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덕 의장님! 돈 좀 모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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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완호 / "이 척박한 땅 대구경북, 선배님들이 추구했던 민주.통일을 위해"


존경하는 강창덕 의장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오완호입니다. 약 20년 전 강의장님을 모시고 전민련 활동하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때 이모식당에서 강의장님이 사주시던 순대와 소주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오늘 제가 존경하는 강의장님께 공개적으로 건의 드리고 싶은 것은 돈 좀 모아 달라는 것입니다. 대구 경북지역의 활동가들은 대개 월 백만원 남짓한 활동비를 받아 생활도 하고 애도 키우고 여러 가지 다양한 민생현안에 뛰어 다니고 있습니다.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증진에 젊음과 청춘을 불사르고 있는 대구지역의 활동가들은 보기와는 다르게 너무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강창덕 의장님!  

최근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과거 군사정권이 자행한 수많은 만행인 민족일보사건, 4.19 교원노조사건, 인혁당 조작사건, 민청학련 사건들에 대한 재심과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도 국제앰네스티 사무국장으로 활동할 던 18년 동안  국제사회에 이들 사건의 전모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고문과 인권유린을 전 세계에 알리고 희생자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습니다.

빨갱이로 매도되고 간첩의 가족, 간첩의 아들이란 오명으로 인생을 유린당한 그 억울한 세월과 피맺힌 원한을 가슴 절절히 애통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한 개인의 양심과 신념을 송두리째 파괴한 그 천인공노할 군부독재의 악행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국가가 그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을 참회하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강창덕 의장님!  

이러한 사건으로 일생을 유린당한 목숨 값, 피 값으로 국가보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보상금 중 정말 작은 부분을 떼어 돈 좀 모아 주십시오! 이 사건을 위해 노력한 천주교 인권위원회도 중요하지만 대구 경북의 활동가들과 대구 경북의 운동진영을 위해 기금을 마련해 주십시요! 

과거 5.18민주화 운동의 보상금을 받은 운동의 선배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각자의 생활과 사정이 있었겠지요. 강의장님이 직접 나서서 약간의 기금을 마련해 주신다면, 이 척박한 땅 대구 경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활동가들이 그 기금에 기대며 의지하며, 많은 운동 선배님들이 추구했던 민주, 자유, 통일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공개적으로 무례한 건의를 한 점 양해해주시기를 바라며
조만간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오완호 올림






[기고]
오완호 /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한국인권행동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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