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세월, 그 아픔의 기억을...”

평화뉴스
  • 입력 2005.06.29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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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평화영화제] 7월 1일 개막...<알 포인트> 등 사흘동안 25편 무료 상영
북한 영화 [살아있는 영혼], 4.3 다룬 [끝나지 않은 세월]...매일 '감독과 대화'

제주 4.3사건을 다룬 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의 한 장면
제주 4.3사건을 다룬 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의 한 장면

전쟁의 상처와 평화.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대구평화영화제]가, 오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동안 대구교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대구평화영화제]는, 제주 4.3항쟁을 다룬 <끝나지 않은 세월>과 베트남전쟁의 참상을 담은 <알 포인트>, 북한 영화 <살아있는 영혼>을 포함해 모두 25편의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특히, 개막작인 <끝나지 않은 세월(김경률 감독)>은, 1948년 발생한 제주 4.3사건 때 가족을 잃은 수년과 무장 대원들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4.3사건으로 토벌대에 숨진 형의 기억을 떠올리는 형민과, 은혜를 저버리고 형민의 아버지를 숨지게 한 뒤 이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황씨. 이들 두 노인은 2003년 10월 정부의 4.3사건 진상보고서 확정 소식을 TV뉴스로 전해듣고 서로 다른 과거를 회상하며 상처 큰 과거의 기억으로 돌아간다.

김경률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를 관객에게 묻는다.

제주도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지난 달 제주도 순회상영된데 이어 제주도를 벗어난 다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개막작인 이 영화의 상영에 앞서, 4.3사건의 무고한 영혼의 한(恨)을 달래는 진혼 공연이 조성진씨의 몸짓으로 펼쳐진다.

영화제 폐막작은,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알 포인트(공수창 감독)>이 상영된다. 올해가 베트남전쟁 종전 30주년을 되새기는 뜻이다.

수도 ‘호치민시’에서 서남부 쪽으로 80km 떨어진 캄보디아 접경의 섬 ‘알 포인트’. 실종된 전우를 찾아 나선 병사들이 이 곳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섬에는 ‘불귀(不歸)-돌아갈 수 없다’라는 비문이 아직도 남아있고, 끝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몰살당한 프랑스군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국군의 비사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만든 공수창 감독은 폐막작 상영에 이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또, 북한 영화 <살아있는 영혼>도 소개된다.
이 영화는, 미궁에 빠진 ‘우키시마호’ 폭침의 원인을 천황의 재가 아래 일본 해군헌병대가 주도한 것으로 책임지운다. 1999년에 제작 계획이 발표된 이래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영화는, 2000년 10월에 완성돼 다음해 모스크바영화제와 홍콩영화제에도 초청받았는데, 특히 모스크바영화제에서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북한판 <타이타닉>”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 베트남전쟁 당시 ‘2-3분의 시간을 줘 어떠한 것에도 자유로이 총격을 하도록 허용하는 시간’이란 뜻을 가진 ‘이마리오’ 감독의 <미친 시간>과, 지난 해 화제가 됐던 ‘모건 스펄록’의 <슈퍼 사이즈 미>도 선보인다.

또, 인간의 욕심에 의해 파괴돼 가는 생태계를 그린 <침묵의 숲(황윤)>, 반전영화의 무거움을 벗어나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강아지 똥>과 ,천공의 성 라퓨타>, <나무를 심는 사람들>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도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는,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와 [영상제작소 ‘노림’], [영화학회 ‘등급보류’], [평화뉴스]가 ‘조직위원회’를 꾸려 함께 마련했는데, 조직위원회는 영화제가 열리는 사흘동안 2천여명의 관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매일 마지막 영화가 끝난 뒤에는 감독과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데, 개막일인 첫날(7.1)에는 [끝나지 않은 세월]의 김경률 감독, 2일에는 [침묵의 숲] 황윤 감독, 폐막일인 3일에는 [알 포인트]의 공수창 감독이 대구를 찾아 관객을 만난다. (관람료 무료. 문의 (053)254-5615)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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