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이 '주목’하는 후보, 왜?(5.15)

평화뉴스
  • 입력 2006.05.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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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비평] 매일신문 ‘주목! 이후보’
...후보 선정의 ‘객관적 기준. 공정성’ 의문

매일신문 ‘주목! 이 후보’...(왼쪽부터) 5월 1일 / 5월 3일 / 5월 6일자 기사 제목
매일신문 ‘주목! 이 후보’...(왼쪽부터) 5월 1일 / 5월 3일 / 5월 6일자 기사 제목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매일신문이 5월 들어 ‘주목! 이 후보’란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다.

5월 1일부터 12일까지 소개된 대구지역 예비후보는, 광역의원 후보 2명과 기초의원 후보 6명으로, 열린우리당 2명과 한나라당 3명, 민주노동당 2명, 무소속 1명이다. 또, 선거구로는 광역의원이 북구와 달서구, 기초의원이 동구와 수성구, 남구 각 1명, 달서구 2명으로, 이들 예비후보 모두 사진과 함께 경력이 소개돼 있다.

매일신문 ‘주목! 이 후보’5.8/9/10/11/12일자 기사 제목(윗쪽부터)
매일신문 ‘주목! 이 후보’5.8/9/10/11/12일자 기사 제목(윗쪽부터)
매일신문의 ‘주목! 이 후보’에 소개된 이들의 직업군이나 특징을 기사 제목으로 보면,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5.1), 32세 총각(5.3), 공무원 출신(5.6), 금융계 출신(5.8), 인혁당 관련자 동생(5.9),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5.10), 교육에 관심 많은 엄마(5.11), 약사(5.12) 등이다.

지방선거의 관심이 광역.기초단체장에 쏠려 있는만큼, 언론이 지방의원 예비후보를 소개하거나 이색적인 후보를 찾아 내 독자와 유권자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의미있는 기획으로 볼 수 있다. 또, 주요 정당과 무소속, 지역구를 비교적 고르게 소개하고 있는 점도 고심의 흔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정성’과 ‘선정 기준’이다.

매일신문이 소개한 예비후보들이 모두 ‘이색적’이어서 기사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각각의 선거구로 보면 특정 후보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즉, 대구에 출마한 후보 전체로는 ‘이색적’일 수 있지만, 개별 선거구의 다른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후보 알리기’에 손해를 보게 된다. 매일신문은 이같은 ‘공정성’ 부분에 대해 설명이 없다.

또 하나는 ‘주목’해야 하는 ‘기준’의 문제다.
매일신문이 ‘주목! 이 후보’라고 선정한 예비후보들을 보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공무원이나 금융계 출신, 국회의원 보좌관 10년 한 게 ‘주목’해야 할 이유인지, 32세 총각이나 엄마, 약사, 총학생회장 출신,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동생’이 왜 이 기획의 주인공이 됐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이같은 ‘기준’에 대해서도 매일신문은 설명이 없다.

참고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직업별 현황을 보자.

대구지역 기초의원 '예비후보자'의 직업별 현황...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대구지역 기초의원 '예비후보자'의 직업별 현황...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매일신문 5월 10일자에 소개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정치인’에 포함된다. 현재 대구지역의 예비후보자로 등록된 정치인(기초)은 28명이나 된다. “수성구 국회의원 보좌관 10년 했다”는 게 수성구에 출마한 기초의원 예비후보에 대한 ‘주목’해야할 이유인 지 묻게 된다.

또, 매일신문이 5월 8일자에 소개한 ‘금융계 출신’(기초의원) 예비후보는 대구에 7명이나 있다. 물론, 공무원 출신이나 약사 처럼 직업군이 드문 후보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건 아니다. 또, 인혁당 관련자의 동생이나 총학생회장 출신, ‘교육에 관심 많은 엄마’나 ‘32세 총각’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보도는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색적인 후보를 소개하더라도, 독자와 유권자, 상대 후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있어야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매일신문이 이 기획을 언제까지 이어갈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객관적 기준’과 ‘공정성’에 대한 설명은 필요한 것 같다. 후보들이 언론에 대해 쉽사리 ‘항의’하지 못하는 속앓이를 뒤로 하더라도, 언론 스스로 선거 보도의 분명한 잣대가 요구된다. 매일신문의 이후 보도를 지켜볼 일이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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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6년 5월 15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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