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임무 수행하던 소방대원들에게 일어난 사고다" /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독도 헬기추락사고 엿새만인 5일 오후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대구강서소방서 가족 대기실을 찾았다. 장관을 만난 가족들은 책상을 치며 오열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원망과 분노, 울분이 쏟아졌다. 장관은 가족들의 비판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진 장관과 함게 정문호 소방청장과 윤병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도 가족들 앞에 섰다.
가족들은 "실종자를 다 못 찾았다. 어떻게 하고 있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실종자 가족은 "장관 자식이 물에 빠져도 이럴 거냐"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게 제발 좀 어떻게 해달라"고 외쳤다. 또 다른 가족은 "개인 사고가 아니다. 국가 임무 중 소방대원들이 당한 사고"라며 " 성심성의껏 대처 해달라. 나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쪽에 있던 가족도 "사고 소식을 듣고 사실이 아니길 빌었는데 지금은 시신이라도 찾길 바란다"며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가족들은 장관을 앞에 놓고 ▲초동 대응 부실 ▲구조 미진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해 입 모아 비판했다. 헬기의 조난신호장치(ELT.이엘티)를 들며 "헬기사고가 발생하면 ELT가 자동 작동한다고 아는데, 당시 ELT가 작동했냐"고 물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가족들은 "한 번이라도 조난 훈련을 하거나 ELT를 작동시켰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가족들은 "항로식별장치를 제대로 모니터링 했다면 신호가 끊긴 곳을 찾아 빠른 초동 대처를 했을 것"이라며 "추락 15시간 만에 동체를 찾는 일도 아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자세히 더 조사를 해보고 답변을 꼭 드리겠다"고 말했다.
오락가락하는 수사도 비판 대상이 됐다. 가족들은 "소방에 물어보면 해경이 담당한다 하고, 해경에 물어보면 군이 담당한다고 한다"면서 "아무도 책임 지지 않고 아무도 담당이 아니라고 한다. 세월호 사고 후 바뀐 게 있는지 묻고 싶다. 모든 상황을 책임질 컨트롤타워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다. 진 장관은 이에 대해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 KBS에 대해서는 "영상 확보 후 며칠 뒤 보도했고, 또 경찰에 영상을 미제공한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된다. KBS를 조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