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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다시 당신의 저력을 보여주세요"
이창원(인디053)..."새로운 것 없이 추억만..다시 적극적 문화소비자 되기를"
2008년 12월 17일 (수) 11:44:31 평화뉴스 pnnews@pn.or.kr
7080과 8090, 옛 음악의 추억

   
▲  KBS <콘서트7080>

KBS TV프로그램 콘서트 7080이 얼마 전 200회를 맞이했다.
누군가는 방송에 나온 그 시절 우상들을 보며 추억에 젖을 것이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도 할 것이다. 비록 예전에 비해서는 그 여세가 많이 약해졌다고 하나 공중파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직도 막강하다. 또한 여전히 10대위주의 편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7080이란 컨셉을 유지하며 4년 동안이나 버텨내고 있는 ‘콘서트7080’의 존재는 적잖은 의미를 던져준다.

7080이란 용어가 우리 사회에 통용된 것도 몇 해가 흘렀다.
2000년대 초반, 한동안 문화소비계층에서 한발 빠져 있었던 3,40대 세대들 즉, 70년대와 80년대 1,20대를 보낸 세대들의 문화향수를 자극한 마케팅 캐치프레이즈가 7080이었다. 때마침 영화 <친구>를 비롯한 복고가 문화계의 이슈로 떠올랐고 미사리를 중심으로 7080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카페들이 하나둘씩 성업하기 시작했으며 10대 위주의 공중파 음악방송의 극심한 상업주의를 경계하고 TV를 중심으로 대중문화에서 소외된 세대들의 불만과 목소리들이 하나둘씩 모여지면서 7080은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7080카페는 많이 생겨났고 이제는 중년이 된 세대들에게 그 시절의 추억을 선사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8090이란 것도 생겨났다. 즉 80년대와 90년대 1,20대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3,40대가 되면서 7080이 그랬던 것처럼 그때의 음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젊은 가수들도 때를 맞춰 앞 다퉈 그 시절 음악을 리메이크 하고 있다. 요즘 음악 참 들을 거 없다고 투덜대던 사람들이 그 시절 자신들의 추억이 오롯이 담겨있던 옛 음악에 다시 고개를 돌린 것이다.

추억은 방울방울...그기서 끝?

 이렇듯 7080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한 동안 잠잠했던 그 시절 오빠들이 기지개를 켰다. 살도 찌고 주름살도 늘었지만 반가운 얼굴들을 TV와 공연장에서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추억은 늘 아름다운 것이지 않던가? 모두들 한 순간이나마 그 시절로 돌아갔고 행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언제부터인가 우후죽순처럼 늘어가던 7080카페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았다.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7080은 추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다. 7080은 추억만 우려먹었지 새로운 것은 보여주지 못했다. 잊혀졌던 뮤지션들은 자신의 예전 히트곡을 다시 부를 수 있는 무대에 감사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그 무대를 새로이 이끌어나갈 새로운 히트곡은 만들지 못했다. 아니, 히트를 시킬 여건이 안됐다. 몇몇 뮤지션들이 나름 우수한 신곡을 들고 나왔지만 시장에서 결과는 참담했다. 한 번 생각해보자. 7080이라 불리는 뮤지션 중에서 새로 히트곡을 만들어낸 사람이 있는지를, 그리고 TV에서 신곡을 방송해 준 적이 있는지를...

 8090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한해 서태지, 신승훈, 김건모 등 90년대를 좌지우지했던 스타들이 일제히 음반을 발표했으나 그 영향력은 예전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떨어졌다. 그나마 앞서 열거한 뮤지션들은 음반이라도 발표하니 나은 편이다. 90년대 활동했던 다른 가수들은 TV에 나와 노래를 부리기는커녕 버라이어티쇼를 전전하며 10대 아이돌에게 늙었다고 놀림 받기 일쑤다. 그들에게는 서태지처럼 자신이 원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 방송국에 무언가 요구를 한다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처음부터 방송권력에 그렇게 길들여졌던 것이다.

