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나는 죽고 싶지 않다"

평화뉴스
  • 입력 2004.06.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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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 김선일(33)씨 피랍...
납치범 "한국군 철수하라", 김씨 "살려달라" 호소
이라크 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
"침략전쟁이 낳은 결과...무조건 파병 철회해야"


이라크 바그다드에 체류중인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33)씨가 납치된 사실이 이라크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확인되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김씨의 석방"과 함께 "이라크 파병 철회"를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대구경북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 오택진 사무국장은 김선일씨 납치사건과 관련해 "이는 미국의 침략전쟁이 낳은 결과"라면서, "우리 정부는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파병방침을 무조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어떠한 경우에도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악"이라면서, "납치범들은 김씨를 무조건 석방하고, 우리 정부는 김씨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 국장은 또 "우리 정부가 이라크에 파병하는이상, 이같은 한국인 납치사건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같은 일을 막는 것은 오직 이라크 파병 방침을 철회하는 것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KBS 보도에 따르면, 알-자지라 TV는 우리시간으로 오늘(21) 새벽 0시30분에 방영한 화면에서, 김씨가 납치범들로부터 파병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받은 듯 "(한국군)은 여기서 제발 나가달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특히, 납치범들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요르단 태생의 알-자르카위가 지휘하는 단체로 보이는 '일신교' 및 '지하드' 소속이라고 밝혔는데, 이들은 "24시간 안에 한국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김씨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췌한 모습으로 혼자 화면에 등장한 김씨는 영어로 "Please, I don't want to die(제발 나는 죽고 싶지 않다)"고 울부짖으며 "I want to live(나는 살고 싶다). Your life is important, my life is also important((당신들의 목숨이 중요하다면 나의 목숨도 중요하다)"고 외쳤다. 김씨는 또, "Go out here, here, here, here(여기서 제발 철수해달라)"며 울먹였다고 KBS는 보도했다.

김씨의 울부짖는 모습에 이어 화면에는 검은 복면을 한 무장세력 병사 3명이 나타나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었는데,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군이 24시간 안에 철수하지 않을 경우 김씨를 죽일 수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김선일씨 납치 사건에 대한 논평>


김선일씨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알 자지라’방송은 20일(현지시간) 한 이라크 무장단체가 김선일씨라는 한국인 한 명을 납치하고 “한국군이 24시간내에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이 인질을 참수하겠다”는 경고와 한국에 보내는 성명을 통해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며 “우리는 한국군의 철군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한국인의 목을 당신들에게 보낼 것이며 당신네 다른 한국군의 목도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1. 우리는 먼저 김선일씨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진심으로 바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표한다

2. 무고한 국민들에 대한 테러와 납치는 어떠한 이유에도 용납될 수 없음을 밝히며 김선일씨를 납치한 무장단체는 지금 즉시 김선일씨를 안전하게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3. 노무현 정부와 주무부서인 외교통상부는 김선일씨가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민의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는 지금 정부가 온 힘을 기울여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4. 우리는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을 강행할 경우 한국 민간인, 군대, 재외공관에 대한 이라크 저항군의 납치, 테러공격이 우려된다고 수차례 정부에게 경고한 바 있다. 우리가 우려한 사태가 현실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라크 전쟁의 본질이 명분도 없는 더러운 침략전쟁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은 모두 기존 파병병력을 철수하거나 미국의 추가파병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만 지난 18일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3천명의 한국군을 추가파병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예상됐던 우려가 끝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5. 우리는 이번 사건의 주요한 책임이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자로 추가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정권에게도 있다고 본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으로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민간인 및 추가 파병될 경우 우리의 젊은이들 또한 이러한 사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6. 노무현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직시한다면 당장 한국군의 파병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자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국회가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추가파병을 강행하려 하는가?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추가파병을 즉시 철회하고 서희 제마부대도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

이것은 결코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4천만 국민이 요구하는 파병 철회에 국민여론을 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2004년 6월 21일

이라크 파병 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
(6.21.12:50 발표)

<김선일씨의 피랍은 침략전쟁 동참이 낳은 결과이다>

이라크의 한 무장 저항단체는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20일(현지시간) 한 이라크 무장단체가 가나무역에서 통역으로 근무하는 김선일씨를 납치하고 24시간내의 한국군 철1군을 요구했다. 만일 이 요구를 듣지 않는다면 김선일씨의 목을 당신들에게 보낼 것이며 다른 한국군의 목도 뛰 따를 것이라는 경고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보냈다.

1. 오늘 새벽, 이라크로부터 한국인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 되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단체와 회원들은 간밤에 날아든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휩싸여 있는 김 씨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인사를 전한다.

2. 먼저, 김선일씨를 억류하고 있는 무장단체들에게 김 씨의 석방을 간곡히 호소한다. 우리는 이라크인들의 울분과 저항을 이해할 수 있으나, 민간인에 대한 납치 및 살해 등의 비인도적 방법에는 결코 동의할 수는 없다.
우리는 미국의 부당한 전쟁과 점령에 반대해왔고, 미국이 팔루자 등에서 저지른 이라크 민간인 학살에 대해 국제사회에 알리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우리는 같은 이유로, 이번 억류사태 역시 세계의 양심적 평화세력들의 동의를 얻기 힘든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대화를 통해 여러분의 주장을 한국민과 국제사회에 알리고, 정부의 정책결정과는 무관한 김씨를 석방해 줄 것을 호소한다.

3. 정부는 김 씨의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실 이번 사태는 예견되었던 비극이다. 이미 파병국 국민들이 여러 차례 피납, 살해되는 등 현지에서 연합국 관련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세계 3위의 파병국으로 전세계 보도되고 있는 한국국민에 대한 적대행위는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었다.

4. 정부는 이제는 진정으로 파병방침에 대한 제고를 해야 한다. 이 파병이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이며 어떤 정당성도 찾아보기 힘든 무원칙한 파병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재건을 위해 이라크에 간다는 정부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국민, 한국국민, 나아가 세계 모든 시민들이 한국군의 파병이 침략전쟁을 일으킨 미영 점령군에 대한 명분 없는 지원으로서 세계 3위 규모의 대규모 지원임을 명확히 알고 있다.
명분없는 침략전쟁을 지원하는 추가파병방침은 이제라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5. 17대 국회는 자국민의 생명이 달린 파병문제에 대해 16대 국회 결정사항이라는 논리로 승인하는 무책임함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고 진지하게 파병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

2004년 6월 21일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6.21.15:17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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