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노사, 잠정합의 '파업 철회'..."외주화, 일단은 연기"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1.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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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회의 30일 저녁 타결→12.1일 파업 철회, 정상운행
3호선 운행관리원 외주화, 교통공사 "일방 추진 안해"
교대근무제 전환 내년 재논의, 처우개선 등 추후 협의
노조 "한계 아쉬워, 비용절감보다 안전 돌아보는 계기"


대구지하철 노사가 파업 하루를 앞둔 30일 저녁 협상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동조합은 협상 결렬 시 오는 1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협상이 타결돼 파업을 철회했다. 대구지하철 노동자들이 정상 근무를 하기로 하면서 대구지하철은 정상 운행될 예정이다. 
 
   
▲ 대구지하철노조의 파업 돌입 선언 기자회견(2022.11.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대구지하철 3호선 칠곡경대병원역(2022.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하철 노사는 30일 오후 2시부터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중재로 최종 조정회의에 들어갔다. 5시간 넘게 협상을 벌였지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지하철노동조합(위원장 윤기륜)의 요구사항에 대해 대구교통공사(사장 김기혁)가 거부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노조는 ▲대구지하철 3호선 정규직 운행관리원에 대한 외주화 등 구조조정안을 통한 민영화 철회 ▲일터 안전 ▲현행 21주기 교대근무제→서울, 부산, 인천과 같은 4일~8일 주기로 개선, 쉴 권리 보장 ▲안전운행을 위해 기관사와 운행관리원 대기율 확대(인력 충원) ▲공무직 차별 처우 개선과 평가급 지급 등 모두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일부터 파업을 예고했다. 

쟁점은 교대근무제와 운행관리원 외주화다. 기존의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전환해 쉴권리와 안전을 보장하라는 게 노조 요구다. 모노레일 3호선 운행관리원을 공사에서 외주 직원으로 전환하는 것 역시 시민 안전과 노동 조건을 위협하는 것으로 철회하라고 제안했다. 사측은 많은 예산과 인력이 든다며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1개조 추가 시 추가 인력 542명, 약 318억원 연간 인건비가 들어 시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인원 확보 없이 교대근무제를 변경할 경우 안전 사고 우려도 내비췄다.  

오후 7시가 넘어가면서 지노위가 조정안을 냈고 노사가 오후 7시 30분 막판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홍준표 시장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출범한 대구교통공사 본사(2022.11.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표 시장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출범한 대구교통공사 본사(2022.11.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잠정 합의안을 보면 ▲3호선 102명 운행관리원 외주민영화, 구조조정안에 대해 대구교통공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가 마지막까지 '민영화 철회'를 명문화시키려 했지만 공사 측은 일단 연기하는 선까지만 물러났다. 완전히 철회하지 않았지만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합의안에 포함된 셈이다. ▲교대근무제의 경우에는 노사 동수로 구성된 '노사공동협의체'를 꾸려 매달 1회 정례적으로 운영하고 문제점이 없다면 오는 2023년 7월 시범실시를 결정하기로 했다. 4조 2교대에 대한 시행 여부를 협의체에서 논의해보고 추후에 결정한다는 것이다. ▲공무직 평가급 지급은 합의안에는 담지 않았지만 구두로 약속했다. 구체적 방법과 금액, 시기는 추후 실무교섭에서 합의하기로 했다. ▲운행관리원 기관사 대기율 등 '처우개선' 역시 추후 합의하기로 했다. 
 
윤기륜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의 총파업 선언(2022.11.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윤기륜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의 총파업 선언(2022.11.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조는 지난 2005년 이후 16년 만에 파업을 예고했지만 극적 협상으로 파업을 철회했다. 그러면서 오는 1일 파업 출정식을 여는 대신 이날 오전 10시 월배차량기지에서 파업 보고대회를 열기로 했다. 

윤기륜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은 "교대근무제와 근무환경 개선 관련 합의에 구체적 내용을 담아 내지 못한 한계가 있어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공사가 비용 절감 논리에 앞서 시민 안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합의안도 충실히 이행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지난 24일 "대구지하철 민주노총만 파업을 한다"며 "철저하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도록 하겠다. 불법은 용납치 않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비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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