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사장 선임연기… 김종국 사장 연임 적신호?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
  • 입력 2014.01.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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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회 "새사장 선임 이후로"…김 사장, 대구MBC사장 안건 연기 사실 모르고 참석 '망신살'


대구MBC 사장 선임이 MBC 새사장 선임 이후로 연기됐다. 정작 김종국 사장은 관련 사안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20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대구MBC 사장 선임 건을 통과시키고 이어 열릴 대구MBC 주주총회에서 확정지을 예정이었다. 안건 보고를 위해 방문진을 직접 찾은 김종국 사장은 하지만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방문진 및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안건에 대구MBC 사장 선임건은 상정돼 있었다. 하지만 김문환 방문진 이사장은 방문진을 찾은 김종국 사장에게 이번 안건은 ‘새사장 선임 이후에 결정하자’로 말했다.

김 사장은 방문진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대구MBC 사장 선임 건이 정상적으로 통과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회의 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대구MBC 사장이 선임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대구MBC 구성원들은 사장 선임 연기로 일단 한숨은 돌린 상태다. 대구MBC 노조는 이날 방문진 회의에 앞서 다른 MBC 지역사 노조 및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상경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실제 김종국 사장이 연임되지 않는다면 대구MBC 사장은 매 주총 때마다 좌불안석, 불안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어 온전한 리더십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순리에 맞게 대구MBC 사장 선임은 김종국 사장의 거취가 결정되는 서울 주총 이후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MBC 사장 선임 강행에 반대하는 조합원들
대구MBC 사장 선임 강행에 반대하는 조합원들

기자회견 도중 이 소식을 전해들은 대구MBC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일단 “노조뿐만 아니라 각 직능단체와 국·부장급 간부들까지 모두 이번 사장 선임에 대해 반대한 여론전의 승리”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지역MBC 관계자는 “여론전도 의미 있었겠지만 주말 사이 대구MBC 사장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방문진 이사장에게 언지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국 사장의 연임과 결부시켜 바라보는 해석도 적지 않다. 김 사장이 지역사의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하려고 했던 대구MBC사장 건이 사장 자신도 모르는 사이 MBC사장 선임 주총 이후로 연기된 것은 사실상 김 사장의 연임에 적신호가 들어온 징후라는 것이다.  이미 대구MBC 직원들사이에서는 20일 방문진 이사회 전부터 “김 사장이 대구MBC 사장 건을 자신의 연임 여부에 대한 여권 기류를 판단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용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미디어오늘] 2014-01-20  (미디어오늘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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