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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물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
대구 평화.인권 걷기대회 / "일본 공식 사과와 배상" 촉구, 역사관 건립도
2011년 08월 14일 (일) 14:18:04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증언(1991.08.14)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에 벌써 여성가족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4명 가운데 164명이 세상을 떠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공식 증언 20주년과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입법을 통한 공식사과와 법적 배상,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한 '평화와 인권을 위한 대구시민 걷기대회'가 13일 오후 대구 동신교 아래 신천둔치에서 열렸다.

   
▲ 대구 동신교 아래 신천둔치에서 열린 제2회 '평화와 인권을 위한 대구시민 걷기대회'. 이날 걷기대회에는 대구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3) 할머니와 이선옥(88) 할머니, 김분이(85) 할머니가 참석했다 (2011.08.13)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걷기대회에는 청소년과 대학생,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을 비롯한 1,500명이 참가했다. 

이날 걷기대회에는 대구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5명 가운데 이선옥(88), 김분이(85), 이용수(83) 할머니가 참석했다. 현재 여성가족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4(사망자 포함)명 가운에 국내와 해외에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70명으로, 이 가운데 대구에는 5명, 경북에는 3명의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다.

"일본, 위안부 문제 무릎 꿇고 사죄해야"

15살 때 대만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하다 해방 뒤 고국에 돌아온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하나 둘 씩 세상을 떠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이 문제를 너무나도 오래 끌고 있다"며 "일본 천황은 반드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수 할머니는 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기 이 자리에 많은 분들이 모여 주셔서 벌써 문제가 해결된 것만큼 기쁘다"며 "다들 바쁘겠지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 반드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이용수(83) 할머니가 "일본 정부는 입법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2011.08.13)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걷기대회에 참석한 이선옥 할머니와 김분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에 대한 상처가 아직까지 아물지 않은 듯 말을 아꼈다.

함경도 청진에서 태어나 경주 안강에 있는 고모 댁에 입양된 이선옥 할머니는 16살 때 강에서 빨래를 하고 집에 돌아오던 중 일본군 순사에게 강제로 끌려가 대만에서 위안부 생활을 하다 해방 뒤 고국에 돌아왔다.

경주 안강에서 태어난 김분이 할머니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일본인이 운영하는 정미소에서 일을 하던 중 "배 굶고 어렵게 사느니 공장에 가면 편하지 않느냐"는 일본인의 말에 속아 대만에 있는 위안소로 끌려가게 됐다.

이날 걷기대회에 참석한 효성여고 1학년 진해빈(17) 학생은 "할머니들이 위안부로 끌려가 많은 고생을 겪고 돌아왔는데 일본 정부는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어 화가 난다"며 "이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날 걷기대회 전 '할머니와의 만남' 시간이 끝난 뒤 학생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11.08.13)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날 걷기대회를 주최한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상을 떠난 피해 할머니들의 기록과 자료, 유품을 전시해 이들을 기억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다. 현재 역사관 건립을 위해 고(故) 김순악 할머니가 유산으로 남긴 5천만원과 추진위원회 회원들의 회비를 포함해 6천만원가량의 기금을 모았다. 

"피해 할머니들 기억하고, 위안부 문제 해결하기 위한 '역사관' 대구에 건립을"

   
▲ 이인순 사무국장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인순 사무국장은 "할머니들이 점점 하나 둘 씩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들의 기록과 자료를 남겨야 겠다는 생각에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세월이 지나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더라도 우리가 그분들을 기억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와 역사관 건립을 논의를 하고 있으나 장소와 예산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그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시민들이 언제든 가까이에서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구에 반드시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동신교 아래 신천둔치에서 열린 '평화와 인권을 위한 대구시민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입법을 통해 해결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1.08.13)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 '평화와 인권을 위한 대구시민 걷기대회' 참석자들이 동신교부터 희망교까지 왕복 5km 구간을 걷고 있다 (2011.08.13)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저녁 7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동신교에서 희망교 사이 왕복 5km 구간을 아트자전거와 휠체어를 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걸은 뒤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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