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못받고 월급 떼인 외국인 노동자...

평화뉴스
  • 입력 2007.07.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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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고충처리위원회, 대구서 첫 외국인 상담
..."회사 대표, 받을 임금 알아야 도움"



대통령소속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전국을 돌며 외국인 순회상담을 벌이고 있다.(7.22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대통령소속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전국을 돌며 외국인 순회상담을 벌이고 있다.(7.22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경주에서 프레스 일을 하다 오른손이 끼어 네 손가락과 엄지손가락 마디를 잃은 분반나(38.파키스탄 국적)씨. 분반나씨는 사장님이 산재처리해주지 않아 치료비도 못 받고 경주공장에서 나왔다. 지금은 달서구본리동의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안 교회에서 생활하는 분반나씨. 오른손이 계속 저리다. 그러나 치료비를 부담스럽다. 분반나씨는 한국에 와서 오른손도 잃고 희망도 잃었다.

다른 사람이름으로 한국에 들어와 왕 모씨(33.중국국적). 왕씨는 한국남자와 같이 살며 임신 6개월째지만 혼인신고를 못하고 있다. 남편이 다른 사람의 명의로 입국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 왕씨는 태어날 아기의 재롱을 보며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살고 싶어한다.

스리랑카에서 부푼 꿈을 안고 한국에 온 베심씨. 베심씨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며 꼬박꼬박 월급에 절반이상을 스리랑카에 송금했다. 그러나 베심씨가 경리에게 자신의 사인을 건네준 게 화근이 됐다. 출국 비행기 값을 위해 조금씩 모아둔 돈 300만원을 그 여직원이 출금해간 것.

각각의 사연으로 이들은 22일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를 찾았다. 이날 외국인노동상담소에서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순회상담'을 위해 대구를 찾았기 때문.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담안내팀 김해식 행정사무관은 "외국인근로자의 임금체불, 산재 뿐만아니라 이주여성, 동포, 난민 등 외국인에 관련된 모든 종류의 민원을 현지에서 듣기 위해 찾아왔다"며 "특히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공개적으로 상담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지난 2005년 10월부터 순회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민.형사, 노동, 복지, 호적.주민, 출입국 등 각 분야 전문가 6명이 합동상담반을 꾸려 상담했는데, 임금을 못 받은 경우 노동청에,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하는 왕씨에겐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일단, 출국한 뒤 다시 실명을 밝혀 입국할 것을 지시했다. 또 300만원을 뺏긴 스리랑카국적 베심씨에겐 우선 경찰에 신고하라고 지도했다.

상담해결은 고충민원별로 관련기관을 연계해주고 해결방법을 알려주는 형태로 진행했다.

산재를 비롯해 복지분야를 상담한 조사관은 "상담장소가 대구지역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이라 그런지 임금이나 산재분야에 관심이 뜨겁다"며 "외국인근로자들이 일을 할 때 그 회사의 대표자가 누군지 얼마만큼 기간에 얼마의 돈을 받아야 하는지 등 사실관계를 사전에 파악해 놓는 게 나중에 상담할 때 큰 도움이 된다"며 지적했다.

이날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찾은 외국인은 100여명. 이날 대구에서 상담한 70건 가운데 40여건을 접수했다.
매주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에도 300~400명의 외국인노동자가 임금체불, 산재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온다고 한다.

순회상담장소를 제공해준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대표 김경태 목사는 "지난해 대구에서 과로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 10명 가운데 4명은 부검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시신을 모국으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대구상담으로 해결되지 못한 노동문제에 박차가 가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지난 2005년부터 권역별로 외국인노동자 순회상담을 시작해 올해는 상담횟수를 5차례로 늘려 이주여성.동포.난민을 비롯해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고충민원을 듣기로 했다. 다음 상담은 충청북도에서 진행한다.

글.사진 평화뉴스 오현주 기자 pnnews@pn.or.kr / uterine@nate.com

















이날,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찾은 외국인은 100여명. 상담받기 위해 줄지어 앉아있는 모습.
이날,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찾은 외국인은 100여명. 상담받기 위해 줄지어 앉아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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