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동체FM, 벌써 두돌 됐어요"

평화뉴스
  • 입력 2007.08.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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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22) '2주년 특별방송'
문화공간 '하늘과 별이 보이는 희망공장'도 개관



성서지역의 소출력 라디오 방송 성서공동체FM이 개국 2돌을 맞았다.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 사람의 마음에 울림이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던 정수경 대표(44)와 5명의 PD, 9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만든 동네 방송 89.1 성서공동체FM.

SCN성서공동체 FM. 정수경(44) 대표.
SCN성서공동체 FM. 정수경(44) 대표.
이 라디오 방송은 1W의 작은 출력으로 반경 5㎞안에 있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비영리 라디오 방송으로 특히 날마다 하는 모국어 방송은 이 지역 공단 이주노동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 순간을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2년이 지났지만 그땐 너무 좋아서 서로 부둥켜안고 뛸 듯이 기뻐했죠.”

지난 2005년 5월, 성서하늘에 안테나를 세우고 자신들의 목소리가 처음 전파를 탔을 때를 정 대표는 기억한다.


또 2004년 12월 방송위원회로부터 소출력 라디오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날, 지난해 이맘 때 천여명이 찾아 축하해준 방송 개국 첫돌행사, 그리고 길을 가다 만난 주민이 “아 이상한 말 나오는 그 방송!”이라며 성서공동체FM을 알아봐 준 일. 모두 기억나는 순간이란다.

성서공동체 FM은 ▶손에 쥐는 노동자 시사, ▶노동자 작은 권리 찾기 상담실, ▶‘작업복에 희망을 싣고’와 같은 지역 노동자를 위한 프로그램과 ▶시끌벅적 우리동네 ▶주민발언대 ▶‘나도 DJ’ 동네 주민을 위한 참여 프로그램, ▶해아래 마을, ▶담장허무는 엄마들, ▶‘괄호 밖 세상’과 같은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 ▶달콤한 음악공간, ▶오후의 노래마을 ▶시가 있는 목요마을 ▶젊은 국악 FM ▶‘라디오 樂’과 같은 음악 프로그램과 ▶우리도 한국말 잘해요 ▶스리랑카, 중국,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칸, 네팔 이주방송 프로그램이 요일별로 편성돼 들을 수 있다.


'풀뿌리 시민운동상' 받은 <담장허무는 엄마들>..."내년 가을 동네 공원에 <도서관>도 문 열어요"

특히, 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이 못내 하지 못한 말을 풀어 놓는 ‘담장 허무는 엄마들’코너. 코너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담장엄마들은 올해 발간된 책으로도 유명하다. 책은 이미 처음 찍어낸 4천권이 모두 팔리고 천권을 더 찍었다. 이 사례는 2007 전국시민운동가대회에서 제5회 풀뿌리 시민운동 상까지 받았다.

또한 성서공동체 엄마들은 큰 일(?)을 벌이기도 하는데, 공원부지에 도서관을 만들게 된 것. ‘좋은 도서관만들기 성서공동체 엄마모임’은 지난해부터 동네 ‘장미공원’에 도서관을 짓기 위해 설계도면까지 직접 그려 달서구청에 제안했다. 그 결과 내년 가을에 준공에 들어간다. 이 도서관은 일반열람실과 장애인열람실을 함께 쓰도록 한 엄마들의 입김(?)이 반영됐다.

오는 22일 정식개국 2년을 맞아 성서공동체FM 특별방송을 편성했다. 이날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각각 2명의 공동 MC(김효경.조형식)과, 애청자, 자원봉사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2주년 특별방송을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또 많은 사람들의 축하멘트와 이은희 DJ의 특집 음악방송도 이어진다. 또한 '마이크로 담장을 허무는 엄마들' 다큐멘터리도 들을 수 있다. 성서지역에서는 FM 89.1, 다른 지역에서는 성서공동체FM 인터넷 사이트에서(www.scnfm.or.kr) 실시간 방송된다.

방송국 옥상 '희망공장' 공사가 한창이다.
방송국 옥상 '희망공장' 공사가 한창이다.
또, 오는 25일에는 방송국 옥상에 열린 문화공간 ‘하늘과 별이 보이는 희망공장(이하 희망공장)’ 개관식도 연다. 이날 행사는 풍물길놀이, 스리랑카 밴드, 좋은 친구들, 난타공연이 이어지고 동네 예술가들도 나와 공연한다.

