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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짓돈' 논란, "기초의회 업무추진비 공개를"
남구 김현철 의장, 서구 장태수 의원 자발적 공개...다른 의회 움직임 없어
2011년 09월 20일 (화) 08:58:39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대구지역 일부 기초의회 의장단이 업무추진비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기초의회도 의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구의회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매 분기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의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 8개 기초의회 가운데 의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하고 있는 곳은 남구의회가 유일하다. 비슷한 사례로는 서구의회 장태수 사회도시위원장이 개인 블로그에 매달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 남구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1년도 2/4분기 의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단위 / 천원)  / 자료. 남구의회 홈페이지

2011년도 대구지역 8개 기초의회 의장단의 한 달 업무추진비는 각각 의장 190~220만원, 부의장 85~105만원, 상임위원장 55~75만원, 예결특위원장 65~75만원(4~6개월)으로, 1년 간 모두 5억1,14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남구 김현철 의장, 서구 장태수 의원 공개...다른 의회 움직임 없어

이처럼 적지 않은 예산이 업무추진비로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정보공개를 청구하지 않는 이상 의원들이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남구의회 김현철 의장과 서구의회 장태수 사회도시위원장을 제외하면 대구지역 기초의회 의장단 가운데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에 대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구의회 설동길 의장은 "다른 의회에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하는지 몰랐다"며 "만약 공개한다면 행위의 제한을 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원들 대부분 이 문제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구의회 이차수 의장은 "공식적으로 홈페이지에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요청이 들어오면 언제든지 공개하고 있다"며 "굳이 자발적으로 공개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동구의회 황순규(민주노동당) 의원과 수성구의회 김성년(진보신당) 의원, 달서구의회 이유경(민주당) 의원도 "의회 차원에서 업무추진비 공개에 대한 논의나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규정대로 사용 어렵고, 대부분 식대, 술값...비난 살 수 있어 공개 꺼려해"

의원들이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를 꺼려하는 이유는 사용할 수 있는 폭이 좁아 일부 규정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뿐더러 식대나 술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 공개하더라도 비판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원들도 나중에 의장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에 대해 입을 굳게 닫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의회 장태수 사회도시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업무추진비를 규정대로 사용하기가 매우 어렵고, 규정대로 사용한 뒤 공개하더라도 식비와 술값이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비난을 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대부분 공개를 꺼려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들도 추후에 의장단으로 선출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제 무덤 파는 격이 될 수도 있어 업무추진비 공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장태수 위원장이 지난 2004년 '서구의원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지만 해당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한 채 보류되다가 결국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된 적이 있다. 의원들이 업무추진비 공개를 꺼려하는 단적인 예를 보여준 사례였다.

"의정활동의 투명성과 신뢰도 높이기 위한 업무추진비 공개 바람직"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구의회 김현철 의장과 서구의회 장태수 사회도시위원장이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까닭은 그동안 쌈짓돈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업무추진비 사용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 (왼쪽) 김현철 의장 / (오른쪽) 장태수 의원
남구의회 김현철 의장은 "그동안 의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불투명하고, 쌈짓돈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며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사용하는데 있어 떳떳해지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본다"며 "이 제도가 점차 정착되면 다른 의회도 자연스럽게 공개하는 추세로 바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구의회 장태수 사회도시위원장도 "규정대로 사용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의정활동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개를 하고보니 나도 모르게 돈을 아끼게 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의장, 의회 홈페이지 포괄적 공개...장태수 의원, 개인 블로그 구체적 공개

그러나 김현철 의장과 장태수 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김현철 의장의 경우 의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의회 홈페이지에 사용내역을 공개하는 반면, 장태수 위원장은 개인적 차원에서 블로그에만 공개를 하고 있다. 세부집행내역의 경우에도 김현철 의장은 사용일시와 금액, 간단한 내역만 공개하고 있는 반면, 장태수 위원장은 사용일시와 장소, 참석자, 취지, 금액을 비롯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 남구의회 김현철 의장의 2011년도 2/4분기 업무추진비 세부집행내역 (단위 / 천원) / 자료. 남구의회 홈페이지

   
▲ 서구의회 장태수 의원이 개인 블로그에 공개한 2011년도 7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 자료. 장태수 의원 블로그

이에 대해 서구의회 장태수 위원장은 "보다 투명하게 사용내역을 공개하기 위함"이라며 "주민들의 오해가 없도록 사용 취지와 참석자, 장소, 금액을 비롯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남구의회 김현철 의장은 "세부집행내역을 구체적으로 구분해 기록하는 방법도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의회사무국 직원이 맡아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세부내역까지 기록하도록 요구하면 공무원 입장에서는 일이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 된 다음 타시도의 선례를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수정하고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의회, 본 받을만한 사례", "의정활동 견제와 감시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대구지역 진보성향 기초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도 기초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 공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동구의회 황순규(민주노동당) 의원은 "기초의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가운데 쌈짓돈으로 불리는 업무추진비에 관한 의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의정활동에 대한 견제와 감시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수성구의회 김성년(진보신당) 의원은 "다른 예산의 경우 지정된 사업과 용도에 맞게 쓰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업무추진비는 사용 범위만 제한하고 있을 뿐 별다른 규정이 없다"며 "같은 상임위 의원들조차 위원장이 업무추진비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정활동의 투명성을 위해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 박인규 사무처장은 "남구의회 김현철 의장과 서구의회 장태수 의원의 사례는 본받을 만하다"며 "기초의회 의장단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는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어렵겠지만 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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