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임명 강행..."사퇴" 반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6.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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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지사, 한희원 관장 임명 20일 취임식
'식민사관 정한론' 논란→독립운동 후손 반발
도 "소명, 결격사유 없음", 시민단체 "선열 통탄"
한 관장 "미래지향적 역사관, 지켜봐달라"


경상북도가 '친일 역사관' 논란을 빚은 한희원(65) 교수를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에 임명 강행했다.

경북도는 지난 19일 제4대 신임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에 한희원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를 임명했다. 한 관장은 20일 안동시 경북독립운동기념관에서 약식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했다.
 
   
▲ '경북사람이 펼친 항일투쟁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홈페이지
   
▲ 경북도청 '초일류 경상북도 자기 주인으로 산다는 것' 굿모닝 화공 특강 중 한희원 교수(2023.5.3) / 사진.경상북도

경북도는 한 관장의 과거 강연 중 역사 인식에 대해 최종적으로 문제 없다고 봤다. 경북도는 보도자료에서 "일부 지역 시민단체의 임명 철회 의견을 신임 관장에게 공유하고, 신임 관장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해 결격 사유가 없음을 확인해 임명한다"고 밝혔다. 

한 관장은 소명서에서 "비유를 위해 요시다 쇼인을 언급했다"며 "특정 역사관 고착된 역사학자가 아닌 주권국가 자주독립을 연구하는 실용적 국가안보법 학자로 자유대한민국이 꿈"이라고 답했다. 또 "미래지향적 제2의 항일운동과 실질적 자주 주권 독립운동을 위해 역사 사료를 보존하고 연구하는 걸 넘어 경영자나 사업가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논란이 된 것은 한 관장이 '미래지도자', '인재양성' 대중 강연 중 2차례에 걸쳐 일본 메이지유신을 언급하다가 쇼카손주쿠, 요시다 쇼인을 성공 사례로 들고, 이토 히로부미까지 언급한 내용이다. '쇼카손주쿠'는 일제강점기 조선 침략 정한론을 교육한 일본 사설학당 교육기관이다. '요시다 쇼인'은 해당 기관 설립자로 일본 우익 사상의 창설자로 알려졌다.
 
   
▲ 경북 안동시 임하면에 있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 사진.경북독립운동기념관
   
▲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내정자 임명 철회" 촉구(2023.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사회는 임명에 반발했다. "친일 사관"이라는 것이다. 역사 편향성을 가진 인물을 독립운동기념관장에 임명해선 안된다고 반대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까지 나섰다. 

임시정부 요인 차리석 선생 후손 차영조 선생 등 4명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지난 15일 이철우 지사를 항의 방문해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 지사는 "정한론자라고 확정할 수 없다"며 "임명을 철회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 지사는 후손들을 만난 지 나흘만에 한 교수를 관장에 최종 임명했다.
 
"이토 히로부미 존경하는 경북독립기념관장 웬말, 사퇴하라" 기자회견(2023.6.20) / 사진.안동시민연대
"이토 히로부미 존경하는 경북독립기념관장 웬말, 사퇴하라" 기자회견(2023.6.20) / 사진.안동시민연대

안동시민연대는 20일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독립운동 정신에 어긋난 관장 임명"이라며 "이 지사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며 한희원 관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헌택 안동시민연대 대표는 "한 교수가 임명되는 순간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라는 말을 '정한론의 소굴'이라고 바꿔야 한다"며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미화하는 곳으로 이름을 바꿔달라"고 비판했다. 또 "독립 선열들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우리들에게 따지며 통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희원 관장은 이날 시민단체와 면담에서 사퇴 촉구에 대해 "임명권은 나에게 없다.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친일 사관' 논란에 대해서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겠다. 지켜봐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경주와 다부동까지 망라해 엄청난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 "독립운동 개념을 호국까지 넓혀 많은 예산을 가져와 이 지사와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는 '한희원 관장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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