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이 지난 19일 '2019 국민과의 대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방송 막바지에 문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을 안아주고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하지만 따로 문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는 얻지 못했다. 때문에 실종자 가족은 문 대통령에게 전하지 못한 진심을 밝혔다.
실종자 박기동(46)씨의 가족인 A씨는 22일 대구강서소방서에 차려진 실종자 가족대기실에서 다시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A씨는 지난 10월 31일 사고 발생 후 23일째 소방서를 찾는다. 언제 구조 소식이 들려올지 몰라서 대기실을 비울 수 없다. 그저 '찾았다'는 말만을 손꼽아 기다릴 뿐이다.
A씨는 사흘 전 국민과의 대화에 유일한 실종자 가족으로 참석했지만 발언권은 얻지 못했다. 생방송 종료 시점에 문 대통령이 A씨에게 다가와 포옹하며 실종자 이름을 확인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 작은 위로가 됐을 뿐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A씨에게 "죄송하다. 아직 다 못 찾았다"며 "끝까지 찾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방송에서 문 대통령에게 못 다한 말을 전했다.
그는 "정부가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안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 받고 싶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그때만 해결에 급급하고 후속 대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이번 사고도 초기 수색이 아쉬웠다. 사고 대응 매뉴얼이 있었다면 이렇게 수색이 늦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시 우리 같은 이런 아픔을 겪는 사람이 없도록 이번 사고에서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유사한 사고를 조사해 제대로 된 매뉴얼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A씨는 또 앞서 19일 오전 제주도 인근 해상 어선에 불이나 11명이 실종되고 1명이 숨진 사고를 언급하며 "아직 우리도 실종자 구조가 끝나지 않았는데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해 가슴이 아프다"며 "이런 아픔과 슬픔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안전한 한국을 대통령이 약속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은 헬기 추락사고 발생 23일째 피해자 7명 중 3명을 여전히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지원단은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해양 수색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 실종자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김종필(46) 헬기 기장, 배혁(31) 소방대원, 박기동(46)씨 등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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