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죽음 앞에 우리가 오열합니다"

평화뉴스
  • 입력 2004.06.3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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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 고 김선일씨 추도식...
"평화를 짓밟는 자들과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 추도식 참석자들이 고개 숙여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그대의 죽음 앞에 우리가 오열합니다. 그대의 죽음 앞에서, 동맹을 지키기 위해 죄없는 한국 청년들을 더이상 희생시키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대 죽음 앞에서 우리는 파병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평화를 위해 평화를 짓밟는 자들과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고희림 시인의 추도시 중에서)

참혹한 전쟁으로 희생된 한국 청년 고 김선일.
고인의 고향인 부산에서 영결식이 열린 오늘, 대구에서도 고 김선일씨의 추도식이 열렸다. [이라크 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은 오늘 저녁 7시 30분부터 시민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고 김선일씨 촛불 추도식'을 거행하고, 고인을 희생시킨 전쟁을 그만두고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도록 미국과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민족자주평화통일 대구경북지회 류근삼 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고 김선일씨는 파병만 고집한 한국 정부가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며, 고인은 이 비극을 막지 못한 우리를 대신해 죽은 것"이라면서, "더 이상의 희생을 막는 길은 침략전쟁에 대한 파병을 막고 자주통일조국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족문학작가회의 고희림(45) 시인도 추모시를 통해 고인을 희생을 기렸는데, 고 시인의 목멘 추모시에 많은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큰 슬픔에 잠겼다.

오늘 추도식은, 각계의 추도사와 추모공연에 이어 합동분향을 하며 고인의 넋을 위고했는데, 참석자들은 "고인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은 오직 파병 철회 뿐"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추가파병을 막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한편, 오늘 추도식이 거행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는, 이라크 전쟁의 참상과 미국의 포로 학대를 담은 사진전도 열려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추도시를 읽고 있는 고희림(45) 시인


< 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며 >

죽고 싶지 않다
당신들의 실수라며 죽어간 김선일씨의 숭고한 죽음 앞에
우리는 이제 주권국가로서 우리의 견해를
미국과 전세계에, 우리 스스로에게 천명해야 할 때가 왔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국민들은
미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의 파병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김선일씨가 이라크 민중들을 끝끝내 사랑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전태일 이후 수많은 아름다운 청년들이 이 나라를 위해 죽어갔습니다.
다시 이 시대의 아름답고 슬픈 청년이 된 김선일씨도 이제 우리 곁을 떠납니다.
그대의 죽음 앞에 우리가 오열합니다.
그대의 죽음 앞에서
동맹을 지키기 위해
죄없는 한국 청년들을 더이상 희생시키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대 죽음 앞에서
우리는 파병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평화를 위해
평화를 짓밟는 자들과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떳떳한 자주 국가로 거듭날 것을
그대의 죽음 앞에서 전 세계 국민에게 천명 또 천명합니다.
그대의 숭고한 죽음과 우리의 구차한 목숨을 다해
전쟁이 없는 그날까지
하늘과 땅 위에서 함께 또 함께 할 것을
그대의 숭고한 사랑과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민족문학작가회의 고희림 시인의 추도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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