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앉아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평화뉴스
  • 입력 2007.11.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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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 제 1회 '인권음악회'
"인권교육을 위한 문화행사? '회' 홍보 음악회?"

10월 31일 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 1회 인권음악회..
10월 31일 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 1회 인권음악회..


지난 7월 2일 문을 연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지역사무소>가 10월 31일 제 1회 ‘인권음악회’를 열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인권과 문화를 접목한 인권교육의 하나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었다.

현장 로비에는 최근 위기를 맞은 ‘베다니 농원’ 관련 영상 상영과 함께 전단이 배포됐고, 대한에이즈협회의 홍보 활동도 있었다. 또한 인권 상징물을 배경으로 한 ‘포토 존’에서는 음악회를 찾은 관객이 직접 포즈를 취하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촬영하는 ‘인권지킴이 약속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는 인권 지킴이가 될 것을 약속한다는 상징적인 행위로써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가 개소 행사(8.29-31) 때 마련했던 프로그램의 연장이다.

특히 이번 음악회를 찾은 시민들 중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관계자는 “초대장 배부만으로 중, 고등학생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온 것에 우리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부터 초등학생들, 베다니 농원 식구들과 다수의 장애인, 그리고 대구 시민단체들의 활동가들이 참석하였다.

음악회는 박영희 시인의 인권시 ‘앉아서는 보이지 않습니다'의 낭독을 시작으로 애플재즈오케스트라와 해금주자 김은진의 연주, 민중가수 김가영의 노래 등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베다니농원의 대학생 이은희씨가 현재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글을 낭독, 영상과 수화 통역이 병행된 가슴 짠한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의 최경숙 상임위원은 “이렇게 인권과 문화를 접목한 인권 교육은 작년부터 시작한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음악회에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음악회를 위한 기초 조사로서 관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는 개소 행사를 가졌던 지난 8월 말을 전후로 인권실태 설명회, 인권 단체 간담회, 인권 사진 포스터 전시회 등의 문화나누기, 그리고 인권 순회 상담을 진행하면서 힘찬 출발을 보여주었다. 이후 대외적 홍보와 함께 대구사무소의 활동으로 내 놓은 것이 인권음악회다. 새로운 시도인만큼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은 물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자유롭게 진행된 음악회였다.

그러나 시작이라는 무게감이 컸던 걸까. 이번 행사가 인권 교육을 위한 문화행사였는가를 생각해 보면 대답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인권위원‘회’ 홍보 음악회라는 느낌이 강하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가 설치되기 이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대구사무소가 가 제대로 된 분권혁신정책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세목으로 설치의 정당성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가 설치되었고, 개소 시 권혁장 소장은 “의식을 변화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인권 교육에 집중, 실질적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대상과 분야를 찾아내 교육하겠다”고 방향을 말하는 동시에, “인권위가 할 수 있는 범위와 해결 방안, 권한은 한정적”임을 강조했다. 때문에 ‘인권교육’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두 달. 대구 사무소가 사건 접수 상담 홍보 대행기구라는 권한을 넘어서는 것은 얼마나 어떻게 일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화와 인권의 지속적인 만남과 제대로 된 교육, 거기에 좀 더 본질적인 활동으로 분권 혁신을 이루길 기대해 본다. 인권의 사각지대가 있듯, ‘권한’과 ‘범위’의 사각지대도 있지 않을까.


글.사진 평화뉴스 류혜숙 문화전문기자 pnnews@pn.or.kr / archigoom@naver.com



곧 문을 닫게 되는 베다니농원 이은희씨가, 베다니농원의 유지를 바라는 내용의 편지를 읽고 있다.
곧 문을 닫게 되는 베다니농원 이은희씨가, 베다니농원의 유지를 바라는 내용의 편지를 읽고 있다.


인권음악회에서는 베다니농원 관련 실태와 지속적인 운영을 바라는 홍보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인권음악회에서는 베다니농원 관련 실태와 지속적인 운영을 바라는 홍보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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