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비자들도 '옥시' 제품 불매운동 선언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05.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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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전국 239명·TK 9명 숨져...소비자연대 등 "생명 앗은 기업, 구매·판매 중단"


대구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옥시' 제품(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옥시' 제품(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39명'

원인미상이라는 이유로 국가, 기업 모두 손을 놓은 사이 수 백여명이 숨졌다.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라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5년간 정부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검찰 수사와 불매운동이 전개되자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기업 오너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늦은 반성이었다.  

김덕종(구미)씨는 원인미상 폐질환으로 2009년 4살 아들을 잃었다. 권민정(대구)씨는 2005년 임신 8개월째 원인미상 장기손상으로 아이를 보냈다. 이듬해 태어난 아이도 123일만에 목숨을 잃었다. 모두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희생이다. 가습기 세균을 막는 '가습기살균제'로 숨진 국내 희생자는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239명에 이른다. 대구경북에서도 33명의 피해자와 9명이 희생됐다. 24명은 투병 중이다.
  
'옥시 out'...옥시 제품을 버리고 밟는 시민들(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옥시 out'...옥시 제품을 버리고 밟는 시민들(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가습기살균제로 국내에서만 수 백여명 희생자를 낸 다국적기업 '옥시 레킷 벤키저(Oxy Reckitt Benkiser)'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소비자들도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4일 대구 북구 홈플러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유아와 산모 목숨을 앗아간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쳐 살인기업을 심판하자"며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빅3 마트도 옥시제품 판매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구 빅3 마트 앞 옥시 구매·판매 중단 1인 시위, 마트 내 게릴라 시위, 옥시 제품 버리기 인증샷, 옥시 불매 페이스북 운영을 한다.   

대구 홈플러스 앞에서 열린 옥시제품 불매운동 기자회견(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홈플러스 앞에서 열린 옥시제품 불매운동 기자회견(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가습기살균제 사망자는 239명이고 추정치는 수 십만명"이라며 "이 가운데 70%가 옥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태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원인이 밝혀진 5년간 정부가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린 것"이라며 "특히 일부 대학교수들과 로펌 김앤장은 제조사 요구에 따른 연구와 법률지원을 통해 원인을 숨기고 책임을 떠넘기는데 일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5년 만에 기자회견 단상에선 옥시 대표의 형식적 사과와 100억 기금은 피해자를 등급 매겨 값싼 면죄부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유가족과 함께 옥시 에 진정성 있는 손해배상과 국내사업 자진 철수를 촉구한다"며 "검찰도 수사역량을 집중해 제조와 판매경위 등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불매운동' 목록에 오른 '옥시' 제품들(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불매운동' 목록에 오른 '옥시' 제품들(2016.5.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어 "정부는 이 사태를 계기로 미국·영국·캐나다 등에서 시행하는 '소비자집단소송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가해자 행위가 악의적이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도록해 반사회적 사건을 미리 막고, 차후 발생할 피해자도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지역 소비자들과 대구시, 대구지역 공공기관, 약국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빅3 마트 등 대형활인점들은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에서 옥시 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만큼 지역사회에서도 힘을 모아 살인기업을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국내 '가습기살균제' 피해 현황표 / 자료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국내 '가습기살균제' 피해 현황표 / 자료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정현수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진정성 없는 면피용 기자회견 대신 손해배상과 사업철수가 없는 한 불매운동은 계속된다"며 "생존을 위협한 다국적기업에게 소비자의 무서움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명을 경시한 기업 제품은 사지도 팔지도 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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