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고래 불법 포획, 근본적인 원인 해결해야

평화뉴스
  • 입력 2023.09.01 15: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평]

매년 반복되는 고래 불법 포획
근본적인 원인 해결해야


○ 지난 24일, 포항 해양경찰서는 불법으로 고래를 포획⋅유통⋅판매한 일당 55명을 검거하고 17마리 분량의 밍크고래 고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적발된 불법 밍크고래 포획 사건 중 가장 큰 규모이다. 혼획 고래의 유통과 판매가 허용되는 현행법 체계에서 밍크고래의 불법 포획은 예견된 일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밍크고래의 불법 포획을 조장하는 정부 정책을 규탄하며,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해양포유류에 대한 보호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

○ 이번 사건으로 검거된 55명은 밍크고래 불법 포획을 위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활동했던 일당이다. 포획선에서 잡은 고래를 해상에서 해체하여 바다에 숨겼고, 운반선은 이를 끌어 올려 항구로 운반 후 식당으로 유통했다. 한두 명이 벌인 우발적인 사건이 아닌, 수십 명이 계획적으로 움직여 밍크고래 불법 포획을 자행해왔다는 뜻이다.

○ 밍크고래가 불법으로 포획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밍크고래는 마리당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에 달하는 가격에 판매된다. 밍크고래를 바다의 로또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밍크고래를 포획하는 것은 불법이다. 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00여 마리의 밍크고래가 소비되고 있다. 고래를 잡는 것이 불법인데 고래고기는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 것일까.

○ 현행법상 고래 포획은 불법이지만 우연히 혼획된 경우에는 유통과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 의도치 않게 그물에 걸린 밍크고래를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제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통되는 고래고기가 우연히 혼획된 것인지 불법으로 포획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매년 혼획되어 유통되는 밍크고래는 80여 마리인데, 소비되는 밍크고래는 200여 마리에 달한다. 매년  밍크고래가 불법으로 포획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작년 4월에도 밍크고래 4마리를 불법으로 운반하던 일당이 검거되었다.

○ 국제사회는 고래를 이용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986년부터 상업적 고래 포획을 금지했으며, 미국은 1972년부터 해양포유류보호법(MMPA)를 제정하고 자국 내 해양포유류를 보호하고 있다. 고래류에 대한 보호가 국제적 흐름으로 이어진 것은 고래가 멸종위기에 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해양생태계에서 가지는 고래의 역할이 중대하기 때문이다. 고래는 우산종으로써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척도이며, 먹이사슬 내에서 생태계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고래가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인 탄소를 포집하여 기후위기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 우리나라 시민들도 고래류 보호에 대해 높은 인식 수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시민환경연구소에서 진행한 ‘해양포유류에 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응답자의 72.9%가 고래고기 판매를 반대했으며, 85.5%는 우리나라 해양포유류 보호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래를 이용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비단 국제사회뿐만 아닌 우리 시민들의 인식이기도 한 것이다.

○ 매년 밍크고래 불법 포획 사건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밍크고래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밍크고래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고 해양보호생물종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고래류 보호  방향성에 동감한다는 말만 반복할 뿐 실질적인 보호 정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밍크고래를 포함한 모든 고래류를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밍크고래의 유통과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

2023.8.30.
환경운동연합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