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故 김분선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1.12 시민모임)

평화뉴스
  • 입력 2005.01.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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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故 김분선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오늘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의 멍예를 짊어지고 힘겹게 80 평생을 사신 일본군‘위안부’ 김분선 할머니를 머나먼 길로 보내드려야 했다.

1남 4녀의 장녀로 어려운 집안 살림을 위해 공장으로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대만으로, 마닐라로 끌려가, 죽기보다 더 끔찍한 성노예가 되어야 했던 열다섯 어린 소녀는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번지는 암세포의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기어이 눈을 감고 말았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일본군‘위안부’란 무엇인가.

식민지 시기 일본에 의해 끌려간 800만 강제동원 피해자들 가운데 가장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고통을 겪어야 했던 이들이 아닌가. 가부장적인 성적 억압 속에 돌아와서도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감춘 채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이들. 90년 초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에 힘입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정부를 향해 공식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우리들의 슬픈 역사적인 자화상.

이제 고령으로 인한 육체적 한계로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는 마당에 언제까지 일본 정부를 향해 메아리 없는 구호를 외쳐야 하는가. 일본정부의 야만적인 행위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한국 정부 역시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곧 한일협정 문서가 공개되어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합의내용이 공개되겠지만, 체결 당시 한번도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만큼 이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협상을 해야 함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이 와 아울러 해방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일제강제동원 피해사실을 진상규명하고자 하는 “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위원회”는 오늘 한 피해자의 죽음 앞에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 먼저 성찰해보길 바란다. 고령의 피해자들이 하나둘씩 급속한 속도로 돌아가시고 있는 마당에 위원회는 출범부터 지금까지 하는 일없이 세금만 축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은 생존자들이 건강하게 하루라도 더 살아 계실 때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일임을 누누이 강조하였지만 늘 소귀에 경 읽기밖에 되지 않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특히 오늘 돌아가신 고 김분선 할머니 역시 진상규명특별법 쟁취를 위해 노령의 육신을 이끌고 그 뜻을 모으신 분이었다는 것을 숙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일본군‘위안부’ 김분선 할머니의 주검 앞에 다시 한번 맹세한다.

우리는 할머니의 마지막 恨,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받아낼 것이며 다시는 인류역사상 전쟁으로 인한 참혹한 고통을 겪는 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위해 온 힘을 전진할 것이다.

故 김분선 할머니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부디 저 세상에선 평화롭고 행복한 삶만이 가득하시길......


2005년 1월 12일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일본군‘위안부’故김분선할머니 영결식

일본군‘위안부’故김분선 할머니 대구지역시민사회단체장

♠영결식 : 2005년 1월 12일(수) 오전 9시 곽병원 지하강당

♠영결식 후 칠곡 현대공원 안장 -> 영천은해사 혼백 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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