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다"

평화뉴스
  • 입력 2007.08.2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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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의 고사성어]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라"



不遷怒 不貳過(불천노 불이과)

[뜻]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고, 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는다.

[자의]
아닐 불
옮길 천
성낼 노
아닐 불
두 이
지날 과

[출전]
논어(논어) 옹야편(雍也篇)

[내용] 논어 옹야편(雍也篇).

노나라 임금 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 哀公 問 : "弟子孰爲好學?"(애공 문:"제자숙위호학?")
제자 중에 누가 학문을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하기를
- 孔子對曰 :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공자대왈 : 유안회자호학 불천노 불이과)
顔回(안회)라는 제자가 학문을 좋아하여,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고, 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불행히도 명이 짧아 일찍 죽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없으니, 다음으로 학문을 좋아 한다는 자를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라"

"기소불욕(己所不欲)을 물시어인(勿施於人)하라"
공자는 또한 논어의 위령공편과 안연편에서 두 번이나 이런 말을 했다.
즉,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도 강요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공자가 聖人(성인)으로 추앙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특히 태생에서부터 어려웠던 환경을 스스로 극복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성공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생각된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實踐躬行(실천궁행)이다.
즉, 생각으로 알고 말로만 행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몸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것이다.

제후나 관리들을 비롯한 소위 양반 사대부들은 도무지 스스로 행하려 하지 않을 뿐더러 말로만 대신할 뿐이었다.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경험으로 알지 못했으며, 극복이란 말은 단지 피상적인 생각과 지식으로만 떠들 뿐이었다.
하물며 늘 가까이 있었던 제자들조차 그러한 자가당착 속에서 그저 글이나 읽고 역사 인물들이나 논하면서 소위 '에헴'하는 양반들 뿐이었던 것이다.

그런 공자의 눈에 안연(顔淵 -안회, 뒤에 그를 높여 顔子라 칭함)이 좋아 보인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안회를 두고 공자는 노(魯) 임금 애공에게 ‘불천노 불이과’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남을 위한 나인가, 나를 위한 남인가"

‘불천노 불이과(不遷怒 不貳過)’란 물론 ‘노여움을 옮기지 않는 것이며, 거듭 같은 실수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인격(人格)’이란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과도 다르지 않다. 자신이 싫으면 남도 싫음을 미리 헤아려, 禮(예)의 차원에서 남을 배려하는 인(仁)의 실천을 강조한 것이다.

자신과 배치(配置)되는 제2, 제3의 인격체에 대한 배려는,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인격이 남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가를 알 수 있다. 온전한 인격이란 결국 남을 위한 나인가, 나를 위한 남인가로 귀결될 것이다. 역사가 기록할 큰 인물(人物)의 행함이란, 보다 많은 다른 사람들을 품고 배려하며 스스로를 실천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러한 인물들이 그 사회를 안팎으로 살찌게 하며 더욱 넓은 세상과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목숨도 빼앗는 세상에서의 일이겠는가.

*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 衛靈公篇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자공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자왈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공이 물어 가로되 “한마디 말로써 일생동안 행할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 왈 “그것은 바로 恕(서=용서하는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아야 한다.”

- 顔淵篇
仲弓이 問仁한대(중궁이 문인한대)
子曰...己所不欲을 勿施於人하라.(자왈...기소불욕을 물시어인하라.)
중궁(仲弓 = 冉雍 염옹 - 공자의 제자)이 인(仁)에 관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문을 나설 때에는 손님을 만나는 것같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에는 큰 제사를 받드는 것같이 하고,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청봉의 고사성어 47]
- 서예가 청봉(靑峰) 이정택 선생님의 글입니다 -

* 1960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난 청봉(靑峰) 이정택 선생은,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로, <대한민국 서예대전> 심사위원과 <한국 서협 대구지부> 사무국장을지냈으며, [평화뉴스] 창간 때부터 <청봉의 고사성어>를 통해 옛 성현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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