한국 대중음악 소비의 근간 7080 & 8090

   
▲ 지난 5월 호텔 인터불고에서 열린 '추억의 낭만 콘서트' 포스터. 7080은 추억마케팅을 통해 일정부분 성공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이 창작되지 않고 히트되지 않는 것은 7080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7080, 더 나아가 8090이란 독특한 용어가 생겨난 것은 그 용어에 우리 대중음악사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대중음악이란 것이 그 시대를 그대로 반영하듯 우리나라 대중음악사 또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중음악이란 장르가 생겨났고 60년대까지 트롯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를 거치면서 미8군에서 흘러들어온 한 락음악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며 청바지와 생맥주 그리고 포크 음악 등으로 대변되는 청년문화가 생겨났다. 80년대는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황금기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혼재했다. 조용필이란 슈퍼스타가 TV를 장악했고 반대편에 들국화, 김현식 등은 언더그라운드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다.

그뿐인가? 대학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공부를 했던 학생들은 막상 대학생이 되었지만 연일 시위현장에서 노찾사의 음악을 불렀으며 유재하와 이문세의 발라드는 지친 소녀들을 어루만져 주었다. 주현미와 현철은 철저히 상업적인 트롯을 선보였고 소방차와 김완선은 우리 눈을 즐겁게 했다. 서태지, 김건모, 신승훈등 음반만 냈다하면 100만을 훌쩍 넘겼던 90년대는 우리나라 음반시장이 최대의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다.

 이러한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역사를 관통했던 세대가 7080과 8090 세대이다, 즉, 우리나라 최초로 그들만의 음악을 만들어 내었고 스스로 소비했던 세대이다. 70년대를 반항적인 포크음악을 포용했고 80년대를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로 라이브음악문화를 개척했으며 90년대를 밀리언셀러의 시대로 만들었던 적극적인 문화소비세대가 바로 7080, 8090 세대인 것이다.

모모와 임을위한행진곡.."이제 다시 귀를 열자, 마음까지 열자"

   
▲ 제1회 광주전일방송 대학가요제에서 입상한 김만준. 7080의 힘은 바로 이러한 무명의 동네 뮤지션을 전국적인 스타로 만드는데 있었다. 7080세대가 방관자가 아닌 10대들처럼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제2,제3의 김만준을 다시 한 번 만들어야 된다.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폐합이 있기 전 전남지역 최초의 민영방송이었던 전일방송이라는 방송국이 있었다.

70년대 말 이 방송국에서 자체 대학가요제를 열었는데 한 때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하고 부르던 김만준의 <모모>라는 곡이 이 전일방송 가요제에서 배출된 곡이다.

또, <소나기>란 곡으로 이 가요제 대상을 탄 김종률은 후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30여 년 전에 있었던 한 가요제의 히트곡이 문득 현재 7080과 오버랩 되는 것은 왜일까? 지금으로 치면 한낱 동네 가요제 수상곡으로 묻혔을 <모모>가 아직도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시절 적극적인 문화소비자였던 7080의 힘이다.

좋은 음악이라면 밤을 세워서라도 라디오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녹음했고 그 테잎이 늘어날 정도로 들으며 감동했던 7080의 열정이 우리대중음악의 근간인 것이다.

 7080 세대들에게 부탁한다. 다시 한 번 당신들의 저력을 보여줄 때가 지금이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음악이 무슨 말이냐고 하겠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바로 시대의 사오정이다. 가까운 공연장이라도 찾고 10대 어린 소녀들이 엉덩이 셀룩거리는 것만 보여주는 이상한 음악방송에 그건 아니라고 당당히 요구하자. 다시 한 번 귀를 열자. 이왕이면 활짝 열자. 그래서 마음까지 열자.

   




 

[평화뉴스 문화현장 11]  글. 이창원(인디053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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