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 파업 철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11.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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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2.8% 인상, 30명 충원,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2015년까지 정규직화 / 청소노조는 '입장차'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와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민들레분회>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발표 원하청 공동투쟁 결의 기자회견'(2013.11.15.경북대병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와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민들레분회>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발표 원하청 공동투쟁 결의 기자회견'(2013.11.15.경북대병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병원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상안에 잠정합의했다. 이에 따라 21일로 예정된 파업도 철회됐다.

경북대병원 노사는 21일 새벽 1시 30분 '2013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체결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11차례에 걸친 협상이 4개월만에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노조는 잠정합의안 수용여부 조합원 찬・반투표를 오는 12월 1일 실시하는 한편, 21일 아침에 들어가기로 한 총파업을 접고 정상업무를 했다. 또, 지난 1일 병원 앞에 설치한 '공공의료 사수를 위한 천막농성장'도 20일만에 철거하기로 했다. 

경북대병원 원하청 노조 중식집회(2013.11.15.경북대병원 로비)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병원 원하청 노조 중식집회(2013.11.15.경북대병원 로비)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사 잠정합의안을 보면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현재보다 총액대비 2.8% 인상하고 ▶월 3만원을 수당에 추가하는 한편, ▶기본급 체계를 공무원과 동일하게 하고 ▶수술실과 병동 간호사도 정원을 현재보다 30명 충원하기로 했다.

또 ▶상시지속적업무를 하는 청소노동자와 경비직노동자 같은 비정규직은 2015년까지 정부지침에 따라 정규직화하기로 했다. 다만, 노사가 '상시지속적업무'를 평가하는 업무분석테스트를 협의하에 실시해 테스트를 통과하는 비정규직에 한해서만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복리후생 부분에서도 ▶공무원 복지카드와 같은 '가족포인트' 제도를 신설해, 배우자의 경우는 100포이트, 부모와 자녀는 50포인트씩, 최대 300포인트 한도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교육부의 ▶'국립대병원 진료비감면제도'를 적용해 정규직과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퇴직자와 그 배우자를 감면 대상자로 정하고 진료비 50% 이내를 감면하기로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조합원(2013.11.15.경북대병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조합원(2013.11.15.경북대병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올 1월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2명에 대해서는 해고를 철회하고 삼덕동 경북대병원에 복직시키기로 했다. 이 밖에, '불임(난임)휴직' 제도를 신설하고, 기능직의 직종명칭과 직제에 관련한 노사협의체 구성 방안도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가 요구한 '칠곡경북대병원 환자식당 외주용역 철회・직접운영'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신은정 노조 사무국장은 "해고자 복귀, 인력 부족분 충원,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 원칙에 합의해 만족할만한 합의안을 체결했다"면서 "경북대병원이 의료공공성을 강화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지 않는 곳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시행해야 하는 요구안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는 다시 파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며 "성실히 합의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경북대병원 근로복지팀 관계자는 "진행과정에 갈등이 있었지만 노사 모두 같은 목표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잠정합의안을 체결했다"면서 "비정규직, 복리후생 같은 사회적 이슈를 만족시키는 합의안이다. 정부지침에 따라 최대한 노조 입장을 반영하고 병원 진료도 차질없이 진행돼 다행"이라고 했다. 

경북대병원 앞에 설치된 '공공의료 사수를 위한 천막농성장'(2013.1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병원 앞에 설치된 '공공의료 사수를 위한 천막농성장'(2013.1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경북대병원 청소노동자로 구성된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민들레분회>는 임단협에서 하청업체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구지방노동청에 중재까지 요청했으나, 노동청 조정위원회는 "하청업체와 노조가 합의할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난 18일 통보했다.

앞서, 지난 14일 <민들레분회>는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대상 88명 중 85명이 투표해 찬성률 96.47%로 파업이 가결됐다. 민들레분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파업 여부와 일정을 결정한다.

이계옥 분회장은 "10년가까이 일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점심값 지급, 탈의실 제공, 휴게시간 임금에 포함 등 기본적인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원청 경북대병원이 나서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원청노조는 파업 전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우리는 미지수다. 병원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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