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엽 학생의 억울한 죽음, 국가의 건강권 보장과 재발방지를 통렬하게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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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인한 정유엽 학생의 억울한 죽음,  
국가의 건강권 보장과 재발방지를 통렬하게 요구합니다!



코로나19는 한국사회의 건강권을 비롯한 인권보장과 평등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웠습니다. 사회, 정치, 경제적 위기 속에서 생명을 구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이며, 국가는 인간의 존엄과 안전에 기초하여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는 인권에 기초하여 시민들의 존엄과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 이는 위급한 시기에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에서 생명과 존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위급상황에서는 더 큰 권리 박탈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유엽 학생의 사망사건은 개인의 억울한 사건이 아니라 국가가 취해야 할 시민에 대한 책임과 건강권에 대한 보장을 다시 되묻게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한 나머지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여 의료공백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가 구조적으로 발생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국가의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인해 사망한 정유엽 학생은 코로나19 환자로 의심받아 무려 13번이나 코로나 검진을 받았음에도 적절하고 신속한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했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유엽 학생의 부모님은 어린 자식을 잃어 비통하고,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이해하지 못해 더욱 애통해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죽음의 원인을 밝혀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아 모든 시민의 생존권과 건강권을 지키는 것입니다.

또한 공중보건 비상사태와 사람들의 생명과 생계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에 대응함에 있어서 핵심이 되며 국가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입니다. 모든 사람은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을 누릴 권리를 가져야 합니다. 아프면 쉴 수 있고,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것, 의료에 대해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우 받아야 하는 권리 역시 포함됩니다. 모든 사람의 ‘생명, 자유, 안전’의 보장과 증진, 안전한 사회를 위해 국가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UN 경제·사회·문화권에 관한 국제협약은 건강권의 일환으로써 정부가 “질병에 걸렸을 때 모든 사람이 의료 서비스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구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모든 사람이 차별적이지 않고, 저렴하고, 의료 윤리를 존중하고, 문화적으로 적절하며,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유엽 학생의 죽음이 억울한 한 사람의 억울한 희생양이 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정유엽 학생의 억울한 죽음이 다시는 이 땅에서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오늘 우리는 국가인권위 진정을 통해 의료공백 문제를 구조적으로 본질적으로 다음과 같이 해결할 수 있기를 촉구하며 정유엽 학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 다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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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정유엽 학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국가는 사죄하라!

하나. 국가인권위는 국가의 의료공백으로 인한 시민의 건강권 침해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 정책권고를 표명하라!

하나. 모든 시민의 생명은 존엄하다. 국가는 코로나19 의료공백에 대한 재발방지를 조속히 시행하라!

하나. 정부는 코로나19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정유엽 학생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

2020년 10월 13일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인한 정유엽 학생의 억울한 죽음에 함께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정유엽사망사건대책위원회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선교위원회
대구경북양심수후원회 인권실천시민행동 인권운동연대


(고) 정유엽 학생 사망 사건 경과

○ 경산시 거주 17세 정유엽 학생은 40도가 넘는 고열이 내려가지 않아 3월 12일 저녁 7시 30분경 부모님과 함께 집 인근에 있는 경산중앙병원(국민안심병원)을 찾음.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 문이 닫혀 있어(당시 오후 6시 선별진료소 업무 종료) 응급실로 이동. 의사는 응급실 밖에서 체온만 측정하고 (코로나 검사 이전에는)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항생제와 해열제 1알을 처방해준 후 다음날 선별진료소 업무가 시작되면 진료소로 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며 귀가시킴.

○ 귀가 후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 고열과 구토 그리고 호흡곤란이 지속되어 3월 13일 오전 8:40경 정유엽 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로 가서 코로나 검사, 폐X-Ray 촬영, 독감검사를 받음. 체온 측정 결과 40.5도로 열이 너무 높아 의사선생님께 링거주사를 요청했으나 병원 내에서는 안 된다고 하여 정유엽 학생 아버지 승용차 안에서 2시간 가량 링거 주사를 맞았음. 주사를 맞고도 열이 내려가지 않음. 당시 의사는 폐에 염증이 군데군데 보인다고 언급하였고 부모님이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으니 조금 더 강한 약을 처방하였다며 귀가시킴.

○ 정유엽 학생은 그 날 오후 다시 고열과 구토, 호흡곤란으로 힘들어함. 40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어 정유엽 학생 어머니는 오후 4시 30분경 1339로 전화를 하자 경산보건소로 연결해줌. 고열이 계속되니 적정한 조치를 사정했으나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다고 하며 진료 병원인 경산중앙병원에 다시 상의를 해보라고 함.

○ 경산중앙병원에 연락을 하여 정유엽 학생의 상태를 이야기하자 담당의사는 느닷없이 3차 병원 진료 소견서를 써줄 테니 오라고 하였고, 곧장 부모님과 정유엽 학생은 병원으로 가게 됨. 담당의사가 소견서를 가지고 나왔다가 회의 한다고 하여 밖에서 기다렸는데 병원장이 나와 오늘 저녁을 넘기기 힘들다고 말함. 부모님은 혼비백산하여 구급차 이용을 부탁했으나 이를 거부했고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자가용으로 3차 병원인 영남대병원으로 이송함.

○ 영남대병원에 도착하자 정유엽 학생은 음압카트에 누워 응급실 내 음압격리병실에 입원. 신속한 결과 확인을 위한다며 코로나 검사 실시함. 부모님은 병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바깥 승용차에서 대기하며 연락을 기다림. 전화통화로 산소호흡기 착용, 폐에 스탠드 시술, 인공호흡기 시술 등에 대해 결과를 통보받거나 동의를 요구받았고 매일 같이 오늘밤 넘기기 어렵다는 말을 들어야 했음. 다음날 에크모 시술 시행. 부모님은 음압격리병실에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치료가 이루어졌는지 잘 알지 못함. 영남대병원에서는 처음부터 99% 코로나19 확신한다며 1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반복하다 6일 만에 폐렴이 악화되어 3월 18일 사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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