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 없는 MB 747, 공황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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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김수행 교수 "한국경제, 작년 9월부터 공황..사회복지제도 넓히고 내수 살려야"

대표적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성공회대 김수행 석좌교수가 현재의 한국경제를 '공황' 상태로 진단하고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김수행 교수(사진.남승렬 기자)
김수행 교수(사진.남승렬 기자)
김수행 교수는 11일 오후 '세계공황과 한국의 분배와 복지'라는 주제로 대구시 중구 분도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국경제는 지난 해 3월 부동산 투기와 가계부채로 위기를 내포하고 있었고 미국의 경제공황 영향으로 위기에 빠지고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터무니 없는 '747'을 이야기하다 지난 해 9월부터 사실상 공황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747'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이었던 '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강국 진입'을 뜻한다.

강연은 대구참여연대가 마련한 <시민학교> '제1기 경제교실'의 다섯번째 강좌로, 단체 회원을 비롯한 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

"강부자 방식, 부자가 잘되면 경제 좋아진다는 거짓말"

강연자로 나선 김수행 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번역한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로, 대구상업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런던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신대 무역학과 부교수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거쳤으며, 정년퇴직 후 지난 해 3월부터는 성공회대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운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경제가 외부요인에 의해 위기에 빠졌는데,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사실상 공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MB정부는 '개인이 부자되는 것'과 '국민경제를 살리는 것'을 전혀 구별하지 못했다"면서 "개인은 남의 주머니를 털어서 부자가 되지만, 모든 국민이 서로서로 남의 주머니를 털더라도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기본상식을 몰랐다"고 지적했다.

또, "(이명박 정부는) 아파트와 토지 투기로 부자가 된 '강부자'들의 방식으로 모든 국민들도 부자가 되게 할 수 있다고 착각했다"면서 "소수의 부자에게 세금을 깍아주고 거대한 토목사업으로 몇 개의 건설회사가 큰 이익을 얻는 것이 국민 모두를 잘 살게 하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부자가 잘되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거짓말'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꼬집었다.

대구참여연대 경제교실 '세계공황과 한국의 분배와 복지'(2009.6.11 분도아트센터 / 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대구참여연대 경제교실 '세계공황과 한국의 분배와 복지'(2009.6.11 분도아트센터 / 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금융자본이 개인 돈 탈취, 빈부격차 심화"

김 교수는 산업자본이 생산활동보다는 금융활동에서 수익을 올리는 '경제의 금융화'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금용활동은 새로운 부와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부를 빼앗아가는 기생적인 성격을 지닌다"면서 "자금이 많고 정보에 밝은 금융 자본가가 개인 투자자의 부를 탈취함으로써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는 주식시장에서 '노름'을 해서 돈을 따는 것과 같다"며 "정부는 신자유주의와 경제 금융화에 의해 격화된 소득불균형과 양극화를 없애기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 내수산업을 살리는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한미 FTA를 체결하려고 한 것은 기득권세력들이 미국의 경제모델이 한국경제가 본받아야 할 모델이라고 믿었기 때문인데, 이제 미국경제 모델은 망했으므로 지금이라도 (한미 FTA)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참여연대 <시민학교>는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 -무너지는 경제, 해법을 묻다'라는 주제로 오는 6월 30일까지 대백프라자 인근에 있는 '분도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다. 다음 강좌는 6월 16일 열리며, 경상대 장상환(경제학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공황을 부른 정치, 공황을 이긴 정치'를 주제로 강연한다.

강연에는 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사진.남승렬 평화뉴스 기자)
강연에는 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사진.남승렬 평화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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