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요란한 대구시의 노동정책, 대구 노동자와 시민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명]
 
변죽만 요란한 대구시의 노동정책, 대구 노동자와 시민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라!

 대구시가 지난 1월 29일, ‘대구광역시 근로자 권리보호 및 복리증진 등을 위한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이번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대구 노동자의 권리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 포부대로 과연 그러한가?하지만 보도자료와 언론에 발표된 것과는 달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번 기본계획은 절대로 높게 평가할 수 없다. 대구시는 9,198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고 세부 추진과제 29개 중 8개의 신규사업을 도입한다고 홍보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나머지 21개 계속사업, 즉 그동안 해왔던 정책사업에 8,992억원을 투입해 신규사업은 206억원(2.2%)에 지나지 않는다. 고작 2.2%에 불과한 신규사업 예산을 가지고 어떻게 대구 거주 노동자 권리보호와 노동권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가?

 투입되는 예산도 적지만 신규사업들도 정말 대구시가 새롭게 도입하는 정책은 거의 없다.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이제야 대구시가 도입하는 것뿐이다. 생활임금제 도입의 경우 이미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으로 등장한지 10년이 넘었고, 대구시는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였을 뿐 아무런 응답과 대책을 내어놓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가 지속적으로 도입을 요구하였으며,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늦게 도입하였다. 그나마 신규사업 예산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활임금제도 마저 이런 형국이다.

 다른 신규사업을 살펴보면, 대구시가 자랑스럽게 내어놓는 작업복 공동세탁소 제도의 경우 이미 우리 인근의 구미지역은 3년 전부터, 올해부터는 포항도 도입하는 정책이다. 명색이 광역단체가 기초지자체보다 늦게 정책을 도입하는 셈이다. 대구시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을지 몰라도 대구에 거주하는 시민과 노동자는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낀다.

 나머지 신규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지역산업-고용 실태조사는 당연히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 아닌가? 이게 신규사업이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그렇다면 그동안 대구시는 관련된 실태조사 자료조차 없었다 말인가? 미래노사정고용정책 포럼도 그동안 대구시가 운영해왔던 노사민정협의회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들이고, 고작 포럼 및 토론회를 연간 1회 개최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게 노동자의 권리와 복리증진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예산도 고작 5년간 5천만원짜리 연간 1000만원의 일회성 행사를 열겠다는 말, 요식 정책도 이런 요식 정책도 없다.

 도대체 이런 사업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몇몇 효과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은 이미 뒤늦게 조삼모사식으로 도입하면서 노동 친화도시, 노사평화 선도도시라고 가겠다는 말은 대구의 노동자를 기만하는 것이자 어불성설, 눈 가리고 야옹에 불과하다.

 이미 대구시 안에서 그저 노조를 만들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노동자를 탄압 정리해고하는 조양한울 등 버젓이 대구의 사용자가 노동자 탄압을 일삼고 있는 판국에 캠패인, 순회 노무사제도 도입 정도로 대구지역의 노동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가? 대구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자와 시민들의 편에 설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다.

 대구시는 이처럼 말만 많고 실익은 없으며, 뒤늦게 도입하는 속 빈 정책으로 자랑하지 말고, 대구지역 노동자를 탄압하는 전근대적 노무관리를 일삼는 반노동자적 기업을 설득 중재해야 한다. 또한 노동정책을 전면 재검토와 노동인권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적극적 수렴하는 상설적 노정(지방정부) 논의 테이블의 설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구의 노동자와 대구시민들이 즐겁게, 안전하게, 보람차게 일할 수 책임있는 대구 행정이 구현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2024. 2. 5.

대구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실천시민행동 인권운동연대 한국인권행동 대구NCC인권선교위원회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