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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발전' 고리로 한 지역신문의 정치편향성
<영남일보> '李 대통령, 콕집어 조언'...<매일신문> '수암칼럼' 판박이
2011년 08월 16일 (화) 12:00:15 평화뉴스 pnnews@pn.or.kr

자칭 ‘지역 유력 신문’이라는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얼마나 이름값을 하면서 공정・균형 보도, 예리한 분석보도로, 일구이언-오락가락 하지 않고 언론으로서 제 구실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 유감스럽게도 해당 신문 보도에서는 별로 희망적인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먼저 영남일보 8월 12일치 1면 머리의 다음 기사를 보자

   
▲ <영남일보> 2011년 8월 12일자 1면

이 기사는 제목이 유난히 길 뿐만 아니라 표현기법이 매우 인기 영합적이고, 국민대중의 생각과 거리가 있으며 보도내용도 의도적이란 점에서 문제성 보도라 할 수 있다. 먼저 이 기사에서 독자가 가장 먼저 눈길을 주게 돼 있는 첫 번째 제목을 보자.

'콕 집어 조언'한 내용은 케케묵은 '기업 프렌들리'

‘李 대통령, 콕집어 조언했다’
‘콕 집어’란 말을 사전적으로 살피면 ‘콕’은 ‘작게 또는 야무지게 찌르거나 박거나 찍는 모양.’이고 집다는 대체로 ‘지적하여 가리키다.’ 그러므로 ‘李 대통령, 콕집어 조언했다’는 표현은 대구가 기업 프렌들리가 되어야 한다는 그 말을 MB가 한 치도 오차 없이 야무지게 지적했다고 보면 된다. ‘콕 집다’란 말은 달리 표현하면 어느 한 곳 토 달데 없이 야무지고 정확하다는 것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사실내용을 들여다보면 딴판이다. 제목은 매우 인기 영합적이고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의도적이다. "이 대통령은 “(오늘) 대구에 와서 10여년 만에 대구가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10여년 만에' 강조하기

이 대통령에 보고한 내용이라는 것을 이날 신문기사를 인용하면 “수치상으로도 (우리나라가) 평균 16% 성장했는데 여기가 18% 성장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디에 초점을 둔 내용인가 하는 점이다. 8월 13일 TBC 프라임뉴스 보도 ‘대구․경북만 일자리 감소’라는 뉴스를 전했는데 경제성장과는 큰 거리를 두고 있는 만만하지 않은 내용인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TBC 대구방송 '프라임뉴스'(2011년 8월 13일)

대구경북 주민의 삶의 질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전국적으로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일자리가 30만개씩 늘고 있지만 대구경북은 오히려 줄고 있고 광공업생산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병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4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해 2/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를 기록했던 취업자수가 계속 감소해 올 1/4분기에 0.1% 증가에 머물더니 2/4분기는 1.4%가 감소했습니다. 경북도 지난해 2/4분기 2.8% 증가를 기록한 이후 올 1/4분기 0.1%를 기록했고2/4분기에는 1.1%가 줄었습니다. 전국 5대 광역권별 비교에서도 2/4분기 취업자수 감소는 대구경북권이 -1.2%로 유일했습니다. 지난달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구가 0.5% 경북은 0.2% 감소했습니다.
(김미자/동북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장) 반면에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30만명이 넘는 일자리 증가가 10개월 연속 이어져 대구경북만 고용환경이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나석권/기획재정부 정책조정총괄과장) 이를 뒷받침하듯 광공업생산이 대구경북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 줄어 올 1분기 3.7% 마이너스로 감소폭을 더 키우더니 2분기 0.1%가 증가했지만 7%가 넘는 전국 평균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클로징>게다가 올 들어 대구는 1분기 3천400여명 2분기 2천 600여명의 인구가 떠나는 등 매 분기 수천 명씩 인구유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8월 13일 TBC 프라임뉴스)


대구․경북은 ‘실업난’인데 웬 ‘MB태평가’
 
전국적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늘고 있으나 5대 광역권별 비교에서도 2/4분기 취업자 수 감소는 대구경북권이 -1.2%로 유일하다는 것이다. 광공업생산이 대구경북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 줄어 올 1분기 3.7% 마이너스로 감소폭을 더 키우더니 2분기 0.1%가 증가했지만 7%가 넘는 전국 평균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다. 이만하면 ‘대구가 10여년 만에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대통령 보고용’을 오히려 무색케 한다. ‘경제 대통령’을 자칭한 MB의 얼굴을 뜨뜻하게 한다 하겠다.

