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미분양, 사상최대 공급?(7.17)

평화뉴스
  • 입력 2007.07.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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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분양아파트 1만2천 '최다'..
매일신문 "올 하반기 2만 공급 예정, 사상최대"


미분양 아파트가 '사상최대'인데 신규 아파트 공급 예정도 '사상최대'?
상식적인 수요.공급을 따져봐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재고가 남아도는데 또 찍어낸다는 말이다.

영남일보는 7월 14일자 1면에 <대구 미분양 아파트 계속 는다>는 큰 제목과 <한달사이 1600가구 증가 6월 말 1만2천가구 ‘최다’>라는 작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1만가구를 넘어섰던 대구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한달 만에 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우며 1만2천가구를 돌파했다”고 첫 문장에 보도했다. 이어 “지난 달(6월) 분양에 나선 2개 단지 모두 20%의 낮은 분양율을 보이며 미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냈다”고 밝혔다. 지난 5-6월에 달서구와 중구에 분양한 대단지의 신규 분양이 저조한데다, “수요자들의 관망심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말로 미분양 원인을 분석했다.

영남일보 7월 14일자 1면
영남일보 7월 14일자 1면


대구일보도 7월 16일자 1면에 <집값 ‘뚝뚝’ - 빈집 ‘철철’>이란 제목으로 역시 대구지역의 미분양 사태를 전했다.
“지난 달(6월) 대구지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1만2천489가구로, 역대 미분양 물량 최대 기록을 세운 지 불과 한달 만에 또 다시 이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하는 한편, 정부의 1.11대책을 ‘사상 최악의 침체 주범’으로 꼽았다. 대구일보는 “정부의 1.11대책이 지역 주택시장을 사상 최악의 침체로 이끈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 제도가 시행되는 9월 이후에는 아파트 분양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부풀리며 소비자의 관망세를 더 깊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서과 전망을 내놨다.

그런데, 이처럼 ‘사상최대 미분양’을 기록한 대구지역에 ‘사상최대 물량’ 쏟아진다는 보도도 있었다.

매일신문은 지난 7월 11일자 15면(경제)에 <12월 상한제 시행 앞두고 ‘밀어내기’/사상 최대 물량...2만가구 넘을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매일신문은 분양대행사 대표의 말을 인용해 “사업부지 매입이 끝나고 시공사가 선정된 분양 물량이 1만7천가구로, 사업예정 단지까지 합치면 2만 가구를 넘는다”면서 “분양가 상한제가 12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한 단지들이 많아 밀어내기식 분양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일신문 7월 11일자 15면(경제)
매일신문 7월 11일자 15면(경제)


매일신문은 이 기사에서 올 하반기 대구지역 28곳의 아파트 분양 예정현황을 구.군과 업체별로 소개하는 한편, ‘분양 가격 및 시장 전망’을 통해 ▶분양 시장이 활기를 띠기는 힘들 전망 ▶대선이 맞물려 있어 ‘분양 경기’가 어느정도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주택업체는 초기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분양가를 최대한 낮출 수밖에 없다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적용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 ▶현재 미분양 물량이 내년 분양 시장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일신문은 이날 14면(경제)에도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한겨레신문은 지난 4일 <대구 아파트값 내림세 뚜렷>이라는 기사에서 “대구 전체적으로 보면, 8월 이후 하반기에도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을 전망이지만, 분양값 상한제와 대통령선거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살아나면서 일부 아파트는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이 잘 되지않아 건설업체들이 공급물량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가격상승의 한 원인”이라고 썼다. 건설업체들이 미분양과 낮은 분양률 때문에 실제로 ‘분양’을 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말이다.

‘사상최대 미분양’ 속 ‘사상최대 공급예정’.
미분양 아파트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늘어나고 있는데 ‘사상최대’ 아파트가 또 분양된다고 한다.
수요자는 지금 아파트를 사야 할 지 더 기다려야 할 지 고민될 수 밖에 없다. 미분양에다 신규 물량이 늘어나면 아파트 값이 오를 가능성은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분양가 상한제’도 한 몫한다. 그래서 ‘더 떨어지면’이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고, 이런 수요자의 ‘기대심리’는 아파트 거래를 뜸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미분양과 분양가, 아파트 시세. 연일 쏟아지는 부동산 기사들.
그리고, 수요.공급에 비춰볼 때 선뜻 이해하기 힘든 건설업체의 분양계획.
‘계획’과 ‘실행’은 다를 수 있지만, 언론 보도는 독자의 선택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얼마나 분양하고 아파트 시장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독자는 언론을 통해 지켜보게 된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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