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들, 절박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금 / "교육 외적인 문제에 공약 남발...보통의 학교, 교육현장에 고민을"


교육감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교육감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교육감 선거는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이나 학부모들은 교육감의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 하다.  자치단체장 선거를 비롯한 대형 선거에 묻힌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누가 교육감이 되더라도 교육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체념 탓이 더 클 것이다.

후보들은 공약 남발, 유권자들은 냉소만

 후보로 나서는 사람들은 누구나 잘 하겠다고 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 이런 제도도 만들고, 저런 정책도 실천하고, 이것도 건립하고 저것도 유치할 것이라고 한다. 예비 후보들은  갖가지 약속들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관심 끌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교육에 대한 진정한 고민을 엿보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교육자체가 아닌 교육외적인 문제에 대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 또한 큰 고민 없이 이런 저런 약속들을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니 예비후보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이 교육감 선거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때로는 냉소를 보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 미성년의 아이들이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들을 배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아이들의 공부와 아이들의 교육을 방해하는 갖가지 장애물들에 대한 절박한 인식이 보이지 않는다.  특별한 학교에서가 아닌 유권자들의  아이들이 다니는 보통의 학교에서, 인터넷 수업이나 방과 후 수업이 아닌 정규 수업시간에 어떻게 진정한 교육, 질 높은 교육이 일어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야 한다.

 현재 우리교육행정을 보면 온갖 좋은 제도로 넘쳐나고 있다. 문제는 교육을 위한 어떤 좋은 제도도 학교 현장에 들어오면 교육을 방해하는 온갖 잡무로 변질되고 마는 역연금술의 행정이 수십년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거는 새로운 갖가지 제도는 학교 현장에 수많은 잡무와 부담을 발생시킬 뿐이다. 왜 현장이 이렇게 되고 마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갖가지 제도 도입 약속에 유권자들은 냉소만 보일 뿐이다. 

슬로건 넘치는 선거, 거들떠 보지 않는 '교육현장'

교육감 후보들이 갖가지 슬로건을 앞세우고 있지만 우리 교육현장에는 이미 슬로건이 차고 넘친다. 문제는 말 따로, 현장 따로인 것이 문제이다. 창의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한다고 말은 해도 창의력과 전혀 관계없는 교육이 계속되고 있고, 세계시민을 만들겠다고 슬로건을 걸어도 그저 슬로건에 불과할 뿐이다. 교육과정의 목표가 있어도 교육현장에서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민주시민 교육을 한다고 하면서 학교에 민주주의가 없다. 자율학습에 자율이 없는 것처럼 . 말이 그렇지 뜻이 그렇지 않은 '말 따로 실제 따로' 인 행정이 지독하게도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화려한 슬로건 몇 개를 내 건다 한들 누구하나 관심 기울일 리가 없다.

 우리 교육의 또다른 문제는 우리 교육 행정이 교육현장에 있지 않고 문서와 공문에 있다는 점이다. 교육청 업무는 매우 바쁘고, 교사도 매우 바쁘다. 문제는 교육청과 학교현장의 업무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저 행정체계 유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그 많은 공문과 보고와 행정절차가 아이들의 교육의 질을 향상 시키는데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교육감 후보들은 슬로건이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약이 아니라 정말 교육에 대한 절실한 고민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아이들의 교육을 진정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거침없이 드러내야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지키거나 혹은 해나가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진솔하게 말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교육에 대한 교육감 후보의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을 것이고 교육감 선거에 유권자들이 한가닥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의 관심속에 교육에 대한 진솔한 고민들을 털어놓고 교육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고]
김정금 / 대구참교육학부모회 정책실장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