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들 잇단 자살, 박근혜는 논평하나 없다"

정상근 기자
  • 입력 2012.12.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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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의당 공동행동 제안, "벼랑끝 노동자들 극단적 상황 너무 위험… 정권교체 한 가닥 희망도 잃어"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이어 22일에는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4년 전 해고된 노동자가 자살했다. 그러나 대선 전, 노동자들의 권리보호와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말하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23일 현재 논평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자 진보정의당은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을 위해 긴급조치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정의당은 “지금 이 순간 여야 없이 정치가 국민을 살려야 한다”며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지금 바로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진보정의당은 “노동자들의 비극이 잇따라 발생하는 까닭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그들의 비참한 현실 때문”이라며 “부당한 대량해고와 길고 긴 투쟁, 그리고 사측의 무지막지한 손배가압류 등 탄압과 이에 뒤따르는 생활고는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을 산산이 망가트렸고 정권교체에 실패하자 한 가닥 희망마저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의당은 이어 “하지만, 아무리 힘겨운 현실이라 할지라도 부디 안타까운 선택만은 피해달라”며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냉혹한 상황에 처해있다 해도,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해서는 안 되며 살아서 함께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서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노동자들의 절망스러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시급히 기울여주기 바란다”며 “절망의 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외면한다면, 그간 내세웠던 공약들은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헛공약이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야권을 향해서도 진보정의당은 “충격과 절망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기엔 벼랑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노동자들의 극단적인 상황이 지금 너무나 위험하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연이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관련한 환경노동위원회 긴급회의 개최는 물론 대량해고 진상조사 등 최선의 노력들이 한시 바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최강서(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조직차장)씨가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
고 최강서(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조직차장)씨가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잇따르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서 온 국민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19일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현대자동차는 2,000여명의 용역을 투입해서 폭력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했고 이는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기다렸던, 바로 그런 태도”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내몰린 노동자들이 박근혜 후보 당선 이후 절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고 있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가장 먼저 인수해야할 것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 사지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이 끝나면 (쌍용차)국정조사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현대차.한진중공업 등 거대자본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자본에 의해서 가진 자들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폭력을 짓밟아도 좋다는 신호탄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내부 권력투쟁보다 중요한 것이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노동자들의 삶이기 때문에 함께 긴급 행동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2012-12-23   (미디어오늘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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