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글러브 화재 사건에 대한 성명서
(1.10 대구DPI)

평화뉴스
  • 입력 2005.01.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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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故유윤성ㆍ故이동열ㆍ故이재훈ㆍ故최상재 형제의 명복을 빌며...


또 장애인들인가?
도대체 이 땅의 장애인들은 얼마나 더 죽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인가?

지난 주말 시온글러브 화재사고는 다시한번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공장 건물을 보면서, 그 속에서 이리뛰고 저리뛰며 절규했을 장애인들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장애인 고용 우수업체인 시온글러브가 어떻게 이처럼 장애인들의 안전 문제에 소홀했는지,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우리는 이번 참사에 대한 1차적 책임을 시온글러브 측에 돌리지 않을 수 없다.

회사는 78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서 연간 3억이 넘는 고용장려금뿐만 아니라 각종 시설자금을 지원받고도 장애인 생활시설의 안전설비나 관리감독은 너무 소홀했다.

특히,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직업생활상담원’이 3명이나 있었지만, 진작 화재현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따라서 우리는 ‘직업생활상담원’들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관리감독기관의 안일함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측은 시온글러브 측에 온갖 재정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우수업체로 선정하여 각종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장애인 당사자들의 노동 및 생활여건 개선에 대한 지원이나 지도감독은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제일 걱정하는 대목은, 이번 사고 여파로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더욱 기피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장애인 고용이 가뜩이나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참변이 일어나 기업인들이 장애인 고용을 더욱 부담스러워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벌써, 관계당국에는 화재 사건 이후 ‘장애인 직원들의 관리가 부담스러워졌다’는 회사 관계자들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참사가 장애인 노동자들의 노동여건개선과 장애인 고용 확대로 이어져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을 관계당국에 간곡하게 촉구한다.

애통한 심정으로 비명에 돌아가신 4분의 장애인 형제들의 명복을 빈다.

2005. 1. 10

대 구 장 애 인 연 맹 (대 구 D P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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