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신분으로 휴가나와 '이라크 전쟁 파병 반대'를 선언한 뒤 부대에 복귀하지 않아 마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강철민(23.대구가톨릭대 3년 휴학)씨가, 고 김선일씨 희생을 계기로 '파병 철회'를 촉구하며 11일간의 옥중 단식농성을 벌였다.
강철민씨는, 고 김선일씨가 숨진 것으로 확인된 지난 6월 22일부터 어제(7.2)까지 11일동안 마산교도소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는데, 강씨의 건강을 걱정한 양심수후원회측의 설득으로 오늘(7.3)부터 단식을 그만두고 정상적인 수감생활에 들어갔다.
어제 강씨를 면회한 대구양심수후원회 원영민 조사부장은 "11일간의 단식에도 불구하고 철민씨의 건강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면서, "철민씨는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계속하려고 했지만, 가뜩이나 힘든 옥중생활과 건강을 생각해 단식을 그만두도록 부탁했다"고 말했다.
원씨는 또, "철민씨는 고 김선일씨의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와 밖에 있는 사람들이 파병철회 촛불집회 소식을 많이 물었는데, 몸은 감옥에 갇혀 있지만 마음은 늘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며 파병철회와 반전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철학과에 다니던 강철민씨는, 지난 2003년 7월 입대해 전라남도 장성에 위치한 상무대 육군보병학교 근무지원단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했는데, 같은 해 11월 위로 휴가를 나와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이등병의 편지’를 쓴 뒤 파병반대 선언과 농성을 하며 부대 복귀를 거부해 2003년 1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경기도 이천의 육군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리고, 지난 3월 고등군사법원(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형이 확정된 뒤 불명예 제대해 지난 5월 6일부터 마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전쟁은 단순히 매번 승리하고 영웅 한사람이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가 아닙니다.
이번 이라크 전쟁에 어떠한 형태로 파병되던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입니다.
정말 이 이라크전쟁에 우리 죄없는 군인들이 끌려가서는 안됩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군대는 우리의 국토와 국민의 안전과 존립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지난 해 11월, 강철민씨가 파병반대 병역거부를 하면서 적은 글 중에서...)
한편, 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은 지난 26일부터 대구백화점 앞에서 파병철회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농성 8일째인 오늘은 오택진(시민행동 사무국장)씨와 김효장(대구경북민중연대 사무국장)씨, 김선우(대구경북통일연대 간사)씨 등 3명이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시민행동은 오늘 저녁에도 대구백화점 앞에서 이라크전쟁의 참상과 파병의 부당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인 뒤, 내일은 저녁 7시에 같은 곳에서 '파병철회 촛불집회'을 열기로 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