조선일보도 분석했다 'MB는 친대기업'

이렇게 볼 때 MB가 강조한 ‘기업 프렌들리’는 친 서민형이 아니라 친대기업형이라는 추정이 가능한데 이것은 2011년 6월 3일자 조선일보 정치종합면의 보도 ‘MB는 “親서민, 親서민” 했지만 국민 느낌은 '親대기업'이었다’는 데서 분명히 밝혀졌다.

   
▲ <조선일보> 2011년 6월 3일자 11면(기획)

또 MB가 “10여년 만에 대구가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말도 마치 DJ․노무현 정부 하의 10여년을 평가절하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멍석 깔기’ 발언으로서 2012년 선거를 대비한 것으로 비치는데도 제목에서뿐만 아니라 본문 보도에서 여과 없이 다룸으로써 영남일보는 보도 면에서 감성보도, 의도성 보도를 앞장서서 나팔 불어준 격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대구의 공무원들은 정말 ‘기업프렌들리’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일이 있는가?

이 문제에도 그렇지 않다는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영남일보 8월 4일자 1면 기사 ‘도매업 간판 내걸고 소매업 한다고?/어물쩍 이마트…거들기 바쁜 서구청’ 을 보면 대기업 이마트와 대구시 서구청이 비산점(飛山店)을 창고형 대형 할인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서구청 공무원들이 ‘기업 프렌들리’ 정신을 발휘하고 있고, 망하게 된 영세상인들은 ‘간판만 바꾼 야비한 짓’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영남일보> 2011년 8월 4일자 1면

지역언론, 이중적 보도태도

위의 두 보도에서 중요한 것은 친서민-친대기업 태도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보도를 한 입으로 쏟아내고 있는 2중적인 보도태도이다. 8월 4일자 보도에서는 마치 대구 서구청 공무원들이 영세상인들의 삶의 권리를 짓밟고 무시하는 태도를 비판하다가도 8월 12일자 보도에서는 ‘기업 프렌들리’-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친서민’이 아닌 ‘친 대기업’을 강조하는-를 나팔 불고 있는 점이다.

‘미디어 창’은 ‘한 입으로 두 말하기’ 식 보도태도를 전번 호에서 문제를 이미 문제 제기했다. 그럼에도 반복해서 문제 삼는 것은 되풀이 하는 악습으로 인해 독자를 더욱 헷갈리게 하는 태도의 심각성 때문이다. 그것은 ‘애향심’을 고리로 편향적 정치성향이 지면을 버젓이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신문은 창간 65돌을 하루 앞둔 지난 7월 6일자 기획보도 “대구, 이대론 오늘도 내일도 희망 없다”는 제목으로 지역 여론주도층 184명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과 김범일 대구시장․김관용 경북지사의 행정능력을 평가한 결과를 다룸으로써 대구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모습을 일단 제기했다.

   
▲ <매일신문> 2011년 7월 6일자 1면

매일신문 분석, '박근혜도 MB도 지역발전과 거리'

이날 기획기사 중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집권하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 ‘도움 안 된다’는 응답(81명, 44.0%)이 ‘도움 된다’(73명, 39.7%)는 답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대통령 집권이 대구․경북 발전에 도움됐나’는 질문에는 ‘도움이 안 됐다’가 120명(65.2%)로 ‘도움 됐다’(37명, 20.1%)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보도의 의미를 살린다면 결국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물본위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또는 국회의원으로 선출하는 것이 대구․경북 연고권을 자랑하고 홍보하는 인물을 선출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점은, 좀 묵은 사설이기는 하나 매일신문 2010년 12월 18일 사설 ‘보수성 버려야 대구가 도약한다’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

   
▲ <매일신문> 2010년 12월 18일 23면(오피니언)

대구시민들의 애향심은 높지만 수준 높은 시민정신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부정적인 배타성과 보수성이 여전하다면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시민의식을 함양할 것을 강조했다. 그때에 대구가 퇴영적 보수성을 버리고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이 얼마나 옳은 말인가.

