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야 내가 변할게" 폐지 피켓과 독서 시위...대구 청년들 '기후위기' 외치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9.2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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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야외광장에서 '슬기로운 기후정의 액션'
폐지·달력 손피켓 들고, 침묵 속 기후재난 책 읽기
대구비상행동 "태풍·가뭄 등 일상화, 말은 그만 행동"
9.24 기후정의 행진...동대구역 '탄소중립' 플래시몹


"말은 이제 그만,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지구야 아프지마, 내가 변할게"

9.24 기후정의 행진을 앞두고 대구 곳곳에서 기후재난에 맞선 '슬기로운 기후정의 액션'이 펼쳐졌다.

동성로에서는 청년들이 박스 폐지와 날짜 지난 달력으로 만든 손피켓을 들었다. 기후재난 관련 책을 읽는 침묵 속 '독서 시위'도 이어졌다. 오픈 마이크를 들고 "기후정의"를 외치는 청년도 있었다.
 
동성로 광장에서 '기후위기' 책을 읽으며 독서 시위 하는 청년들(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성로 광장에서 '기후위기' 책을 읽으며 독서 시위 하는 청년들(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후위기'에 맞선 손피켓팅과 독서 시위의 모습(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후위기'에 맞선 손피켓팅과 독서 시위의 모습(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은 청년들이 무슨 책을 읽는지, 피켓은 뭘론 만들었는지 궁금한지 기웃 거린다. 멈춰서서 "기후정의를 위해 연대하자"고 외치는 청년의 말에 귀 기울이는 시민들도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생명평화아시아,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등 44여개 단체가 모인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소속 청년 활동가들과 일반 시민 등 10여명은 지난 21일 오후 7시 2시간 가까이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 일대에서 기후정의 주간을 맞아 대구 오픈마이크·북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피켓에는 '공정한 미래 액션할 때', '지금 당장 실천', '화석연료 체제 종식', '기후위기 침묵하면 묵사발', '공동의 집이 불탄다' 등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내용이 적혔다. 독서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기후정의> 등 기후위기와 관련한 책을 읽었다. 
 
'기후걱정 대신 말해드립니다' 매미씨가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20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후걱정 대신 말해드립니다' 매미씨가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20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취업 준비생 매미(별칭.26세)씨는 '기후 걱정 대신 말해드립니다' 포스트잇 시위를 벌였다. 매미씨는 "하늘이 예쁘지만 걱정되고 무서워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할머니가 되서도 먹고 싶어요"라고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였다. 다른 시민도 옆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태풍이 세지고 자주 온다는데 걱정이에요", "기후위기 제 차례는 언제 올까요" 등 기후위기 공포감을 포스트잇에 담았다.

김기훈 '책빵고스란히' 상상더하기팀장은 오픈 마이크에서 "차를 타지 않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도 석탄화력발전소가 생기고 우주여행 한 번하면 그 노력은 소용없다"며 "기후재난과 기후위기는 결국 불평등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를 멈추고 국가와 기업이 탄소와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모두 기후정의 행동에 동참해달라"고 했다. 
 
   
▲ 김기훈 팀장이 오픈 마이크에서 발언 중이다.(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지금 당장" 피켓을 들고 기후정의 행동을 하는 장정희 사무처장(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장정희 녹색당 대구시당 사무처장도 자유발언대에 섰다. 장 처장은 "태풍과 가뭄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기후재난으로 전세계에 기후난민이 1억명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기후난민이 300만명 생긴다"고 했다. 이는 "대구에 사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라면서 "일상을 지키기 위해 기후위기를 막자"고 말했다.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23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들은 "기후재난의 시대, 더 이상 우리는 이대로 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하자"고 밝혔다. 비상행동은 "폭염, 산불, 가뭄, 홍수가 일상이 됐다"면서 "북극곰만이 아닌 우리들 이야기"라고 했다. 또 "성장과 팽창에 매몰되 지구는 파괴되고 착취돼 왔다"며 "사회적·종적 불평등을 지속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재난 시대 대다수의 국민은 일터와 삶터에서 쫓겨나거나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만, 기업들은 이마저 새 돈벌이 수단으로 여긴다"면서 "기후재난은 불평등하게 다가온다"고 꼬집었다. 
 
"기후정의" 피켓팅과 독서 시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후정의" 피켓팅과 독서 시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202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때문에 "파괴적 이윤 추구를 뒷받침하는 성장주의 체제, 견고한 정치·자본 체제 앞에 체념만 하지 말고 '이대로 살 수 없다'고 외치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기후·환경을 위해 노동자, 농어민, 여성, 장애인, 빈민, 종교인, 반전주의자, 성소수자, 청년, 청소년 등 모두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는 24일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행진·행동을 할 것"이라며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9.24 기후정의 행동의 요구안은 크게 3가지다.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 종식 후 재생·순환 에너지 전환 ▲기업과 최상위 부유층들이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해 대다수 시민과 사회적약자, 동물에게 피해를 끼치는 불평등 종식 후 사회적 평등·정의 실현 ▲주거빈곤층, 난개발 지역 주민, 농민, 노동자 등 기후위기에 가장 피해를 보는 당사자 목소리를 반영한 기후정의 대안·정책 마련 등이다.   

비상행동은 오는 24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기후정의 행진에 참가한다. 당일 5만여명이 서울광장에 모일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80여명이 동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같은 날 대구에서는 동대구역 광장 일대에서 탄소중립 부스, 시민 참여 플래시몹, 탄소골든벨, 13km 자전거 캠페인 등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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