정수경 대표는 희망공장 개관에 대해 “영세민, 한국 노동자, 이주 노동자 모두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문화를 통해 희망을 만들고 싶었다”며 “희망공장은 영화상영, 공연, 회식등 어떤 행사도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야외방송도 할 계획이어서 성서공동체FM 제2방송국이 된다.


희망공장에서는 다음달 파키스탄 영화를 상영(9.8,19)하고 ‘이주노동자 영화제(9.15-16)’도 열린다.

성서공동체FM 개국 2년. 남은 과제도 있다.
내년 2월까지 정해진 시범사업기간 그 후로는 방송위원회에서 지원금을 받게 될 지 장담할 수 없다. 또 다달이 모아지는 후원금이 있긴 하지만 ‘재정 자립도’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 9월에는 청취권을 넓히기 위한 안테나 보강공사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대표가 고민하는 더 큰 문제는 “어떻게 청취자들과 소통하느냐”하는 것.
정 대표는 이 고민을 안고 ‘애청자클럽’을 만들고 지금의 코너를 더 탄탄하게 ‘컨텐츠’를 개발해 가을에 새롭게 편성할 계획이다. 또한 ‘정말 괜찮은 음악방송’을 만들고 싶어 공부중이란다.

“공동체라디오의 컨텐츠는 지역주민들에게 어떻게 뿌리내리느냐에 달려있어요. 사회 소수자인 외국인 노동자에 마이크를 열어 주는 것. 기성 언론들에겐 어찌 보면 힘든 일이겠죠.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성서공동체FM은 운과 복이 함께 굴러왔다고 생각해요.”

작지만 단단하다. 성서공동체FM의 힘,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글쎄요. 90명의 자원봉사자, 학교에서 노동운동하며 지금껏 알고 지낸 우리 5명의 PD. 모두 개국공신이죠. 자원봉사자가 자주 바뀌긴 했지만 마음고생 시킨 사람 없이 전부 좋은 분이셨어요. 90명의 자원봉사자와 후원회원. 이들이 말없이 성서공동체FM을 함께 이끌어준 힘이겠지.

정 대표는 다음달 8일 이들을 위해 ‘하늘과 별이 보이는 희망공장’에서 잔치를 벌인다. 이날은 처음으로 공개 생방송도 진행되고, 판소리 공연판도 벌여진다. 특히, 이 날은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고생한 PD, 리포터에게 상을 주기로 했는데, 미리 붙여본 상 이름도 재밌다. ‘모르면 간첩상’.

무덥던 하루, 성서하늘에 낮은 구름이 지나간다. 어느덧 하늘 공장에 별이 하나둘 뜬다. 이제 이곳은 어느 이주 노동자의 생일상이 차려지기도 하고 이름 모를 동네 예술가의 무대가 될 것이다. ‘희망 공장’ 창문으로 바라본 달이 밝다.

글.사진 평화뉴스 오현주 기자 pnnews@pn.or.kr / uterine@nate.com



SCN성서공동체FM(http://www.scnfm.or.kr)
SCN성서공동체FM(http://www.scnfm.or.kr)









8월 22일 수요일 개국 2주년 특별방송



1부 : 12:00-13:00
축하멘트와 음악
성서공동체 FM 애청자를 만나다.

2부 : 13:00-14:00
축하멘트와 음악
성서공동체 FM 자원 봉사자를 만나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3부: 14:00-15:00
음악상상 이은희 DJ 개국 특집 음악방송

4부: 15:00-16:00
<마이크로 담장을 허무는 엄마들> 다큐멘터리 방송

8월25일 성서공동체 FM 열린 문화공간 '하늘과 별이 보이는 희망공장' 개관식


일시: 2007년 8월 25일 토요일 오후 7:00
장소: 성서공동체 FM 옥상 '하늘과 별이 보이는 희망공장'
행사내용:
-풍물길놀이
-스리랑카 밴드공연
-좋은친구들 공연
-우리동네 예술가들 공연
-관객과 함께하는 난타공연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9월 8일 개국 2주년 기념 자원봉사자와 후원회원을 위한 잔치 '성서공동체 FM'날


잔치 일: 2007년 9월 8일. 토요일 저녁 6:30분
잔치 장소: 성서공동체 FM 열린 문화 공간 ‘하늘과 별이 보이는 희망공장’
잔치 사회: 구미경(야! 3시다 신나는 라디오 전 MC) 이은희(음악상상 DJ)
잔치 상 :
-BOK 판소리 공연
-관객과 함께 하는 공개 생방송
(신나는 음악열차 전 DJ 이은희, 라디오 락 DJ 송성한, 인도네시아방송 DJ 아구스)
-시상식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상식)
-영상보기
-자유로운 음주 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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