를 제한했다"면서 "시민단체들의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4대강 정비는 운하사업..국민 기만"

그러나,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4대강 정비사업은 운하"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4대강 사업이 운하라는 사실에 대해 국민 앞에 더 이상 어떤 변명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과 정부, 지자체는 운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죄 값을 어떻게 치룰 것인 지 심사숙고해야할 것"이라며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운하를 반대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민심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 운하 용역 중간보고회 및 자문회의의(2008.7.23.대구시청)> 결과 (자료 /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손석형 경남도의원)
<낙동강 운하 용역 중간보고회 및 자문회의의(2008.7.23.대구시청)> 결과 (자료 /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손석형 경남도의원)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