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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6미터의 비밀' 풀렸다...MB가 직접 지시
감사원 "31조 원 쏟아부어 물 부족량 4% 해소"
2018년 07월 04일 (수) 20:33:33 프레시안 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세부지시를 직접 내린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특히 '6m(미터)' 준설을 직접 지시했다.

이 전 대통령의 '6미터 준설' 지시는 그간 친이계 등 당시 이명박 청와대 인사들이 극구 부인해왔던 것으로 이번 감사 결과에서 확인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시를 일방적으로 이행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수질 오염 시 복원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알면서도 4대강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음이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이 준설 깊이를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완공시기까지 단축시키라고 하는 등 주도적으로 무리한 지시를 내렸고, 정부는 이에 발맞추기 위해 관련 절차를 무시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숱한 문제를 키웠다.

이명박 정부가 강조한 '수자원 확보' 기능은 사실상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사업 성과가 낮았다. 4대강 사업의 총비용은 31조 원으로 추정됐다.

4일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숱한 의혹을 받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는 이명박 정부 집권기인 2010년, 2012년, 박근혜 정부 집권기인 2013년 실시되었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4차 감사는 지난해 7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50일간 실시되었다. 지난해 8월 29일부터 올해 6월 11일까지 외부 전문 연구기관의 전문 분석도 함께 진행됐다.

MB, 4대강 수심 굴착 깊이까지 지시

감사 결과, 이 전 대통령이 사업의 밑그림은 물론, 세부적 사항까지 일일이 지시할 정도로 4대강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 중단 선언 2개월 후인 2008년 8월 말경, 국토부장관에게 4대강 사업 추진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받은 국토부는 2008년 11~12월, 대통령에게 두 차례에 걸쳐 사업계획을 보고했다. 보고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보(洑) 설치 △가장 깊은 곳 굴착 깊이를 5~6미터로 할 것 △당시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대표이자 대통령직 인수위 한반도대운하TF팀장이었던 A씨의 용역자료 성과물을 마스터플랜에 반영할 것 등을 국토부에 지시했다.

대통령이 단순히 4대강 사업의 큰 그림만 지시한 게 아니라, 구체적 정황까지 일일이 지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대통령 지시를 일방적으로 이행하느라 사업 실패를 자초했다. 전 정권 당시 이미 해당 사업의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오직 대통령 명령을 따르느라 정부가 대규모 환경 파괴에 앞장선 셈이다. 

국토부는 2009년 2월,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대통령 지시 사항인 준설과 보 설치만으로는 수자원 확보의 근본적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장관이 '그런 내용을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하느냐'고 반발해 이 같은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 4대강 사업으로 강은 숱한 문제를 낳았다. ⓒ은수미 전 의원실 제공

사업성 평가도 않고... 4대강 사업 졸속 이행


이 전 대통령이 전문 집단의 의견을 묵살했고, 특히 낙동강은 향후 운하로 개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황도 포착됐다. 

이 전 대통령은 낙동강을 두고 '최소 수심이 6미터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국토부에 지시했다. 하지만, 당시 국토부는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이 △대운하 추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과잉투자 논란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2009년 2월 중순, 국토부는 대통령에게 '(낙동강은) 최소 수심이 2.5~3미터면 홍수예방이나 물 부족 대처에 충분하고, 추후 3~4미터만 추가 준설하면 기술·경제적 어려움 없이 운하 추진이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보고 당일 낙동강 최소 수심을 3~4m로 깊이 파야 한다고 지시했고, 이어 다음 날에는 다시 4~5미터로 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이어 4월 초에는 '적어도 수자원 8억 톤이 필요하다'며 낙동강 수심과 수량을 더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가 '운하 추진이 가능하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직접 준설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고 직접 지시한 것이다. 당시 여론이 우려한 대운하 추진 의도를 대통령이 가졌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결국 국토부는 일방적으로 대통령 지시사항을 이행키로 결정해 4대강 피해 규모를 키웠다.

