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의회 파행이 계속되자 시민단체가 "직무유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8대 의회 전반기 의장단 구성을 위한 '달서구의회 제255회 본회의'가 지난 9일부터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를 차지한 자유한국당 내분과 여야간 의견차로 매일 의미 없는 본회의만 소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 시작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의장조차 뽑지 못한 지방의회는 전국에서 대구 달서구의회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개원식과 상임위별 업무보고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현재 달서구의회 모든 업무가 '올스톱'된 상태다. 잇따른 파행으로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예정된 추경예산안 심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돼야 전체 의원들의 상임위원회가 배분되는데, 의장 선출부터 막히면서 원구성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의정활동비는 꼬박 나가고 있다. 달서구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개별 의원들은 매달 월급 형식으로 의정활동비 110만원과 월정수당 22만원 정도를 받는다. 이미 7월분은 지난 20일 지급됐다. 여기에 의장은 연간 업무추진비로 3,100만원, 부의장은 1,480만원가량의 예산을 쓸수 있다. 상임위원장 4명에게는 4,230만원의 업무추진비가 주어진다. 1명당 연간 1천만원 꼴이다.
또 민주당 의원들과 뜻을 같이 한 일부 한국당 구의원들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의장단 구성에 자율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중징계하는 것은 매우 민망한 일"이라며 "구의원들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오는 25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달서구의회 파행은 지난 9일 임시회 본회의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의장 후보에 출마한 한국당 3선 김화덕(55)·최상극(59) 의원에 대해 전체 의원 24명이 1차 투표한 결과 12:12 동률이 나왔다. '달서구의회 회의에 관한 규칙'에 따라 동률이면 3차 투표까지 진행할 수 있고, 3차에서도 동률이면 연장자인 최상극 의원이 선출된다.
이후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매일 본회의 개회와 산회를 반복하고 있지만 의장 선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10석에 한국당 의원 2명이 뜻을 함께 하면서 어느 한쪽도 과반(13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단독 투표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달서구의회는 자유한국당 13명, 더불어민주당 10명, 바른미래당 1명 등 전체 2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달서구의회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2016년 7대 의회 후반기 원구성 당시에도 운영위원장 1석을 두고 '의장파'와 '비의장파'로 나뉘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다 68일만에 원구성을 마무리지었다. 당시 개원식과 업무보고는 일정대로 추진됐지만 이후 임기 내내 양측간 대립이 계속됐다.
최상극 의원은 "이제와서 불리하다고 투표를 거부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규정 자체를 무시하고 생떼를 쓰고 있다"며 "협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민들에게 죄송하다. 하루 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화덕 의원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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