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기자들.."일이 손에 안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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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영남.대구일보, 올들어 평기자 10여명 퇴사.."구조조정.인사.처우 문제"

올들어 대구지역 일간신문 기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면서 편집국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특히, 개인의 장래를 위해 '더 좋은 곳'으로 떠난 기자는 눈에 띄지 않고, 대부분 구조조정이나 인사.처우 문제로 떠나 남은 사람들의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대구일보에는 올들어 10여명의 기자들이 회사를 떠났다.

매일.영남, '구조조정.인사'

매일신문은 지난 1월과 2월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40여명이 '명예퇴직'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는데, 이 가운데 K기자와 L기자를 포함해 '차장급 이하' 편집국 기자 4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취재와 편집, 교열을 맡고 있다 구조조정 칼바람을 맞고 '대기발령'과 '명예퇴직' 수순을 밟았다.

영남일보도 올들어 2월까지 편집국 C기자와 L기자가 잇따라 사직서를 냈다. 이들 모두 10년이상 영남일보에서 근무한 중견기자로, 개인의 사정과 함께 회사에 대한 불만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일보, 8명 퇴사.."회사 문제"

대구일보는 무려 8명이 떠났다. 특히, 올 1월에 나간 L기자를 빼고는 나머지 7명이 모두 2월 말부터 최근 일주일 사이에 회사를 그만뒀다. 이들 모두 5년차 이하 젊은 기자들로,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자도 2명이나 포함됐다. 또, 올들어 퇴사한 8명 기자 가운데 2명을 빼고는 모두 '사회부' 소속이다.

최근 대구일보를 그만 둔 한 기자는 "개인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하나 같이 '회사 문제' 때문에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한 마디로 배울 게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았다"며 "기자로서 계속 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저임금과 처우, 회사 인적구조, 인사, 해마다 다시 써야하는 고용계약, 모든 게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마구 잘랐으니..."

이처럼 많은 기자들이 회사들을 떠나면서 편집국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매일신문 한 기자는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구조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회사가 어렵다니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은 이해하지만, 많은 동료들이 잘려나가는데 노조가 너무 무기력하게 당했다"면서 "그나마 '나갈 사람'이 나갔으면 좀 덜할 텐데, 이유도 모른 채 한창 일할 사람들까지 마구 잘랐으니 남은 사람들에게 무슨 생각이 들겠냐"고 말했다.

또, "요즘 매일신문 기사를 보면 사기 떨어진 게 확실히 눈에 띈다"며 "기자들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고 편집국 분위기도 어수선한 게...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일 할 맛이 나겠냐"며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 문제, 나아질 기미는?

영남일보 한 기자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 살 길 찾아가면 축하도 해주고 응원도 하겠지만, 10년 넘게 일한 그 선배들이 그만두는 걸 보면 안타까울 뿐"이라며 "회사에도 문제가 있지만 나아질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 게 더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영남일보의 다른 기자도, "가뜩이나 적은 인력에, 회사 사정 어렵다고 사람 빠져나가도 충원도 되지 않고...기자들 사기는 떨어지고 일할 맛도 안나고...솔직히 그만두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일보 편집국 한 간부는 "회사의 근본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이 뭣 때문에 그만두는 지 잘 알고, 그런 문제를 해결할려고 얘기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며 "같이 해보자고 기자들을 설득했지만 근본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니..."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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