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대구광역시,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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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대구광역시,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며
대구광역시장 등의 공개사과와 관련자 문책, 진상과 책임 규명을 위한 인적 쇄신을 요구한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고(故) 손진기 노동자 사망관련 진상규명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의 면담 요청에 대해 고인의 유족과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연구원) 노조위원장만을 선별해서 만난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그 자리에서 대구지방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청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대책위원회가 고 손진기 연구원 책임행정원(고인)을 압박했다고 지목한 대구시 섬유패션과 과장 등을 패션센터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책위원회가 요구한 섬유패션과와 연구원에 대한 행정감사, 처분은 수사기관의 수사와 연구원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고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과 책임 규명, 명예회복을 위해 대구시가 해야 할 일조차도 수사기관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미루려고 하는 것이다.  
 
고인이 ‘펜을 든 살인자’로 지칭한 쿠기뉴스 김모 기자의 기사, 압력과 협박 등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까지 근무하던 곳이 대구시 소유로 연구원이 수탁운영하는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패션센터)라는 점, 고인이 부당한 패션센터 대관 청탁을 거부한 것이 김모 기자가 악의적인 기사를 작성하고 협박한 이유라는 점, 대구시의 일부 공무원이 김모 기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고인을 압박하고 악의적인 기사에 대한 연구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방해한 점 등 여러 측면에서 대구시가 고인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해야 할 당사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도 연구원은 대구시가 운영비와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사실상 산하기관처럼 대하는 기관이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고인에 대한 조문 요청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상황을 좀 더 파악해 조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권영진 시장의 장점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시민과의 적극적인 접촉이라는 점, 쿠키뉴스 대표이사가 유족 등에게 직접 사과한 점, 쿠키뉴스가 김모 기자가 작성한 관련 기사를 삭제하고 사고를 통해 사과한 점, 고인의 억울한 죽음이 지역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조문에 대한 권영진 시장의 태도는 매우 소극적인 것이다.

고인이 휴대전화, 컴퓨터, 차량 블랙박스 등에 남긴 글과 녹음, 연구원 관계자, 쿠키뉴스 김모 기자의 기사 등을 종합해 보면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펜을 든 살인자’라고 비판한 김모 기자의 기사, 압력과 협박만은 아니다. 패션센터 대관업무를 정당하게 수행하여 부당한 협박을 받고 있는 고인에게 대구시 섬유패션과는 김모 기자가 요구한대로 과도한 자료를 제출하게하고, 김모 기자의 악의적인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 요구 등 연구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였다. 김모 기자의 부당한 협박에 대한 대구시의 이러한 대응은 ‘대구시장, 담당과장을 만나 문제 삼겠다’는 등의 김모 기자의 협박과 맞물려 고인에게는 심각한 압박이 되었을 것이다.

김모 기자의 악의적인 기사와 협박에 대한 연구원의 태도와 대응 또한 고인의 억울한 죽음의 원인 중의 하나이다.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인 10월 30일, 쿠키뉴스에 게재된 김모 기자의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패션센터 그대로 방치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연구원 관계자는 김모 기자에게 고인은 ‘전기설비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당장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 ‘현재 연구원은 원장이 공석 사태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아무도 문제 사항에 대해 결정을 내려 줄 권한이 없는 것이 문제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기사대로 연구원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김모 기자의 악의적인 기사를 사실인 것처럼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때는 연구원도 고인이 패션센터 대관업무를 정당하게 수행한 것을 확인한 이후였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원의 이러한 태도는 고인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쿠키뉴스 김모 기자의 이날 기사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도 등장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패션센터의 파행운행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대구시가 감사를 통해 패션센터의 운영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문제가 있을 시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있었다면 그는 김모 기자의 기사와 주장이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모 기자로부터 부당한 압력과 협박을 받고 있던 고인에게는 시민단체도 김모 기자와 한통속인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은 언론과 기자라는 직업을 사적이익을 도모하는 도구로 악용하여 악의적인 기사를 쓰고 협박까지 한 기자의 파렴치한 행위와 이것이 통할 정도로 특권과 반칙에는 취약하다. 그러면서 을의 위치에 있는 기관과 소속 노동자에게는 부당한 간섭과 요구를 당연한 것처럼 자행하는 대구시 행정이 빚어낸 비극이다. 외부의 부당한 지시와 요구에는 쉽게 굴종하고 내부 직원에게는 경력과 전문성을 무시한 인사발령 등의 인권침해, 블랙리스트 작성,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노동자에 대한 인사보복 등 자해를 일삼고,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협박으로부터 구성원을 보호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연구원 임원진과 경영진의 무능과 비겁함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고 손진기 연구원 책임행정원의 억울한 죽임이 알려진 이후 쿠키뉴스는 대표이사의 사과, 기사삭제, 사과문 게재 등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형식적인 조치를 하였다. 그러나 대구시와 연구원은 김모 기자의 부당한 요구와 협박에 편승하여 고인을 압박한 공무원, 간부 직원의 직위를 그대로 유지시킬 정도로 고인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과 책임 규명, 명예회복에 소극적이다. 대구시, 연구원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인해 고인이 ‘펜을 든 살인자’라고 비판한 김모 기자는 쿠키뉴스에서 사직한 이후에도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며 고인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대구시, 연구원의 소극적인 대응은 고인의 억울한 죽음, 진상과 책임 규명, 명예회복에 대한 책임회피일 뿐만 아니라 대책위원회가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공갈 및 협박,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한 김모 기자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모 기자의 부당한 요구에 편승하여 고인을 압박했던 이들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연구원의 이러한 태도는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대구시, 연구원의 적폐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이에 우리는 고인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과 책임 규명, 명예회복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대구시, 연구원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권영진 대구시장과 연구원 이사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한다. 김모 기자의 부당한 요구와 협박에 대한 대구시, 연구원 구성원들의 대응과 고인의 억울한 죽임 이후에 이 문제에 대한 대처 등을 철저히 조사하여 고인에 대한 가해자, 부적절한 처신을 한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대구시 섬유패션과장, 연구원 기획경영실장 등 관련자들을 그 직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2017년 11월 10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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