감사원은 "국토부는 대통령 지시 사항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4월 20일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발족할 때까지도 결정하지 못"했으며, 결국 "대통령 지시가 어떤 근거로 산정되었는지, 지시내용이 타당한지 등 기술적인 분석을 하지 않은 채" 대통령 지시 내용을 일방적으로 사업 내용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2009년 4월 24일 국토부의 대통령 보고 사항은 △낙동강 수심을 최소 4미터(상류)~6미터(하류)로 하고, 그 외의 강은 2.5~3미터까지 준설하며 △보를 16개 설치해 총 7.6억 톤의 수자원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고스란히 반영한 보고 내용이다. 이 내용은 결국 이 해 6월 8일 발표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최종 발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감사원은 "이 전 대통령이 왜 그런 지시를 했는지 직접 듣고자 했으나, 감사원 방문이나 질문서 수령 등에 협조하지 않아 사유나 근거를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수질오염 시 치유 불가능' 알면서도 강 파헤쳐

4대강 사업 시 수질오염 가능성이 크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사실까지도 이명박 정부는 알았으나, 그럼에도 사업을 강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환경부는 2008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운하 건설 시 보 설치로 하천이 호소화해 수질오염 발생 우려가 있고, 문제발생 시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일찌감치 보고했다.

환경부는 2009년 3월에도 대통령실 등에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체류가 증가해 수질오염이 우려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고 후 청와대의 대응은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달라'는 것이었다. 이후 환경부는 보고서에서 조류 관련 내용을 삭제하거나 순화했다.

이 전 대통령이 환경오염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주체임을 강하게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환경부는 2009년 5월경, 소속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수질개선대책을 시행해도 4대강 사업 후 16개 보 구간 일부(9개)에서 조류농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알았음에도 불구, 추가대책을 검토하지 않고 마스터플랜을 확정하는 무책임한 자세를 보였다.

이후 환경부는 대통령 입맛에 맞춘 거짓 보고서를 연이어 올렸다. 환경부는 2009년 5월과 7일 대통령 등에게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기준으로 4대강 모든 수역에서 수질이 개선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올렸고, 같은 해 9월과 12월에는 '일부 보 구간 조류농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를 받고도 아무 조치 없이 예정된 사업을 추진했다.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갈 수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정부가 이를 나몰라라 한 것이다.

4대강 오염 수준 왜곡 시도도


환경부는 단순히 침묵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4대강 사업의 합리성을 포장하기 위해 수질오염기준을 변경하기도 했다. 

2009년 당시 관련 법령에서 하천 생활환경기준은 BOD를, 호소(湖沼) 생활환경기준은 COD(화학적 산소요구량)·클로로필-a(조류농도)를 지표로 할 것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당시 하천의 BOD는 개선되는 반면 COD 등은 악화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환경부는 하천 생활환경기준에 COD도 추가하는 등 하천 수질 기준을 더 엄격히 하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을 2009년 7월 개정했다. 이 같이 높아진 기준에 발맞춰, 환경부는 당초 4대강 사업의 수질개선사업도 4대강 수계 66개 중권역 중 COD 농도가 짙은 34개 중권역에 집중키로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후 '예전부터 하천수질은 BOD로 관리했다'는 이유를 들어 4대강 사업 수질개선 목표에 COD 등을 빼고 오직 BOD만 넣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 변경된 기준에 맞춰, 환경부는 'BOD 기준 좋은 물(II급수) 비율을 2008년 75.8%에서 2012년 83~86%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인 2008년, 이미 낙동강의 II급수 달성 비율은 90.9%였다. 결국, 환경부는 더 개선된 생활환경기준을 4대강에 적용키는커녕,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기준을 세워 4대강 사업의 합리성을 포장하려 한 셈이다. 

   
▲ 이명박 정부는 숱한 반대에도 불구,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완공시기 앞당겨라" "환경평가 대충하라" MB 지시

절차상으로도 4대강 사업은 문제가 많았다. 

당초 국토부는 4대강 사업을 2010년 1월 착공해 2012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08년 12월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착공을 2009년 9~10월로 앞당기고, 완공을 2011년으로 앞당기는 식으로 사업 일정을 변경했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했고,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검토키로 했다. 비전문가인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를 따르기 위해 관련 절차가 송두리째 무시된 것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2009년 4월 마스터플랜 중간발표 후, 하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던 각 지방국토청에 중간발표 자료를 전달해 강별 하천기본계획에 변경안을 반영토록 지시했다. 

이를 따르느라 당초 유역 전체가 홍수량을 분담하기로 한 낙동강 홍수방어대안이 폐기되고, 대신 국토부 중간발표 자료가 반영됐다. 

이 과정에서 지방국토청은 시간 부족 등을 사유로 하도준설 치수 경제성 분석을 건너뛰고, 하천법 시행령 등에 따른 하천수 이용 현황을 일부 누락해 2009년 7월 일괄수립·고시했다.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

이 지시를 받은 환경부는 통상 5개월이 걸리는 사전환경성검토, 10개월이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각각 2~3개월 내에 완료키로 했다. 졸속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를 이행하느라, 환경부는 각 환경청에 준설지양, 원형 보전 등의 문구를 검토의견에서 배제토록 지시했다. 

