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횡단보도,약속 안지킨 그들"

평화뉴스
  • 입력 2006.03.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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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당 횡단보도 폐쇄 1년]...
“대구시.경찰, 횡단보도 복구 약속 1년째 저버려”
"횡단보도 아예 없거나 턱 높고 선 지워져...유명무실”


3월 18일. 대구 반월당네거리에 횡단보도가 사라졌다.
대구시는 “복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결국, 지하도 계단으로 다닐 수 없는 장애인들이 다시 ‘보행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빼앗긴 반월당에 횡단보도 오는가?'...한 참가자는 '걸어다닐 수 없으니 날아다녀야겠다'는 뜻으로 비행기 조종사가 쓰는 안경을 끼고 있다.
"빼앗긴 반월당에 횡단보도 오는가?"...한 참가자는 '걸어다닐 수 없으니 날아다녀야겠다"는 뜻으로 비행기 조종사가 쓰는 안경을 끼고 있다.


[대구DPI(장애인연맹)]과 [거리문화시민연대]를 비롯한 9개 단체는 오늘(3.17) 오후 반월당네거리 동아쇼핑 앞에서 집회를 갖고, ‘사라진 횡단보도의 복구’를 행정기관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해 3월 18일 반월당네거리 횡단보도를 폐쇄한 뒤, 5월 16일 대구시와 대구지방경찰청, 대구지하철건설본부가 이 횡단보도를 되살리거나 보존하겠다고 시민단체와 합의했다”면서, “그러나, 이들 기관이 1년이 지난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녹색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시가 시민들의 보행권조차 무시하는 구태행정의 과오를 범하고 있다”면서 “당초 약속대로 반월당 횡단보도를 하루 빨리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최근 봉산육거리와 반월당네거리, 두류네거리의 횡단보도를 조사한 결과, 봉산육거리는 횡단보도 선이 대부분 지워졌으며, 유신학원 앞 횡단보도는 보도턱을 낮추지 않아 휠체어가 다닐 수 없었고, 두류네거리는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폐쇄된 채 방치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는 지난 해, ‘교통 소통’과 ‘지하공간(메트로센터) 활성화’를 이유로 반월당네거리를 비롯해 대구지하철 2호선 구간에 있는 64개 횡단보도를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나, 장애인단체와 시민.환경단체의 반발이 잇따르자, ▲2호선 전구간의 횡단보도를 원칙적으로 보존하고, ▲반월당네거리 적십자병원과 대구학원 앞 횡단보도는 12M 폭으로 다시 살리거나 보존하는 한편, ▲봉산육거리와 두류네거리 횡단보도도 뒤로 조금 물리거나 엘리베이트를 개설하기로 시민단체와 합의했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서서 자기' 퍼포먼스...
'서서 자기' 퍼포먼스...
오늘 집회에서 [장애인지역공동체] 박명애 대표는 “사람이 제대로 다니지도 못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면서 “횡단보도가 돈이 된다면 대구시장이 이렇게 없애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대구시의 상업주의를 비난했다.

또,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 사무처장도, “약속을 저버린 대구시의 무책임한 행정 때문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대구시는 시민들이 반월당 횡단보도를 잊어주기만 바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오늘 집회에는, 대구DPI(장애인연맹)과 거리문화시민연대, 대구경실련과 장애인지역공동체,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흥사단,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본부를 비롯한 9개 단체 회원 3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반월당네거리를 지하계단으로 건너는게 너무 힘들어 쉬다 잠이 들 정도"라는 뜻으로 '서서 자기'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으며, "걸어다닐 수 없으니 날아다녀야 한다'며 비행기 조종사가 쓰는 안경을 끼고 나와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반월당네거리 횡단보도가 복구될 때까지 지속적인 시민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횡단보도 선이 지워진 유신학원 앞 / 턱이 높고 가로 막힌 대구학원 앞 횡단보도..(사진 제공. 대구DPI)
횡단보도 선이 지워진 유신학원 앞 / 턱이 높고 가로 막힌 대구학원 앞 횡단보도..(사진 제공. 대구DPI)


오늘 캠페인에는 장애인 10여명도 참가해 '보행권'을 주장했다.
오늘 캠페인에는 장애인 10여명도 참가해 '보행권'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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