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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맞은 기분, 그러나...”
[앞산터널] 문창식(대구환경운동연합)...
“첨예한 입장 차이, 그렇기 때문에 대화하자는 것 아닌가”
2006년 10월 10일 (화) 13:20:50 평화뉴스 pnnews@pn.or.kr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신뢰가 허물어질 때 대화는 더 이상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공전되기 마련이다. 김범일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시민단체와 대화에 나서자 대구시와 시민단체가 실로 8년 만에 대화의 테이블을 마련했다며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흔한 일이 대구에서는 왜 특별한 일이 되어 버렸을까? 시민단체는 사사건건 시책에 대해 비판만 일삼는 존재라는 잘못된 편견 때문에 상호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범일 시장과 시민단체 실무 책임자와의 만남은 이와 같이 그동안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여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앞산터널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보자는 실무부서의 제안이 시민단체에 전달되었을 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과 관이 머리를 맞대고 해답을 찾고자 노력하는 일은 대구 지역사회에서는 매우 드문 일일뿐 아니라 그러한 시도는 곧 지역사회의 무형의 자산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협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실무협의가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서로의 입장이 너무나 달라 ‘협의회’를 구성한다고 해서 그러한 입장이 바뀔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 실무담당자들은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여 협의회를 구성하기도 전에 미리 포기하는 실수는 하지 말자고 서로 격려하며 만남을 지속했다.

우리는 서로 내부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나누기도 하였다.
시 공무원 내부에서는 사업만 자꾸 지체될 뿐인데 아무 성과가 없을 일을 왜 하고 있느냐는 비판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했고, 시민단체 내부에서도 시민단체가 대구시에 발목이 잡혀 명분만 주고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내부의 지지를 받으면서 협의를 해도 힘든데 현실이 이러하니 실무 담당자들의 심적 부담은 얼마나 컸겠는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실무협의 내용은 외부로 알리지 않기로 상호 약속까지 했다.
실무 협의에 불과한 내용이 알려지면 협의회 구성 자체가 오히려 난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무리 실무적으로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대구시장의 결심이 있어야 효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섯 차례의 대화를 통해 팽팽한 입장의 상당부분을 상호 양보하며 실무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런데 시장에게 보고한 후 협의회를 구성하려는 순간에 대구시의회에서의 건설방재국장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이 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입장을 시민단체가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리고 대구시 또한 시민단체의 입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하자는 것 아닌가?

조해녕 전 시장처럼 시민단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결과 지난 2년간 대구시, 사업주, 시민단체, 지역주민은 심각한 갈등을 빚었고, 상호 불신만 키워 왔다.
지역 공동체 형성에 심각한 걸림돌만 되었다. 이제 그런 방식을 바꿀 때가 되었다. 대구시가 먼저 대화를 하자고 제안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 답변과정에서 주무국장으로서는 그런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이해한다.
그리고 발언 내용 또한 사업추진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지 협의회 구성을 위한 실무 합의 내용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래간만에 대구시와 시민단체가 소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시도의 가시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그러한 시도 자체가 대구사회로서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주무국장의 발언 파문으로 그러한 시도 자체가 무산된다면 대구시와 시민단체로서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신뢰는 한두 번의 만남으로 생기지 않는다.
‘직녀에게’ 라는 노랫말처럼,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 딛고 다시 대구시와 시민단체는 만나야 한다.

[시민사회 칼럼 84]
문창식(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이 글은, 2006년 9월 22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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