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구속"에 소화기 물대포…전쟁 방불케해

미디어오늘 이하늬 기자
  • 입력 2013.07.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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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장 진입하려는 참가자들, 소화기와 물대포 맞았다

 
20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울산 현대자동차 3공장 앞에서 사측과 심한 충돌을 빚었다. 이날 오후 7시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자 사측 용역경비·현대차 직원은 소화기와 물을 뿌려대는 상황이 2시간 30분간 이어졌다. 이 충돌로 희망버스 참가자 10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7명이 연행됐다.

오후6시 30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3500여명의 희망버스 참가자가 울산 현대자동차 3공장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이 첫 행사인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정몽구 회장의 구속’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진행하던 7시쯤 현대자동차 3공장 펜스 쪽이 흰 연기로 뒤덮였다.

희망버스 참가자 일부가 공장 펜스에 밧줄을 묶는 등 공장 진입을 시도하자 사측 용역경비와 몇몇 현대차 직원이 소화기를 뿌린 것이다. 이에 흥분한 참가자들은 대나무 깃대를 펜스 사이에 밀어넣으며 대응했고 펜스 너머로 물통을 던지기도 했다.

20일 밤 현대자동차 울산 3공장 앞에서 용역경비가 소화기를 뿌리는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장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20일 밤 현대자동차 울산 3공장 앞에서 용역경비가 소화기를 뿌리는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장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20일 밤 현대자동차 울산 3공장 앞에서 현대차에서 고용한 용역경비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20일 밤 현대자동차 울산 3공장 앞에서 현대차에서 고용한 용역경비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이들은 사측 용역경비와 현대차 직원이 ‘정몽구의 개’라며 “너희가 이렇게 비정규직 세상 만들어놓으면 너희 자식들이 어떻게 될지 아냐, 다 비정규직 된다”면서 “자식에게 부끄럽지도 않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니네가 비정규직이어도 함께 싸워줄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사측은 소화기와 물대포로 진압했고 참가자들이 펜스 가까이에 다가가자 곤봉을 들고 위협을 하기도 했다. 3공장 앞은 뿌옇게 덮힌 소화기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매캐한 소화기 분말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사방이 온통 뿌옇게 덮힌 3공장 펜스 앞은 참가자들의 비명과 뒤섞여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사측의 무차별적인 대응은 취재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 날 용역경비 몇몇이 펜스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취재를 진행하던 한겨레 허재현 기자에게 물을 뿌리고 위협을 가했다. 허 기자는 “저는 취재를 하러 온 기자”라며 “사람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사과하세요”라고 외쳤지만 용역경비는 끝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20일 밤 현대자동차 울산 3공장 앞 철탑농성장에서 한 여성장애인이 들것에 실려 나가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20일 밤 현대자동차 울산 3공장 앞 철탑농성장에서 한 여성장애인이 들것에 실려 나가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이 과정에서 참가자 7명이 연행되고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금천구에서 온 이아무개(20)씨는 용역경비가 휘두르는 곤봉에 맞아 머리가 찢어졌다. 이씨는 “세게 한 방을 맞았고 머리에서 피가 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9시 30분께에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 외에도 한 여성장애인이 의식을 잃어 119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충돌은 7시부터 9시 30분께까지 2시간 30분 가량 이어졌고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9시 30분께에 명촌주차장 철탑농성장 앞에서 문화제를 시작했다. 한편 현대차측도 충돌 과정에서 직원 4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이에 대해 고소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문화제는 3시간 가량 이어져 오전 1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미디어오늘] 20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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