아울러 환경부는 2009년 7~11월의 환경영향평가 기간, 국토청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보 구간의 조류농도 예측'을 누락했고, 보완 제출을 지시한 '수질개선을 위한 가동보 운영 방안'이 보완되지 않았음에도 관련 보고 내용을 그대로 협의해줬다.

이 같은 졸속 협의를 위해 환경부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검토의견을 사전 입수, 보완이 어렵다고 평가된 내용이나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삭제토록 하기도 했다.

물 부족 해소량, 필요분의 4% 불과

4대강 사업이 이처럼 졸속으로 진행됨에 따라, 사업 결과 역시 큰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99개 양수장과 23개 어도(魚道)는 보에 설치된 수문을 개방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시공됐음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수문을 개방해 강 수위가 내려가면, 양수는 어렵고 어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에 감사원은 추가공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자연생태공간으로 조성하게끔 되었던 보전·복원지구에는 친수시설이 다수 설치돼 추가 문제가 드러났다. 이들 친수시설의 60.6%(102.8㎢)는 시민 이용도 저조 등의 사유로 지난해 유지관리 대상에서 제외되어,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 

감사와 별개로 진행된 전문기관의 성과분석 결과 역시 처참했다.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4대강 본류의 법정 치수안전도(100~200년 빈도 호우에 대응 가능 정도)를 검토한 결과, 4대강 사업 전 127.7㎞이던 법정 치수안전도 미확보 구간은 사업 후 74킬로미터(㎞)까지 줄어들었다. 즉, 여전히 53.7킬로미터 구간은 치수안전도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나친 공사에 예산이 낭비된 정황도 드러났다. 사업 전에도 치수안전이 이미 확보된 제방구간 103곳(본류 357곳의 28.9%)까지 4대강 사업 시기 준설이 이뤄져, 이들 구간은 법정기준을 100년 이상 초과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확보한 수자원은 총 11.7억㎥였다. 하지만 해당 수자원 중 활용 가능한 수자원은 전체의 43.3%인 연간 5.06억㎥에 그쳤다. 이 수치는 현재 시험 운영 중인 영주댐 등을 포함한 결과다.

이들 수자원 중 보로 확보한 수자원은 7.2억㎥인데, 해당 수자원 중 활용 가능한 자원은 연간 0.62억㎥로, 전체의 8.6%에 불과했다. 

종합적으로, 4대강 사업 결과 전국의 생활·공업·농업용수 등 물 부족량(연간 4.21억㎥) 해소 기여분은 전체의 4.0%인 연간 0.17억㎥에 불과했다. 물 확보지역과 부족지역이 불일치해, 4대강 사업으로 물을 많이 확보하더라도 본류 주변에서만 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물 부족량 4%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세금을 낭비하고 큰 환경파괴를 낳은 사업이 시행됐다. 

반면, 이 사업으로 희생한 수질 수준은 컸다. 

대한환경공학회가 사업 전 후 수질 변화를 분석한 결과, 보 건설 이후 조류경보 관심단계 이상의 남조류가 매년 발생한 보가 전체 16개 보 중 11개였다.

16개 보 중 7곳에서 COD가 악화했고, 1곳만이 COD 수치가 개선됐다. 66개 중권역 중 BOD 목표 수질을 만족했던 곳은 사업 전 34곳에서 사업 후 31곳으로 더 줄어들었다. COD 목표수질을 달성한 곳도 사업 전에는 8곳이었으나, 사업 후에는 2곳으로 줄어들었다.

감사원은 학회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낙동강의 COD가 악화했고, 특히 상류는 BOD, 클로로필-a도 악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산강은 COD, 클로로필-A가 악화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강과 금강의 수질은 대체로 개선되었거나 기준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수질변화 원인 분석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구체적인 원인 분석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4대강 사업비 총비용 31조 원

4대강 사업에 든 총비용은 기존보다 또 늘어났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3년 기준 향후 50년간 4대강 사업에 따른 편익과 비용을 분석한 결과, 총편익은 6조6000억여 원이었고 총비용은 31조 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비용대비편익 비율은 0.21이었다. 

다만 이 결과에는 한계가 있다고 협력단은 전했다. 

4대강 사업 후 비가 적게 내려 편익이 과소 추정됐을 수 있는 반면, 용수 부족량은 최대 가뭄을 전제로 한 만큼 편익이 과대 추정됐을 수 있다는 이유다.

[프레시안] 2018.7.4 (독립언론네트워크 / 프레시안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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