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시인상, 기념사업회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며 대구시의 관련 예산 환수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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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

상화시인상 문제에 대한 기념사업회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며
대구광역시에 상화시인상 관련 예산 환수를 요구한다. 


지난 8월 10일, 이상화 시인 고택에서 열린 이상화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 이사회에서 최규목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이사회 회의에서 이사들은 최근에 불거진 기념사업회 운영 문제를 두고 3시간가량 논쟁했지만 최규목 이사장의 거취 문제와 신임 이사장 인선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을 뿐 제35회 상화시인상 문제는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기념사업회에서는 이사회 회의 후에도 상화시인상 문제에 대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비록 상화시인상이 문제가 되어 최규목 이사장이 사퇴한다고 해도 이사장의 사퇴와 신임 이사장 선임은 기념사업회 내부의 일이다. 이사장 사퇴와 신임 이사장 선임은 공적인 문제인 상화시인상 문제에 대한 기념사업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정한 후에 내부적인 처리해야 하는 사안인 것이다. 그리고 상화시인상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사장이 사퇴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것은 상화시인상 문제의 온전한 해법이 될 수도 없다.

대구경실련은 지난 8월 7일에 발표한 성명서에서 제35회 상화시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 시인에 대해 ‘논란의 피해자’일 수 있다고 하면서 ‘심사위원회를 정상적으로 구성, 운영해도 수상자로 선정될 만한 역량과 업적을 갖춘 시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이 ○○○시인이 2013년에 발표한 시 ‘박정희’를 근거로 ○○○시인이 다른 문학상에는 적합할지는 몰라도 상화시인상에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지난 2013년 한국시인협회는 창립 56주년을 맞아 ‘사람-한국 근대 인물사’라는 시집을 발간했는데 ‘근대사의 주요 인물들이 남긴 빛과 그늘을 문학의 눈으로 살펴보자’는 취지와는 달리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인사들의 공로만을 지나치게 부각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 중 특히 ○○○시인의 시 ‘박정희’는 그 정도가 심해 한국시인협회 내부에서도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더구나 이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기였다.

상화시인상은 일반적인 문학상이 아니라 ‘한국현대사의 이정표를 세운 민족시인’인 이상화 시인을 현창하기 위한 제정한 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시인은 다른 문학상에는 적합할지는 몰라도 상화시인상에는 부적합하다는 이 시민은 지적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이 시민의 이러한 지적은 이상화 시인은 없고 기념사업만 있는 세태에 대한 통렬한 꾸짖음이기도 하다.

대구경실련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제35회 상화시인상 수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과정에서 ○○○시인의 시 ‘박정희’와 그에 대한 논란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상화시인상의 정체성을 좌우할만한 사안이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던 것이다. 기념사업회의 부당한 상화시인상 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실련이 제기한 것처럼 제35회 상화시인상 선정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과 이로 인한 갈등을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상화시인상 선정 과정과 결과를 모두 백지화하는 것이다. 이는 기념사업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까지의 태도로 미루어보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제35회 상화시인상 시상 여부는 전적으로 기념사업회의 몫인 것이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상화시인상 논란에 대한 대구광역시의 대응은 ‘상을 주관하는 기념사업회에 선정 방식을 보완하라는 주의성 공문을 보내고’, ‘상화시인상 운영과 관련된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구시의 이러한 대응은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기도 하다. 상화시인상 수상자 선정 과정에 대구시가 구체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시가 기념사업회에 지원한 2020년 상화시인상 관련 예산을 환수하는 것은 잘못된 일도 아니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제35회 상화시인상 수상자 선정이 이상화 시인 현창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수의 명분도 충분하다. 상화시인상 등 이상화 시인 현창 사업에 대한 점검과 현창 사업 주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필요하다.

제35회 상화시인상 수상자 선정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정체성 등 상화시인상의 문제는 지역의 문화예술계, 특히 문학 부문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념사업회 이사회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토론되지 않을 정도로 공론화가 지연되고 있다. 상화시인상 문제에 대한 지역 문화예술계, 특히 문학부문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2020년 8월 11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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