'퇴영적 애향심' 지양이 과제

그런데 그것을 누가 실천해야 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다. 바른 대답이야 ‘시민 각자가 할 몫’이다. 그러나 거기서 더 큰 몫은 결국 언론이 담당해야 하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면 대구의 주력 언론임을 자처하는 매일신문․영남일보의 보도태도는 어떤가?

영남일보는 ‘신공항’에 이어 ‘과학벨트’ 유치마저 무산되자 지난 5월 16일 1면에 ‘이명박 정부, 또다시 대구․경북을 갖고 노는가’라는, 다소 원색적인 제목의 기사로 이명박 정부를 강력이 비판했다. 그리고 ‘TK 뉴리더 발굴 육성하자’ 캠페인을 5월 말에 전개했다. ‘정치․연줄․권위주의 ‘3多’ 벗고/소생․상생의 네트워크 형성해야’라고 목에 힘을 주었다.

   
▲ <영남일보> 2011년 5월 16일자 1면

잉크가 마르기 전에 '두 말 하기'

그런데 그 캠페인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영남일보는 ‘××× 標 정치’ 與 중심부 흔든다’ 제목으로 특정인을 영남의 뉴 리더로 부각했다. ‘미디어 창’은 이 정치인을 포함해 여야 어떤 인사에 대해 근거 없이, 타당하지 않게 비판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특정 인사를 ‘뉴 리더’로 부각하려면 그가 과연 합당한 정책, 구태를 벗어날 비전을 제시했는가, 무엇보다 언론이 그런 인사들을 공정하게 기회를 부여해 발굴했는가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다룰 뿐이다.

××× 의원을 다룬 영남일보 6월 27일자 1면, 6월 25일자 ‘한나라 전대후보 대구․경북비전발표회’ 관련 기사를 보면 이미 한나라당 내부인사들은 ‘친박표’를 인식해 “박근혜 끝까지 지키겠다”는 등 박근혜 정서를 자극했고, 이 정치판 동향을 영남일보가 여과 없이 보도함으로써 영남일보의 지면은 그대로 박근혜 정서를 부채질 한 꼴이 되고 말았다.

   
▲ <영남일보> 2011년 6월 27일자 1면
   
▲ <영남일보> 2011년 6월 25일자 4면(정치)

판박이 정치편향성 보도 '신물'

‘미디어 창’은 지난 호 ‘지역신문, 지역 독자 속에서 거듭나야’ 제목으로 ‘까마귀고기를 먹은 듯’이 정치평향성을 되풀이 하는 지역 주력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적했다. 그리고 ‘어느 한 군데 토 달 데 없이 맞는 말’로 충고’를 한 MB를 들먹이고, 그도 모자라 성경말씀까지 인용하는 매일신문의 보도태도(수암칼럼 ‘대통령의 충고’)를 사례의 하나로 들어 지적했다.

   
▲ <매일신문> 2010년 3월 8일자 27면(오피니언)

'애향심' 자극 '발전론' 이젠 버려야

그런데 이번에는 영남일보가 '수암칼럼'에 질 수 없다는 듯이 ‘李 대통령, 콕집어 조언했다’고 바통을 이어받았다. 대구의 발전을 고리로 자극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매일신문 분석보도에서 드러났듯이 박근혜도, 이명박도, 누구도 대구의 발전을 견인할 수는 없음을 보여주었다. 대구의 발전은 퇴영적이고 보수적인 애향심(‘지역발전’을 확성기로 되풀이하는)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시민정신을 실천할 때 가능할 것이란 점을 매일신문의 사설, 분석보도, 영남일보의 캠페인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 신문은 여전히 ‘지역발전’을 고리로 특정정당, 특정인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나팔’을 분다. 이래서는 대구・경북에 희망은 없다. 이런 신문은 절망이다.

   





[평화뉴스 - 미디어 창 147]
여은경 / 대구경북민주언론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전 대구일보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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