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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대~한민국”은 괜찮나?
[김윤상 칼럼] "월드컵, 4대강, 법인화 속의 이기주의를 경계한다"
2010년 06월 20일 (일) 16:24:30 평화뉴스 pnnews@pn.or.kr

월드컵 축구 열기가 뜨겁다. 온 국민이 대표팀의 선전에 즐거워하고 분패를 아쉬워한다. 모래알 같이 흩어진 민심이 하나로 모여 연대의식을 형성한다. 아르헨티나에게 대패했지만 "괜찮아, 대~한민국"하면서 서로 위로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내 안의 이기주의

그런데 느닷없는 질문을 하나 해 보자. 왜들 열심히 응원을 하는 걸까? 물론 그 답은,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은 곧 내가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이상하질 않나? 평소의 우리는 전체의 이익에는 관심이 적고 나 개인, 내 가족이 잘 되길 더 바라지 않나?

예를 들어보자. 대구시장, 경북도지사는 4대강 사업을 환영한다. 심지어 전남지사까지 환영한다. 왜 그럴까? 4대강 사업이 “백년대계”를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에 환영하나? 그건 아닌 것 같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쪽에서 내세우는 사업의 효과는 홍수 대비, 물 부족 해소, 수질 개선,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런 효과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다. 종교단체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반론의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반론을 진지하게 검토했다는 흔적은 없다. 다 알고 있듯이, 단체장들이 환영하는 이유는 사업을 통해 자기 지역에 떡고물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떡인지는 몰라도, 설사 악마를 위한 떡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떡고물을 챙길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백년대계? 떡고물만 챙기면 그만

정치인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지성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의 총장은 어떨까? 18일에 치러진 경북대 총장선거의 중요 쟁점 중 하나가 국립대 법인화였다. 국립대 법인화란 정부 축소와 시장 확대라는 흐름 속에서 국립대의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다.

초기에 법인화를 지지하던 후보도 학내 여론이 부정적이라고 생각되자 막바지에 공약을 바꿨다. 그러나 누구든 일단 총장이 되고나면 법인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말 잘 듣는 대학에 상당한 당근을 제공한다고 하면, 총장들은 그것이 교육의 “백년대계”에 부합하건 말건 늘 순응해 왔기 때문이다.

지자체장과 총장의 태도는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은 곧 내가 잘 되는 것”이라는 생각과 조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망해도 내게 더 이익이 되면 그만이라는 데 더 가깝다. 이런 사정을 아는 정부는 떡고물로 지자체와 대학을 조종한다.

물론 변명도 있다. 지자체장이나 총장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속 지자체와 대학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면 집단을 위해서라는 명분은 그대로 인정해도 좋은가? 그게 바로 집단이기주의가 아닌가? ‘집단을 위해서라’라는 명분은 집단 구성원에 대해서만 변명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성인(聖人)도 월드컵 축구 응원할까?

모든 생물이 그렇듯이 사람도 생존 극대화가 기본적인 관심사다. 그러나 인격이 높아지면서 타인과 공동체를 점점 더 배려하게 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배려의 미덕을 갖춘 사람도 집단의 일원이 되면 이기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집단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이기심을 포장해주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이 명분이 정당하려면 적어도 전체를 해롭게 하지 않는 동시에 다른 집단에도 손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월드컵 축구 응원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응원은 기본적으로 동일시라는 심리기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즉 대표팀을 나라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응원은 곧 나를 위한 것이다. 이기주의의 단위가 국가가 되면 ‘애국심’으로 높임을 받기까지 하지만, 열광적인 스포츠팬일수록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예수는 이스라엘이 축구에서 이기면 뛸 듯이 기뻐할까? 석가모니는? 아닐 것이다. 이런 성인들은 개별 국가의 승패에 대해서가 아니라 월드컵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인류의 수준을 높일 경우에만 기뻐할 것이다. 월드컵 축구와 같은 평화적(?) 경쟁이 총칼로 하는 실전을 막는 효과가 있을까? 아니면 민족주의를 부추겨 오히려 평화의 적이 될까?

* 한 마디는 하고 글을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성인이 아니니까 응원도 하고 승패에 따라 희비를 함께하는 것은 물론 괜찮겠지요. 다만, 애국심으로 포장된 이기주의를 경계하고 응원이 차별과 배제, 심지어는 증오에 이르지 않도록 한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입니다.


   





[김윤상 칼럼 30]
김윤상 /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sk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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