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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와 무상급식
[김윤상 칼럼] "눈앞의 승리보다 '나만주의' 극복이 더 중요하다"
2010년 05월 16일 (일) 19:39:55 평화뉴스 pnnews@pn.or.kr

불과 1년 전 4.29 보선에서 보수 성향의 표심이 이명박 정권에 등을 돌리자 보수 진영이 한숨을 지었다. 그런데 사실상 현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할 수 있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진보 진영의 앞길은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진보는 기존 질서를 바꾸려고 한다. 현실에 적응해서 살 수밖에 없는 평범한 국민은 진보가 부담스럽다. 판을 바꾸면 새로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념적으로 진보도 보수도 아니지만 결국 보수 진영에 표를 던지게 된다.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 성향을 띄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천안함 침몰 사태처럼 무언가 불안한 상황이 조성되면 보수 지지도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실 진보와 보수의 구성을 보면

추구하는 이념에 따라 사람의 태도를 흔히 좌/우로 분류한다. 좌파는 평등, 분배, 복지, 사회연대, 큰 정부를 추구하는 반면 우파는 자유, 성장, 시장, 자기책임, 작은 정부를 추구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우리나라처럼 오랜 세월 우파가 지배한 사회에서 보수는 곧 우파로 연결된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라면 우리와 반대로 좌파가 보수다.

이념 아닌 다른 기준에 의해서도 사람의 태도를 분류할 수 있다. 그 중 ‘너도주의’와 ‘나만주의’에 주목하고 싶다. 너도주의란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한다는 입장이다. 너와 나의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한다는 역지사지의 원리, 공평의 원리라고도 할 수 있다.

반면 나만주의는 나에게 이익이 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 입장이다. 나에게 적용하는 기준과 남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달라도 상관없다. 역풍보다 이익이 크다면 반칙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론상으로는 이타적인 ‘너만주의’도 가능하지만 무시해도 좋을 만큼 비중이 작지 않을까?)

진정한 진보와 보수는 너도주의와 통한다. 하지만 현실에는 나만주의가 만연해 있다. 진보 쪽에는 무임승차를 바라고 남에게 의존하려는 사람이, 그리고 보수 쪽에는 승자 독식을 원하고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관계를 표로 나타내 보자.

진보와 보수의 구성
   

무상급식 화두와 지방선거

현재 인류의 수준은 대체로 나만주의에 가깝지 않을까? 누구나 나만주의를 비판하지만 자신의 나만주의에는 관대하고 상대의 나만주의에는 매섭다. 이성으로 견해차를 해소하지 않고 적대와 증오로 치닫는다. 서로 상대 진영의 나만주의를 공격하여 표를 구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무상급식이 화두가 되어 있다. 학교 급식을 교육의 한 방법이라는 각도에서 바라본다면 이념과 무관한 화두이기도 한데, 보수 진영에서는 반대한다. 무상급식 공약은 나만주의에 영합하려는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고 싶어 한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무상급식에 찬성이다. 무상급식에 반대하면 차별과 배제의 승자 독식이라고 비판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오랫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진보로 분류되어온 분이 서울 교육감에 출마하면서 무상급식 반대 공약을 냈다. 젊어서부터 필자가 잘 아는 분이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직접 해명을 듣지는 않았지만,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나만주의는 곤란하다는 소신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싶다.

나만주의 극복이 선거 승리보다 근본

우리가 나만주의를 벗어나 너도주의 쪽으로 수준이 높아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진다. 너도주의를 취하는 좌/우는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우파도 궁극적으로 좌파가 추구하는 가치가 옳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고, 좌파도 현재 상태로는 우파의 견해에 일리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너도주의 세상에서는 무상급식과 같은 민감한 쟁점도 진실된 토론을 통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진보가 집권하든 보수가 집권하든 세상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진보의 목적이 사회연대를 통해 개인 삶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있다는 점을 평범한 국민도 이해하게 되어 보수 쏠림 현상 역시 바뀔 것이다.

눈앞의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선거 결과도 국민의 태도를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과제는 목전의 승리보다 나만주의의 극복이 아닐까?

   






[김윤상 칼럼 29]
김윤상 /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sk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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