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평화뉴스
  • 입력 2004.07.1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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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말기 투병, 이영기(40) 의장을 위한 문화제
...지역 선후배 1,000여명 눈물로 '건강' 기원

불혹의 산수유 [민주주의 민족통일 대구경북연합] 이영기 의장(40).

간암말기 투병을 시작한 지 다섯달만에 그를 위한 문화제가 열렸다. 팔공산 깊은 곳의 힘겨운 투병에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을까. 몸도 가누기 힘든 그는 휠체어에 기대어 문화제에 참석했고, 그토록 그리웠던 사람들 앞에 간절히 말했다. "여러분들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을 더 가지고 이 삶에 더 어울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의장은 그가 가장 듣고 싶다는 노래 "아침은 빛나라"를 함께 부른 뒤 다시 사람들의 곁을 떠나갔다.

문화제에 참석한 1,000여명의 선후배들은 볼라보게 초췌한 그의 모습에 눈물로 쾌유를 빌었고, 머지않아 다시 그 당찬 모습으로 돌아올 이영기를 위해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꼭 다시 만날 것을 믿으며...

대구경북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영기 의장 투병대책위원회]는 오늘(7.18) 오후 4시부터 2시간동안 대구교대 상록문화관에서. '불혹의 산수유 이영기를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문화제를 열었다.

오늘 문화제에는 이 의장을 알고 지낸 1,000여명의 지역 선후배들이 대거 참석해 힘찬 노래와 몸짓으로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오랜 투병생활로 몰라보게 초췌해졌고, 문화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병원으로 떠나는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려야했다.

오늘 문화제는, 많은 활동가들이 이 의장과 함께 했던 투쟁과 추억을 되새기며 쾌유를 바라는 인사를 한 뒤, 이 의장의 투병생활을 담은 영상 상영과 문화공연으로 이어졌다.

특히, 행사가 열린 2시간동안 '내사랑 한반도'라는 민중가요가 끝없이 흘러나왔고, 참석한 선후배들은 힘찬 노래로 이 의장의 건강을 기원했다. 그러나, 이 의장의 힘들어하는 모습에 행사장 안팎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 의장은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행사장에 도착해 객석 가운데 앉았다. 그러나, 모처럼 만난 사람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것도 잠시,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심하게 코피를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결국 1시간쯤 지났을무렵, 끝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쓰러져 행사장 복도에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 의장은 "그냥 갈 수 없다"며, 힘겹게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올라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뒤 곧장 병원으로 떠났다.

이 의장은 무대에서 "(장기수) 할아버지들도 계신데, 건방지게 누워있어 죄송합니다"고 인사한 뒤, "여러분들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을 더 가지고 이 삶에 더 어울리고 싶습니다"며 애절한 말을 남겼다. 이어,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노래 '아침은 빛나라'를 참석자들이 함께 부른 뒤 병원으로 떠났다.

오늘 문화제에는 [범민족대구경북연합] 한기명 의장을 비롯해 지역 재야인사와 이 의장의 선후배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의장의 투쟁과 투병생활을 담은 영상 상영과 얼쑤패와 춤패, 노래패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이 의장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올 때는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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