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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의회, 6년 동안 한번도 울리지 않은 '신문고'
<민의의 징> 찾기 힘들고 홍보도 안돼...시민단체 "전시 행정" / 의회 "장소 변경"
2013년 03월 26일 (화) 08:46:36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동구의회가 설치한 신문고 성격의 '민의의 징'(2013.3.2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동구의회가 설치한 신문고 성격의 '민의의 징'이 6년 동안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동구의회는 지난 2007년 주민 고충과 억울한 사연, 건설적 제안을 경청하고 의정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대구광역시 동구의회 민의의 징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조례를 제정하고 동구청 5층 의회 복도에 신문고 역할을 하는 '민의의 징'을 설치했다. '민의의 징'을 통해 진정이나 탄원이 접수되면 의회 사무국이 분야별로 분류해 의회나 구청 관련부서로 넘겨 처리결과를 당사자에게 통보하기로 했다. 이 징은 2007년 말 무형문화재 장인이 만들어 의회에 기부했다

특히, 동구의회는 2007년 3천76만원이던 의정비를 2008년도에 12.4%(4백35만원) 인상하는 근거 중 하나로 이 조례와 징을 내세우기도 했다. 당시, 대구 8개 구.군의회 중 동구만 유일하게 의정비를 두 자리 수 인상했다. 그러나, 2007년부터 2013년 3월 현재까지 6년 동안 징은 단 한 차례도 울리지 않았다.

   
▲ 1층에 있는 동구청 '종합민원봉사실'(2013.3.2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구청 '종합민원봉사실'은 1층에 있으나 민의의 징은 주민 발길이 뜸한 의회 5층 복도에 설치돼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또, 구청과 의회 건물 어디에도 '민의의 징' 표지판이나 설명문이 없다. 더군다나, 의회와 구청 홈페이지에 각종 민원 접수 코너가 마련돼 있어 이 조례 제정을 무색케 한다.

25일 낮, 의회에 진정을 넣기 위해 동구청을 찾은 효목동 주민 송모(33.직장인)씨는 1층에서 징을 찾아 헤매다 발걸음을 돌렸다. 송씨는 "의회에 직접 진정을 넣기 위해 왔지만, 30분째 찾아도 도대체 어디에 징이 있는 지 모르겠다.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싶으면 징을 설치하는 것보다 의원들이 직접 길거리에 나오는 것이 빠를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같은 성격의 '민의의 북소리-신문고'를 설치한 인천광역시 동구의회는 주민들 출입이 많은 의회 현관 1층에 '신문고'를 설치했다. 또, 주민 요구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중복 민원을 걸러내기 위해 구청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0년 설치 이후 지금까지 민원과 진정 5건을 처리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보여주기 조례 제정에 전형적 전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박인규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6년 동안 실효성이 없으면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아무 대책 없이 조례를 방치했다"며 "조선시대 신문고보다 못한 민원처리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21세기 대한민국에 징으로 주민의 소리를 듣겠다는 사고방식이 황당하다"며 "차라리 민의의 징을 철수하고 1층 종합민원봉사실 앞에 전자 신문고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 5층 동구의회 복도 앞에 설치된 '민의의 징'(2013.3.2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구의회는 "징은 상징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강대식 의장은 "주민들이 민원을 하기 위해 의회를 찾아도 바로 사무실로 들어오지 징을 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징만 울리지 않았을 뿐 실제로 민원 처리는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왕 조례를 제정하고 징도 기부 받았으니 주민들이 이용하기 쉽게 1층 로비나 사람들 눈에 징이 잘 띄는 곳으로 장소를 변경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겠다. 조례 제정 목적에 맞도록 집행부와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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