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느리지만 정말 힘이 있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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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센터, '풀뿌리 공익활동' 4년째 지원...'협동조합 창업' 신설 / '대구 풀뿌리 지도' 제작


"풀뿌리는 살아가는 현장이다. 먹거리든 환경이든 교육이든, 주민들 누구나 겪는 문제를 공동체의 힘으로 풀어가는 게 풀뿌리운동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매우 느리지만 정말 힘이 있는 운동이며 변화다. 특히, 변화가 더딘 대구에서 풀뿌리 영역이 더 넓어져야 하는 이유다"

대구시민센터 윤종화 상임이사는 '풀뿌리 공익활동' 지원사업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회 변화, 특히 '대구의 변화'는 동네 살아가는 현장에서 시작되고, 그 주민들과 함께하는 풀뿌리운동이 어떤 거대 담론보다 절실하다는 말이다. "결국은 풀뿌리운동이 희망 아니냐"고 그는 강조했다.

올해로 4번째를 맞는 '풀뿌리 공익활동' 지원사업은 대구시민센터가 2009년 창립 때부터 진행하는 대표적인 활동이다. 대구시민센터는 2009년 8월 지역예술가들의 작품을 판매해 공익기금을 마련하는 이색적인 '공익과 예술전'을 열어 그 수익금으로 이듬해 2010년 첫 '풀뿌리 공익활동' 단체와 활동가를 지원했다. 그리고, 해마다 같은 방식으로 공익기금을 마련해 이듬해 '공모'를 거쳐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대구시민센터 홈페이지
대구시민센터 홈페이지

'풀뿌리 공익활동'은 동네나 마을 단위에서 지역공동체를 지향하는 주민운동이나 마을운동, 사회적경제활동, 대안운동을 폭넓게 이르는 말이다. 북구 대현동에서 20년째 활동하는 '감나무골 나눔과 섬김의 집'과 '성서 와룡배움터', '앞산 달빛'(달서구 도원동)을 포함해 대구지역에는 50여개의 풀뿌리 공익단체들이 교육과 환경, 나눔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시민센터는 최근 이런 단체의 위치와 주소를 넣은 '대구 풀뿌리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대구시민센터는 이런 풀뿌리 단체와 활동가를 돕기 위해 '풀뿌리 공익활동 배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공모해 해마다 1천여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분야도 차츰 늘어, 첫 해 '공익활동 프로그램'과 '활동가 해외연수 지원사업'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풀뿌리단체의 창립을 돕는 '단체 창립' 분야와 '시민활동가 자녀장학기금(빈들재단 출연)'을 더했고, 2013년에는 '협동조합 창업팀' 분야를 신설해 연구교육비와 조사비, 준비비도 지원한다.

2013년 풀뿌리 공익활동 배분사업
공모 마감 - 2013년 2월 13일.
공모 마감 - 2013년 2월 13일.

이 사업으로 지난 2010년에는 마을교육연구소, 대구북구시민연대, 희년공부방, GREEN SEED팀을 포함한 4곳이 도움을 받았고, 2011년에는 '아이와 마을을 살리는 앞산마을학교', '대구여성광장', '수성주민광장'을 포함한 3곳, 2012년에는 '수상한 놀이터', '흔들리는 부모를 위한 불안극복 프로젝트(대구여성광장)', '오물딱 조물딱 그림자극 만들기(도도연극과 교육연구소)', '소리로 창조하고 소리로 소통하는 라디오 제작교육(수성주민광장)', '나무그늘의 육아사랑방'을 포함한 5곳이 각각 100만원에서 300만원씩 지원 받았다. 이들 단체는 해마다 연말에 '배분사업 결과 자랑대회'라는 이름으로 지원사업의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윤종화 상임이사
윤종화 상임이사
윤종화 상임이사는 "풀뿌리 단체들은 대부분 재정이 어렵지만 이런 단체를 지원하는 민간 기금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그동안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에서 풀뿌리운동이 성장하고 폭이 넓어지는데 조금이라도 촉매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기부문화 확산에도 의미가 있다"며, 예술가들이 작품으로 기부하는 '공익과 예술전'과, 2012년 시작한 '시민활동가 자녀장학기금' 지원사업이 '빈들재단'의 출연을 "좋은 사례"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지원사업이 거듭될수록 어려움도 따른다. 이 사업의 기금이 '공익과 예술전' 수익으로 조성되지만, 4번의 예술전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사는 참여자나 기금 규모가 크게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윤종화 상임이사는 "1천만원의 기금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지역의 많은 풀뿌리 단체를 감안하면 기금의 규모가 적어 늘 아쉽다"고 한다. 특히, "예술전이 안풀리면 기금 조성도 어렵다"면서 "지역 공공기관이나 기업, 민간단체에서 조금만 더 참여해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민센터는 최근 풀뿌리 단체의 위치와 주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구 풀뿌리 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에는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을도서관과 마을학교, 방과후학교, 마을협동조합을 포함한 50여개의 단체와 모임이 담겼다. 대구시민센터는 앞으로 대구 뿐 아니라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까지 포함하는 '풀뿌리 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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