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젊은 아가씨 안는 건 한국의 문화?"

평화뉴스
  • 입력 2007.09.1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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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해외 복지센터 소장 '3천만원 배상' 권고
.."여직원. 현지 여성 성희롱..자원봉사 여고.여대생도"

해외 봉사단체 상근자와 현지 외국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한 복지센터 전(前 ) 소장에게 '3천만원 배상' 권고가 내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한국의 한 봉사단체가 운영하는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A복지센터'에서 발생한 성희롱 진정사건과 관련해, "성희롱 행위자인 피진정인은 피해자인 진정인에게 3,000만원을 손해 배상하고, 해당 기관에 대해서는 성희롱 관련 지침마련 및 교육 등 재발방지 대책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국가인권위가 그동안 성희롱 사건에 대해 3백만원 안팎의 손해배상을 권고했던 것에 비춰볼 때 '3천만원' 손해 배상 지급 권고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사건은, 29살 이모양이 지난 2006년 12월, 한국의 봉사단체에서 운영하는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A복지센터'에 간사(program manager)로 파견돼 활동하던 중, 당시 센터 소장인 피진정인 이씨(61.남)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며 올 2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내면서 불거졌다.

이양은 진정서에서 ▶피진정인이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거나 ▶ 윗옷을 벗은 상태에서 자신의 몸을 과시하며 "여자들은 이런 거에 황홀해하지 않냐?" 등의 말을 하고 ▶ 옆방을 쓰던 피진정인이 포르노를 크게 틀어 놓아 나무 벽 사이로 포르노 소리가 들렸으며, ▶ 피진정인의 이같은 언동으로 심한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복지센터를 그만두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센터 소장인 피진정인은 이같은 진정인의 주장을 모두 부인하며, "진정인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는데 이를 진정인이 과장하거나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가인권위는 이에 대해, 당사자와 국내 관련자 뿐 아니라, 사건이 발생했던 캄보디아 '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해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진정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과 정황들을 많이 확인했으며, 센터 소장 이씨가 본인이 직접 고용한 캄보디아 여성 직원들에게도 진정인에게 했던 것과 유사한 성적언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센터 소장 이씨는, 진정을 낸 이양 뿐 아니라 캄보디아 여성 직원들에게도 ▶본인 샤워 중에 수건을 가져다 달라거나 ▶포르노를 함께 보자는 등의 요구를 지속했을 뿐 아니라, ▶ 기회가 될 때마다 여성 직원들을 뒤에서 껴안으며 "남자 어른이 젊은 아가씨를 안아주는 것은 한국의 문화"라고 말한 것으로 인권위 조사에서 드러났다.

심지어, 복지센터를 방문한 대학생과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엉덩이를 치거나 등을 만지고, "내 방에 와서 자라"라는 말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가인권위는 이에 따라, 성희롱 행위자인 피진정인에 대해 피해자인 진정인에게 3,000만원을 손해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는 이같은 고액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할 것을 권고하게 된 이유로 ▶"제3세계 국가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운영되는 NGO 복지센터의 소장으로서 보다 높은 도덕적 경각심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직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직위를 이용하여 진정인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여성 직원들에게까지 성희롱한 점"을 가장 크게 꼽았다.

또, ▶ 피진정인의 성희롱 행위가 일시적, 우발적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라 지속적.반복적이었던 점 ▶ 진정인이 낯선 이국에서 함께 숙식하는 피진정인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함으로 인해 지속적인 긴장과 공포 속에서 생활하며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한 점 ▶ 진정인이 평소 소망하던 캄보디아에서의 활동을 본 성희롱 건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그만두어야 했던 점(한 달여 만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는 해외 봉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관심과 활동이 꾸준히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해외 봉사 활동 과정에서 유사한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 기관들에 대해서도 파견 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예방교육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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